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부터 2주에 걸쳐 진행됐던 11.3 패치의 LCK도 마무리됐다. 이번 주부터는 11.4 패치로 대회가 이어진다. 일수로는 9일, 세트로는 44회. 이번 기사에 공개할 건 11.3 패치로 진행됐던 LCK의 기록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제목처럼 렐과 우디르, 세라핀이 큰 사랑을 받았다. 11.4 패치 노트에서 이 세 챔피언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만큼, 11.4 패치로 진행될 LCK에서도 '렐디핀' 3대장의 시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위 '뉴페이스'들도 티어 리스트에 많이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그만큼 11.2에서 자주 얼굴을 내비쳤던 챔피언들이 완전 소외당하기도 했다.


11.3 패치에서의 LCK 챔피언 티어는 다음과 같다. 처음 소개했던 것처럼 렐과 우디르, 세라핀 천하였다. 당당히 S티어에 자리 잡았다. 이들은 아래 A티어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카이사와 비교해도 총점에서 크게 앞섰다.

렐과 우디르와 세라핀 모두 신분 상승을 경험했다. 렐은 이전 패치에선 B티어였던 친구다. 총점 순위 8등이었는데 11.3 패치에선 1등을 차지했다. 우디르도 B티어였다. 총점 순위는 46등. 가장 극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세라핀 역시 11.2 패치에서 B티어, 9등이었다가 S티어로 올라섰다. 이 셋 모두 거의 밴 당했고 풀리면 어느 팀이나 빠르게 챙겨갔다.

재밌는 건 S티어 3인방 모두 승률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렐은 6승 9패로 50%를 넘기지 못했으며 우디르는 7승 6패, 세라핀은 3승 3패였다. 필승 카드는 절대 아니었다. 갑자기 11.1 패치에서 악명이 자자했다가 막상 풀리자 큰 성과까진 내지 못했던 아칼리가 생각난다. 이렇게 S티어로 인식됐다가 막상 풀리면 큰 활약까진 못했던 챔피언들은 패치마다 존재했다. 그럼에도 렐과 우디르, 세라핀은 11.3 패치 마지막까지 높은 밴픽 점수를 챙겼다.


이번 티어 리스트에서 신분이 상승한 친구들은 여섯 명이다. 레넥톤과 그라가스, 릴리아, 알리스타, 신드라, 쓰레쉬가 그 주인공. 한순간에 껑충 뛰어오른 챔피언은 없었고 모두 한 티어씩 올라섰다. 탑은 물론, 미드 라인에서도 주목받았던 레넥톤은 B티어에서 A티어가 됐다. 어느 라인을 가도 강력한 라인전과 이를 활용한 주도권 잡기, 중소규모 교전에서의 강점이 살아난다는 게 레넥톤의 최대 강점이다. 또한, 탑 라인의 새로운 주력 카드가 된 그라가스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B티어가 됐다.

그라가스처럼 C티어였다가 B티어 챔피언이 된 건 릴리아, 알리스타, 신드라, 쓰레쉬도 있었다. B티어 정도면 무난하게 뽑아도 좋은 정도이므로 11.3 패치에서 이들 모두 두루두루 사랑받았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아... 뭐 뽑지? 무난하게 가자' 할 땐 릴리아나 알리스타, 신드라, 쓰레쉬가 제격이었다.


신분 상승이 있으면 몰락도 존재하는 법. A티어에서 B티어로 살짝 내려앉은 나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르는 이번 스플릿 시작과 동시에 지금까지도 항상 '거품' 논란을 겪고 있는 장본인이다. 랭크 게임에서는 1티어 챔피언인데 LCK에서는 무난하지만, 승률이 낮은 챔피언으로 분류된다. 그 영향인지 나르의 인기도 예전보단 조금 식었다.

사미라와 오리아나도 인기가 식어버린 상태지만, 여전히 쓸 만한 챔피언들이다. 문제는 올라프다. 올라프는 A티어에서 삽시간에 C티어까지 떨어졌다. 올라프 하면 속도감 있는 정글링과 소규모 교전에서의 강점, 턴을 먼저 잡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챔피언이다. 하지만 현재 메타에서는 올라프의 이러한 이점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챔피언이 존재한다. 올라프는 상대적으로 밀려난 상태다.

사실 가장 몰락한 챔피언들은 따로 있다. 탈리야와 판테온이다. 탈리야는 심각하다. 11.3 패치 전까지만 해도 부동의 S티어이자 1위 챔피언이었다. 11.2 패치 기준으로 총점 471점을 넘기며 2위 카이사의 217점을 훌쩍 넘겼던 챔피언이다. 하지만 11.3 패치에서는 누구도 탈리야를 거들떠보지 않는 수준이다. 총점 52점으로 38위에 머물렀다. 진정한 몰락한 왕은 비에고가 아니라 탈리야일지도.

판테온도 급격하게 추락했다. 11.3 패치에서 판테온은 총점 15점으로 47위라는 굴욕을 겪었다. 거의 잊힌 챔피언 수준이었다. 직전 패치였던 11.2까지만 해도 총점 279점으로 당당히 7위에 랭크됐던 것과 상반된다. 11.2 패치에서 잠깐 유행했던 자야도 11.3 패치 들어서자마자 순위권에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