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소문으로만 치부되었던 것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블리자드가 이번 블리즈컨 2018을 통해 공개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원작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시네마틱을 새로이 만드는 정성은 물론, 리메이크에 가까울 정도로 캐릭터의 모델링을 개선하기도 했다 .

2002년 원작이 출시된 이후 16년. 오프닝 행사에서도 '자신의 꿈과 같은 게임'이라고 소개했던 리마스터의 개발자들이 한 세션에 자리했다. 블리자드의 첫 번째 3D 게임이자, 현재 몇 개의 장르를 탄생시킨 게임, '워크래프트3'의 리마스터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을까.

블리자드 클래식 팀에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개발하고 있는 다섯 명의 개발자, '롭 브라이든베커', '피트 스틸웰', '브라이언 소사', '제이 파텔', '맷 모리스'가 그들의 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이 질문부터 해보자. 왜 리마스터링을 하게 되었는가?

= '워크래프트'니까다. 원작 버전을 플레이하며 개발자가 됐고, 클래식 팀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 게임은 다음 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리마스터를 진행하게 됐다. 팀 전체로 본다면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 이후 다음 프로젝트가 됐다. 클래식 팀의 직원으로서 이번 리마스터를 하게 됐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Q. 여기 루머가 돌고 있었긴 했는데, 확정된 적은 없었다. 이걸 지금까지 어떻게 잘 숨기고 있었나?

= 커뮤니티에서 리마스터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이미 개발에 들어간 상태였고, 몇 가지 징조들도 있었다. 다만, 이런 글들에 대해서 "이미 개발 중입니다!"라고 답을 달 수는 없었다. 참느라 힘들기도 했다. 인터뷰 등을 통해서 미묘하게 힌트를 주기는 했었는데, 정확하게는 말을 하지는 않았기도 했다.


Q. 아트 관점에서 보면, 2018년에 걸맞은 아트가 됐다. 작업 과정에서의 느낌은 어땠나 궁금하다.

= 처음에는 카툰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크들이 오크처럼 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만화 풍으로 여러 디자인을 하면서 실험을 진행했다. 화면에 나오는 일러스트들은 고민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다.


하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많은 게임이 카툰 스타일로 제작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에는 카툰 스타일에서 한 발짝 물러나, 워크래프트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찾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방향성을 정한 것은 '판다리아의 안개' 당시의 인간과 오크 컨셉이다. 당시의 컨셉이 워크래프트에서의 인간과 오크를 잘 표현했다고 봤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금과 같은 오크 모델이다.


워크래프트3는 블리자드의 첫 3D 게임이다. 당시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많았는데, 현세대에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단적으로 보자면 당시 아서스는 4등신 정도였는데, 지금은 일러스트처럼 9등신으로 모델링이 변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래픽이 개선됐고, 개선할 필요성도 있었다. 그대로 당시의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픽과 게임을 리마스터 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커뮤니티의 역할이 크다.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아트를 개선하면서 공개한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Q. 아트 외에 기술적이거나 다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 리마스터는 15년 전의 작업을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리마스터의 목적 중 하나는 WOW를 알고 있는 유저들을 워크래프트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WOW에서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들은 WOW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렇듯이 개발 과정에서도 게임의 접점 등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한편으로 과거 워크3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게는 리마스터가 새로운 경험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게임 내의 표현이 달라졌기 때문에 예전에 플레이하지 않았던 것처럼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예를들면, 풋맨은 WOW와 비슷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 될 수 있다.

기존작에서 불편함으로 볼 수 있었던 것들 또한 리마스터를 통해 개선하겠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전작의 코드를 보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것이다. 즉, 예전 작업물을 그대로 지키는 것보다는 현재에 시간이 지난 만큼,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개선하려고 노력하는데 중점을 둔다. 배틀넷과 관련된 접근성과 편의성도 증가할 것이다.

