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과학대 게임제작학과 안태홍 교수

한국게임학회는 금일(22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오픈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능성 게임 개발 및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금일 진행된 세미나에는 전남과학대 게임제작학과의 안태홍 교수가 발표자로 참석했으며, 강연을 통해 당뇨관리를 위한 기능성 앱인 '롤리폴리 160'을 개발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안태홍 교수는 롤리폴리 160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당뇨라는 질병에 대한 개요와 함께 어째서 당뇨가 위험한 질병인지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당뇨라고 부르는 질병에는 크게 1형 당뇨, 2형 당뇨 및 임신성 당뇨라는 세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이 중 1형 당뇨는 태어날 때부터 몸에 인슐린이 부족한 상태를 지칭하는데, 포도당을 신체 각 부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모자라게 되면 신체 말단부위부터 썩어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1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 주사를 통해 체내에 인슐린을 공급하게 된다.

2형 당뇨는 직접 인슐린을 체내에 투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을 통해 당뇨를 치료해나가는 전형적인 형태를 일컫는다. 임신성 당뇨는 이름 그대로 임신을 할 경우 순간적으로 당뇨가 생기는 경우를 뜻한다.

안태홍 교수는 "의료계에서 연구하는 당뇨는 주사나 약물을 통해 치료할 수 있도록 1형 당뇨에 관해서 연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IT 업계나 콘텐츠 제작자들은 주로 식이요법, 운동 등 일상생활의 습관이 중요한 2형 당뇨를 목표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태홍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에 대해 설명하며, 40세 이상이거나 과거 내당능 장애, 공복혈당 장애 등 병력을 가진 사람, 또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심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 비만인 등에게 당뇨가 잘 나타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인종에게서 다른 인종보다 당뇨병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도 덧붙였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으로는 공복시 혈당과 식후 2시간 이후 혈당, 그리고 당화혈색소라고 불리는 수치가 가장 중요하다. 당화혈색소의 수치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혈당 측정기론느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태홍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당뇨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안태홍 교수는 "이러한 진단 기준을 보면, 식사 2시간 이후 혈당을 검사해 160이 되면 안전하다고들 이야기한다"며, 롤리폴리 160이라는 이름이 탄생한 비화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절대 식사 2시간 후 혈당을 160을 넘기지 말자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라는 것이다.

▲ 당뇨는 합병증 때문에 가장 무서운 질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뇨병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고혈압 등의 다른 질병과 함께 만들어내는 합병증이다. 당뇨가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등과 함께 부딪히면 눈이 보이지 않게 되는 망막병증이나 신장 질환, 신체 말단이 썩게 되는 신경병증 등을 동반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뇌졸중 또한 유발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앞에서도 잠깐 소개했듯 선천적인 제1형 당뇨병이 아니라면 생활 습관을 고치는 비약물치료로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안태홍 교수는 콘텐츠의 힘을 빌리고, 게임의 힘을 빌리면 이러한 습관을 고치는 데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부터 '롤리폴리 160'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 2형 당뇨에는 올바른 식습관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어 안태홍 교수는 현재 당뇨환자들이 식습관을 개선하지 못하는 큰 이유와 함께, 시중에 나와 있는 국내외 유사 앱들의 단점을 설명하며 롤리폴리 160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당뇨환자들은 아침, 점심, 저녁, 간식 네 끼를 소량으로 적당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은 6:2:2로 맞춰야 하며, 이를 꾸준히 해야 어느 정도 당화 색소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안태홍 교수는 "말로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식이요법은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라며, "장시간 투병생활을 통해 흥미가 떨어지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려워서 포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흥미롭고 쉬운 기능성 콘텐츠를 식이요법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없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앱의 경우 당뇨에 특정된 것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해외 어플의 경우 음식 구성이 우리나라 성인 식습관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식단 관리 앱은 다이어트용으로 음식 내 구성 성분 없이 칼로리만 보여주는 형태가 많다. 또한, 안태홍 교수는 음식 리스트가 그림 없이 텍스트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고령의 당뇨 환자들이 몰입하기 힘든 환경임을 지적했다.

이러한 앱 자체의 경험 뿐만 아니라, 당뇨 환자의 데이터를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리자의 존재 또한 필요했다. 안태홍 교수는 "보건소의 담당자가 해당 지역 당뇨 환자 리스트를 통해 추이를 분석해야 하는데, 그런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앱은 하나도 없었다"고 전하며, 롤리폴리 160에는 보건소 담장자가 활용할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를 만들어 두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보건소의 인원은 맞춤형으로 각 당뇨 환자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교육해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 다양한 퀴즈 또한 접목한 '롤리폴리 160'의 화면

다음으로 안태홍 교수는 위와 같은 고민 끝에 개발하게 된 기능성 앱, '롤리폴리 160'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

초창기 롤리폴리 160은 2014년부터 PC 버전으로 제작됐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사업화를 할 계획은 없었으며, 텍스트 버전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곡성, 담양에 있는 보건에서 시범 운영을 했다. 해당 버전을 통해 간호학과 교수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롤리폴리 160은 이후 당뇨 교육과 접목하는 형태로 그림을 추가하게 됐다. 그날 먹은 음식을 고르면 해당 음식의 칼로리가 모두 더해지며, 이렇게 추이를 매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태홍 교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주로 고령인 당뇨 환자들의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당뇨병과 관련한 교육을 목적으로 한 퀴즈 등의 게임을 프로그램에 접목했다. 이렇게 탄생된 프로토입으로 광주시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안태홍 교수는 이후 2016년 광주광역시 심뇌혈관 사업 담당자 워크숍에 초청받아 발표하게 된다.


이후 또 여러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탄생한 현재의 롤리폴리 160은 모바일 버전으로,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간단하게 내려받을 수 있으며 iOS는 지원하지 않는다. 식단을 관리하는 기능과 함께, 관리자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게시판에 추가되었으며, 간단한 게임과 함께 그동안 건강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존재한다.

광주시의 지원사업으로서 탄생한 만큼 현재 회원가입 화면에는 광주 동구및 서구만 클릭할 수 없게 되어 있으나, 안태홍 교수는 이후 자치단체별 우수사례로 롤리폴리 160이 선정될 경우 전국단위로 서비스할 가능성 또한 열어두고 있다.

끝으로 롤리폴리 160은 현재 시스템 안정화를 가장 최우선 사항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이후 HTML5 버전으로 개발해 앱의 용량은 물론 식단에 포함된 요리 또한 늘려나갈 방침이다. 안태홍 교수는 "기능성 게임으로 최초로 사업화를 시도하고 있는 단계고, 당뇨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4년째 오픈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는 한국게임학회는 이날 처음으로 강연 이후 보드게임을 접목한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는 매직빈게임즈의 이은정 이사가 참석하여, 간단한 규칙을 가진 보드게임 '코드톡'을 현장 참관객들에게 소개했다. 이은정 이사는 "이처럼 보드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한 책상에 앉게 되며, 보드게임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게임학회 최정혜 기능성게임분과위원장은 "보드게임을 통해서 앞으로 기능성게임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또 오늘 진행된 강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