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조용민 총괄 PD

금일(10일) 일산 킨택스에서 '게임의 교육과 진로에 관한 멋진 선배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게임이야기 콘서트의 첫 강연자는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총괄 PD 조용민였다. 그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게임 설계'라는 주제로 약 2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게임 개발을 목표로 개발자나 기획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 저마다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단순히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살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던 것을 찾다 보니, 그게 게임이어서 일수도 있다.

실제로 자신이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이 게임이라 개발자가 된 케이스가 많다고 한다. 겸사겸사 취미와 공부, 일을 병행하면서 프로그래머가 되고, 게임이 워낙 좋아 개발자로 전직을 하는 이들도 있다.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동기가 되고 지속성을 지니게 된다.

펄어비스의 조용민 PD는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왜 개발/기획자가 되어야 하는지, 게임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열의가 미치는 영향으로 말문을 열었다.



"명작이라는 게 게임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다들 스스로 생각하는 명작이 하나씩 있을 거예요. 영화부터 노래, 가수 같은 문화 상품들이요. 이것에 대한 정의는 다들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약간 이야기가 달라요. 젤다의 전설, 슈퍼마리오, 파이널판타지, 스타크래프트 등 명작을 보는 눈도 다르고 즐기는 관점도 다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파이널 택틱스나 일본 게임들, 오락실의 던전앤드래곤 같은 게임을 좋아했어요. 다들 추억이 되는, 가슴에 품고 있는 게임들이 있겠죠. 이렇게 어렸을 때 해봤던 게임들이 우리가 커서 자신의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보는 시선과 가치는 주관적이고 객관적일 수밖에 없죠.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이 살아남기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조용민 PD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 번째 작품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발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만들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판타지 세계를 어떻게 느끼게 해줄지, 어떤 말을 넣어서 전달해야 할지 등이요. 만약 여러분들이 스스로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세계관부터 NPC, 그리고 스스로 하고 싶은 얘기를 넣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겠죠. 많은 개발자가 여기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대학교 시절 게임 개발을 시작했을 때 작품병에 걸린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래서 지구를 살리는 룬박이라는,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수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알케미스트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일대일 PvP에서 전략성을 가진 게임이었는데, 제가 만들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을 다 넣었어요. 속이 후련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수상을 많이 못 했어요. 이때 깨달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도 안 되겠구나."



두 번째로 그가 강조한 것은 상품성이었다. 개발자의 철학만큼이나 기업에 중요한 것이 상품성이라며, 먹고 살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시대성 반영'과 '재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이폰이 대표적인 시대성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시대상을 반영해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들은 언제나 변해요. 그 변화에 맞추기 위해 시대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니가 슈퍼마리오를 알아, 니가 록맨을 알아 이런 말이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신입에게 이런 말 안합니다. 오히려 신입들은 요즘 시대에 대해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다음 드릴 말씀은 가장 중요한 재미입니다. 상품성과 작품성이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안 되죠.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살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즐기고, 많이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게임도 게임이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 스스로 그 이유와 재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개발사는 꾸준히 게임을 유지 보수하며 시대성 등을 반영하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으며, 가장 큰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맺으며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게임이든 뭘 만들든 그 자체를 계속 파고들면서 고찰하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계속 생각해야만 우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요. 그래야 우리가 앞으로 어느 길을 가든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를 마친 조용민 PD는 학생들과의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팀을 꾸릴 때 팀원의 어떤 역량을 보고,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패기 있고 엉뚱한 사람을 좋아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실력을 갖췄을 때 나오는 시너지가 대단하다고 믿는다"고 답변했다.

기획 공부가 4년을 해도 모자르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진이 곧 기획서가 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생각을 어떻게 정리하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원에서 주어지는 교육이나 싸이클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