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VR 개발사가 관심을 가진 분야 중 하나는 FPS입니다. 그동안 PC나 콘솔에서도 높은 몰입감을 줬던 FPS는 VR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되죠. VR FPS 게임은 재밌지만, 단점이 있었습니다. 게임 특성상 사용자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해야 하고, 기기가 꽤 비싸다는 점이었죠.

페이크아이즈가 개발한 콜로니 어벤저스'는 VR FPS 게임으로, 기존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가진 단점을 극복한 게 특징입니다.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과 저렴한 VR 박스, 무선 조이스틱만 구하면 누구나 어디서든 VR FPS를 즐길 수 있죠. 또한 온라인 실시간 대전도 지원해 최대 8명이 접속하여 1대1부터 4대4까지 다채로운 경기 방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삼성 기어VR, 구글 카드보드 VR 등의 모바일 HMD를 모두 지원하며 오큘러스 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VR/AR 엑스포 2018' 현장에서 페이크아이즈 김석중 대표를 만나 더 '콜로니 어벤저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으로서의 어려움도요.



▲ 페이크아이즈 김석중 대표(이하 직함 생략)

이두현 기자(이하 이두현) : 굳이 모바일 기반의 VR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석중 : 저희가 VR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조사를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민했었죠. 그 결과가 모바일 기반의 VR 게임이었습니다. 현재 PC나 콘솔 기반의 VR 기기는 많은데요. 거의 모든 기기가 일반 사용자가 구매하기에는 너무 고가예요. 단순히 게임을 즐기기 위해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죠. 또 유선 VR 기기는 집에서 설치하기에는 복잡하고요. 이처럼 VR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 장벽이 있었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한다면 훨씬 쉽고 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두현 : 그렇다면 FPS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석중 : VR 테마파크에는 화려한 어트랙션들이 있죠? 공포 체험이라던가, 또는 놀이기구를 본뜬 VR 게임들이요. 이런 어트랙션들은 처음 경험할 때는 재밌게 하지만 재방문율은 떨어져요. “와 신기하다~”하고 두 번은 안 하는 거죠. 또 어차피 이런 어트랙션은 집에서는 못하기도 하고요.

반면, 저희가 개발한 '콜로니 어벤저스'는 재방문율이 높은 게임입니다. FPS 특성상 놀이기구나 공포 체험보다 다시 즐기고 싶을 경우가 많아요. VR 방에서 잠깐 즐기고 재밌다고 생각하면, 사용자가 핸드폰에 다운 받아 집에서 즐길 수도 있고요. 또 친구에게 권해도 부담이 없어요. 가격 부담이 덜하니까요. 그런 부분이 모바일 VR FPS 게임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두현 : VR 플랫폼을 모바일로 선택해 대중성은 잡았지만, 그래픽은 타 VR 게임에 비교해 아쉬워 보여요.

김석중: 많은 유저가 준 피드백이기도 합니다. 저희도 항상 개선하려 노력하는 사항이고요. 아무래도 모바일로 VR 게임, 그것도 온라인으로 동시 접속해 즐기는 FPS 장르다 보니 그래픽 면에서 한계가 보이더군요. 그러나 그래픽 퍼포먼스가 아쉽다는 이유가 오히려 FPS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FPS는 타 장르에 비해 매니악한 장르입니다. FPS를 즐기는 유저는 다른 장르의 유저보다 그래픽에 좀 너그러운 편이에요. 그래픽은 떨어지더라도 구조가 짜임새 있고, 밸런스가 좋고, 콘텐츠가 재밌다면 충분히 즐겨주십니다. 비슷한 예로는 '마인크래프트'를 들 수 있겠네요. 그래픽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게임성이 충실하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콜로니 어벤저스'가 다른 VR 콘텐츠에 비해 그래픽 퍼포먼스는 분명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미까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콘텐츠 추가와 개선을 통해 '콜로니 어벤저스'를 완성해나갈 계획입니다.


▲ 모바일로 VR FPS를 동시에 8명이 온라인으로 대전할 수 있는 게임 '콜로니 어벤저스'


이두현 : 혹시 '콜로니 어벤저스'를 개발할 때 사용한 엔진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김석중: 물론이죠. 게임 엔진은 '유니티5.6' 버전을 사용했습니다. 유니티를 사용한 이유는 다른 플랫폼 사용자와 연결하기 쉬워서입니다. 모바일 VR 게임의 경우 하나의 플랫폼만 노린다면 굉장히 유저 수가 적은데요. 구글, 애플, 바이브, 오큘러스, 스팀 유저 등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죠. 서울에서 갤럭시를 사용하는 유저와 부산에서 아이폰을 쓰는 유저가 한 서버에서 만나게 하기에는 유니티가 개발하기 쉬웠습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좋죠.


이두현 : 어제 신작품 소개회 때 잠시 봤었는데요. '콜로니 어벤저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 그리고 3만 원 내외의 블루투스 컨트롤러와 5천 원 정도의 VR 박스가 필요하다고 소개하셨어요. 타 VR 기기보다 저렴한 가격인데, 페이크아이즈 측에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석중: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닙니다.(웃음) 그러나 저의 경영 철학과는 맞지 않았어요. 저희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해외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살펴보니, 각자 잘하는 거에 집중하더라고요. 주변 기기 패키지 판매는 그걸 잘하는 파트너사를 만나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두현 : 집중하는 스타트업이라... 혹시 창업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김석중: 이제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창업은 3명이서 했고 현재는 저를 포함해 총 6명까지 늘었어요.


