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EVE Online)의 개발사 CCP 게임즈는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펄어비스의 CCP 인수 건과 관련한 유저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AMA 페이지를 개설했다. 해당 페이지에는 현재까지 약 600건 이상의 질문이 개시됐다.

펄어비스의 CCP 게임즈 인수 발표 이후, 이브 온라인을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펄어비스가 이브 온라인의 운영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실제 게시판 지분의 1/3 이상을 해당 질문이 차지할 정도로 향후 게임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유저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그중에는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의 추가나 '페이투윈' 적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유저들도 있었다.

이에 CCP의 선임 커뮤니티 매니저는 "펄어비스는 이브 온라인의 운영방식을 존중하고, 운영과 개발 과정에 간섭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수익창출의 방식을 변경할 계획도 없을 것이며, CCP의 자체적인 EULA와 정책을 유지하고, 새롭게 계정을 생성하거나 기존 계정을 이전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펄어비스 이외의 다른 투자자나 선택지는 없었는지 묻는 유저의 질문에는 "펄어비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Pearl Abyss was the best choice)"라고 답변하고, "펄어비스는 우리처럼 MMO 게임 만들기를 사랑하며, 거대한 가상 속 세상을 만든다는 닮은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래는 해당 게시판에 게시된 유저 질의응답의 일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돈으로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 생기고, 그것이 페이투윈처럼 유저에게 이점을 제공하게 되는가?

- 수익창출 방식을 바꿀 계획은 없다. 펄어비스와 CCP는 직접 소통할 것이며, 펄어비스는 CCP가 이브 온라인과 커뮤니티 모두를 완전히 제어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의 계정 등에 펄어비스 EULA가 적용되는 것인가?

- CCP는 자체적인 Eula 및 정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이것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펄어비스는 이브 온라인의 운영방식을 방해하지 않는다.


새롭게 펄어비스의 계정을 생성하거나, CCP의 계정을 이전해야 하는가?

- 그럴 필요 없다.


다른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없었나? 펄어비스가 최선이었나?

- 펄어비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들은 우리처럼 MMO 만들기를 좋아하고, 거대한 가상 세상을 만든다는 닮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펄어비스와 게임의 변화에 대해 상담하거나, 앞으로 구현해야할 변경 목록은 전달받았나?

- 그 어떤 변경 목록도 받지 않았다. 펄어비시는 이브의 개발 과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펄어비스의 인수가 '이브 발키리/스파크'처럼 개발 중단된 CCP의 프로젝트나 미공개 프로젝트와 관계를 갖는지 궁금하다.

- 이번 결정으로 우리의 개발 로드맵이 변경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우리는 여전히 이브 온라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VR 프로젝트 중단은 유저들의 코멘트를 반영하여 결정된 것일 뿐이다.


펄어비스가 현재 검은사막 운영에 활용 중인 마케팅 방식이 이브 온라인에 적용될 일은 없나?

- 펄어비스는 이브 온라인의 운영과 개발에 변화를 주거나 어떤 영향력도 끼치기를 원치 않는다고 확실하게 답변했다.


CCP가 생각하는 이번 합병의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 재무 투자자 소유가 아니라 게임 회사의 소유라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수익보다 개발 방식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CP의 구성원들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펄어비스 개발자들과의 지식 교환 역시 기대하고 있는 일 중 하나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브 온라인이 한국과 아시아 시장의 더 많은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멋진 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단점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펄어비스는 우리들의 방식에 쿨하고 개방적이며, 우리의 운영 방식을 존중하고 있다.


CCP는 이제 VR이나 FPS 말고 이브 온라인에만 집중할 것인가?

- 절대라는 말은 없다. 다른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할 것이지만, 이브 온라인은 언제나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프로젝트다. 펄어비스와 함께 하게 되면서 더 많은 프로젝트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이런 좋은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바보짓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브 온라인의 큰 게임 업데이트나 패치를 펄어비스가 한국어로 먼저 발표하게 되나?

-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영어로 게임을 개발한다. 신기하게도 펄어비스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서도 이브 온라인의 팬이 많이 있었는데, 그들도 매번 "이브 온라인의 한국어판을 할 수 있나요?"라고 매번 묻곤 한다. 한국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지 못하지만, 꼭하고 싶다.


관련기사 - 펄어비스, 이브 온라인 개발사 'CCP게임즈' 2,524억 원에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