드높았던 중국의 벽

한국 시각으로 14일 아제르바이잔에서 펼쳐진 IeSF 2014 도타2 8강에서 뉴비가 MVP 피닉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MVP 피닉스는 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 이하 TI) 우승팀 뉴비를 상대로 첫 세트를 승리하며 많은 기대를 갖게 했지만, 드높은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1:2로 패하며 4강행이 좌절됐다.

1세트에서 MVP 피닉스는 평소 자신들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죽음의 예언자, 전능 기사 등을 가져갔다. 초반 MVP 피닉스는 많은 킬을 당한데다 캐리간 격차마저 크게 벌어지며 희망이 없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큐오' 김선엽의 죽음의 예언자가 의외의 장소에서 상대 영웅들을 끊어내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바이퍼와 전능 기사는 상대의 얼굴없는 전사, 불꽃령에 비해 성장이 크게 뒤처졌으나 죽음의 예언자만은 독보적으로 성장하며 한타를 휘저었다. 대규모 한타에서 대승을 거둔 MVP 피닉스는 상대의 미드와 바텀 병영을 밀고 이후 상대 탑 병영 근처 한타에서 다시 승리하며 GG를 받아냈다.

2세트에서 MVP 피닉스는 '힌' 이승곤의 흑마법사와 '포렙' 이상돈의 자연의 예언자의 푸쉬력을 활용해 빠른 타이밍에 상대 탑 2차 포탑까지 미는 데 성공했다. 김선엽의 불꽃령과 'Hao'의 항마사가 초반엔 비슷한 성장을 보였으나, 항마사의 파밍 속도가 불꽃령보다 훨씬 빨랐다. 몇 차례의 교전을 통해 다수의 킬까지 기록한 항마사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반면 불꽃령은 싸움에만 신경 쓰느라 cs를 거의 챙기지 못했다.

MVP 피닉스는 자신들의 미드 2차 포탑을 공격하는 상대에게 흑마법사의 궁극기를 적중시키며 항마사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미 항마사와 불꽃령의 차이는 좁히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진 뒤였다. MVP 피닉스는 와드를 설치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로샨을 시도했고, 연막 물약을 사용하고 뒤를 밟은 상대에게 전멸을 당하고 아이기스까지 내주고 말았다. 그대로 밀고 올라오는 상대를 막지 못한 MVP 피닉스는 GG를 선언했다.

3세트에서 MVP 피닉스는 제우스라는 필살 카드를 꺼냈다. 경기 초반 다수의 킬을 따내며 이 전략이 통하는 듯 했다. 그러나 뉴비의 영웅들은 죽여도 죽여도 결코 cs에서 밀리거나 성장이 멈추는 법이 없었다. 반면 김선엽의 악령은 사망을 반복하며 cs도 거의 오르지 않았고 성장도 완전히 멈췄다. 'Hao'의 루나와 'Mu'의 암살 기사는 여러 차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악령의 2배에 달하는 수입 차이를 보이며 TI 우승 팀의 캐리의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뉴비의 영웅들은 성장을 전혀 못 한 악령만을 집요하게 노렸고, 그 결과 악령은 제대로 된 한타가 벌어지기도 전에 언제나 사망한 상태였다. 뉴비는 로샨을 사냥한 뒤 MVP 피닉스의 본진을 불도저처럼 밀어버렸고 MVP 피닉스는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파상공세를 버티지 못 한 MVP 피닉스는 결국 GG를 선언, 1:2로 패하며 다시 한 번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