이두현 : '콜로니 어벤저스'가 첫 작품인가요?

김석중: 네, '콜로니 어벤저스'가 첫 작품이예요. 기술 개발은 창업한 기간보다 긴 2년 정도 걸렸습니다. 2016년 9월에 런칭 클로즈 베타를 실시했고, 2017년 4월에 오픈 베타로 유저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두현 : 흔히 스타트업을 보고 경영이 아니라 '생존'한다 하더라고요.

김석중: 네... 저희도 많이 어려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어렵고요.(웃음)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많이들 알아 봐주셨어요. 중소기업벤처를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았어요.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찾으려 많이 노력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스마트벤처캠퍼스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금 지원과 네트워크 파티,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 창업사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해주더군요.


이두현 : 모바일 VR을 택한 개발사가 많지는 않아요. 초기에 잠깐 실험용 콘텐츠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 데요. 스타트업이면서도 개발에 참고할 모델이 없으니 좀 어려웠을 거 같아요.

김석중 : 개발에 어려움은 정말 많아요. 지금도 PC 버전으로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PC는 메인보드, CPU, 그래픽 카드에서 퍼포먼스 작업을 처리하기 때문에 대충 만들어도 게임을 작동시키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러나 모바일은 다릅니다. 대충 만들면... 아니 정성 들여 만들어도 동작만 하게 만드는 거까지도 어렵죠.

지금은 그간의 개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모바일 VR 개발사 중에서 앞서나간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이유이고요. 그러나 과정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이두현 : 그러면 다른 모바일 VR 개발사와 비교해서 페이크아이즈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라 여기시나요?

김석중 : 이 분야에서는 우리가 1등이라고 생각해요. 모바일에서 VR로, 그것도 최대 8명이 FPS를 즐길 수 있는 기술력은 아직 저희밖에 없어요. 초기에는 다른 개발사도 있었지만, 지금은 포기하고 PC나 콘솔 VR로 넘어갔죠. 저희는 꾸준하게 개발했고, 그 결과 경쟁 개발사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습니다.

▲ 엑스포 현장에서 '콜로니 어벤저스'를 즐기는 사람들


이두현 : 멀미는 VR 콘텐츠의 고질적인 문제인데요. '콜로니 어벤저스'는 덜하더라고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김석중 : 화려하면서도 1회성 VR 콘텐츠는 멀미 문제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요. 애초에 재방문율이 낮다는 걸 알고 있으니 멀미 문제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콜로니 어벤저스'는 다릅니다. 여러 번 즐길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게임이니, 멀미 문제를 해결해야 했어요. 당장은 정리해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지난 2년간의 개발 노하우를 쌓아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두현 : 엑스포 현장에서 페이크아이즈 부스를 보니 '돌아가는 의자'가 인상적이었어요. 쓰임새는 어떤가요?

김석중 : VR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몸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가 많아요. 그러면 옆에 사람과 부딪히거나 물건에 다칠 위험이 있죠.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의자입니다.

별개로 보통의 VR 게임의 경우 3m x 3m 사이즈에 한 명의 유저만이 즐길 수 있는데요. '콜로니 어벤저스'는 같은 공간에 4명의 유저가 들어가 즐길 수 있습니다. VR 사업장을 계획하는 분들께도 보다 효율적이죠.



이두현 : 혹시 페이크아이즈가 개발 중인 다른 게임도 있나요?

김석중 : 현재는 '콜로니 어벤저스'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6월 양대 마켓을 통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그때까지 콘텐츠 고도화 작업화 최적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요. 지금은 협동전이나 개인전만 있는데, 앞으로는 AI를 상대로 사용자끼리 상대하는 레이드 모드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곧 만나보실 수 있어요.


이두현 : '콜로니 어벤저스' 이후에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세요?

김석중 : 두 가지가 있어요. MMORPG 장르와 TCG 게임이죠. 사실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이미 있습니다. 그러나 두 게임을 만들기에는 아직 회사의 역량이 부족해요. 소수의 사람이 개발하기에는 힘든 게임이니까요. 클래시로얄이나 하스스톤을 VR 게임으로 즐긴다고 상상해보세요. 분명 현재보다 더 재밌을 거예요.


이두현 : 이제 내일(21일)부터 일반 관람객분들이 부스를 찾으실 겁니다. 긴장되지 않으세요?

김석중 : 정식 출시 이전, 최종 테스트 기회라 여기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얻은 반응을 업데이트에 반영하기 위해 주의 깊게 보려고 해요. 지금까지도 많은 피드백을 받았지만... 이제 최종 시험이 남았네요. 시험에 통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두현 : 모바일 VR FPS라는 생소한 분야에 도전하는 계세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김석중 :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덜하지만 외국에서는 점차 주목하는 분야가 '모바일 VR 온라인 게임'입니다. 그 분야에서 글로벌 매출 Top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예요. '콜로니 어벤저스'는 구글, 애플, 바이브 포트, 오큘러스 스토어, 웨어VR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니 글로벌 매출 Top 10위는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투자사, 퍼블리셔를 찾는 중입니다. 단순히 스타트업이니 도움을 받겠다는 입장이 아니에요. 페이크아이즈는 협력사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서로 잘 되는 부분을 찾아 나갔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창업하기 전에 인디 게임 개발을 18년간 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게임 개발자이면서도 좋아하는 '덕후'이죠. 그래서 유저 입장에서 '돈 주고 살만한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전 정말 게임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