리마스터는 수백만 명의 플레이어들이 현재 시스템에 적응하고 합류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고 할 수 있다. 리마스터는 워크래프트3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엔진에서 현재의 엔진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작에서 플레이했던 커스텀 맵, 15년 전 엔진의 코드 등은 오늘날의 방식으로 변경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사람들을 결집하기 위한 노력이다. 블리자드는 배틀넷에 기반을 두며 성장했고, 리마스터를 통해 이를 하나로 모으고자 하는 것이다


Q. 게임 엔진은 어떻게 바뀌었나?

= 개인적으로 중점을 두는 부분은 16년 전 워크래프트3를 했던 사람들이 리마스터에서도 무리 없이 플레이하는 것이다. 기존 게임을 지금까지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리마스터를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그렇기에 목표는 엔진의 완전한 호환성과 해킹 같은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부분에서는 몇 가지 발전사항들도 있다. 기존과 같은 히트박스를 가지면서도 애니메이션을 표현할 수 있는 메모리가 증가했다. 당시에는 애니메이션을 넣을 기술적 한계가 있었지만, 현세대에서 가용 용량과 가능성이 증가했다. 그렇기에 게임 플레이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애니메이터들의 역량을 게임에 표현할 수 있었다.

다만 공격 애니메이션이 과거의 것과 일치해야 한다는 한계는 있었다. 이는 애니메이션의 다양성을 추가하여, 다채로운 화면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Q. 리마스터에서 밸런스 조정은 이루어지나.

= 리마스터를 작업하면서 전 세계 많은 커뮤니티와 이야기를 진행했다. 밸런스 부분은 한 번에 전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자주 사용하던 블레이드 마스터, 데몬 헌터 등을 너프하기 보다는 안 쓰던 영웅들을 버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맵 밸런스는 앞으로도 피드백을 계속해서 받을 계획이다.


Q.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두 번째 리마스터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배운 교훈이 있다면?

= 우선 커뮤니티가 이 게임을 절대 버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유저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리마스터를 진행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이 부분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 전체의 성장이 있었다. 코어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에디터 확장과 같은 기능도 노하우가 쌓였다.


Q.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에 많은 맵들이 만들어지고, 이용되고 있다. 열정적으로 해당 맵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있지 않나. 이러한 것들을 그대로 리마스터에 가져오는 것은 안 될까?

= 현재 매우 많은 맵들을 테스트했고, 테스트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당시 버그를 고치는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보안 문제, 혹은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버그들이 있기에, 맵을 그대로 들고 오기는 어려운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여 기존 맵의 상당수를 출시 첫날부터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기존 스톡 에셋을 사용해 제작한 커스텀 맵은 리포지드에서도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저가 스스로 만들었던 맵은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게임에 없는 외부 텍스처 등을 사용한 것들까지 자동으로 리포지드에 옮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기존 제작자들을 위한 몇 가지 가이드를 제공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에셋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므로, 게임은 정교하게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 일단 원작 맵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다.


Q. 워크래프트3에는 다른 블리자드 게임에 없는 클랜같은 기능도 있었다. 이런 기능도 리포지드에 들어가나? 그리고 블리자드 앱 소셜 기능과 연동이 될 수 있나?

= 정답은 '그렇습니다' 다. 일단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기존 코드를 현재 그대로 옮긴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질문에서 나온 것은 쉽지는 않지만, 최대한 기존 기능들을 살리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더불어, 기존 커뮤니티에 어필하면서도 더 많은 유저들을 모으자는 방향성을 갖고 진행하려 한다. 아. 다만, 게임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바꾸지는 않는 것이 우리의 기조다.


Q.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 여기 계신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개발자 자신도 워크래프트3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다. 이 게임을 다시 만든다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 일생의 꿈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 세대로 워크래프트3를 전하는 것에 사명감이 있다. 지난 15년 워크래프트3가 회자하였듯, 다음 15년에도 회자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본다.

▲ "워크래프트3는 일생의 꿈"이라 표현한 피트 스틸웰.



11월 3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즈컨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 및 한국에서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