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사업실장이 국내 게임산업 위기론을 제기하고 "게이머들의 외면을 되돌리려 노력해야 한다"고 게임업계에 촉구했다.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온라인으로 2020년 콘텐츠산업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 주제는 '새로운 세계, 다시 만난 콘텐츠'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맞이한 비대면 시대에서 콘텐츠 산업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하는지를 다룬다. 전석환 실장이 '한국 게임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라는 주제로 게임산업을 짚었다.

한국 게임산업의 밝은 면은 이미 여러 차례 통계로 나타났다. 2018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4조 2,9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또한 게임산업에서는 호재로 꼽혀 올해 국내 게임산업은 더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 실장은 한국 게임산업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다.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00위 내에 한국 게임은 17개로 나타났는데, 중국 게임은 38개가 자리했다. 17개도 대형게임사 작품을 제외하면 7개로 줄었다. 3년 전 통계를 보면 구글플레이 100위 내에 한국 게임은 55개였다. 올해 70%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중국 게임은 13개로, 올해 300% 늘었다.

국민 게임 이용률도 2017년 이후로 감소세다. 2017년 70.3%에서 지난 2019년 최하인 65.7%를 기록했다. 특히 젊은 층인 20대, 30대 게이머 이탈이 두드러진다.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30대 이용자의 모바일게임 이용률은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실장은 게임 이용률이 줄어드는 이유를 '게임 포비아' 때문이라고 봤다. 젊은 이용자층 사이에서 국산 게임에 대한 혐오감이 심하다는 것이다.

게임 포비아 이유로는 △양산형 모바일 게임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인디게임 포화시장 양산형 모바일 게임은 획일화된 양상과 모방으로 게이머들의 외면을 야기한다. 확률형 아이템은 로또 확률보다 낮은 확률로 젊은 게임 이용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블루오션이었던 인디게임 시장조차 내부 과열로 인해 고유의 독창성을 상실해 게이머들이 외면하고 있다.

국내 게임 개발사 파편화도 심각한 단계다. 전 실장이 시장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170여 개 게임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56%가 5인 이하 소형개발사로 나타났다. 42%는 설립한 지 2년이 안 된 신생 회사였다. 원인으론 급격한 시장변화 대응 미흡이 꼽혔다. 전 실장은 "기존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급격하게 변화됐는데, 국내 게임사의 전략 변화 및 대응이 미흡해 시장 선도권을 잃었다"라고 분석했다.

전 실장은 타개책으로 △글로벌 타깃의 PC온라인게임 공략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바일게임 개발 필요 △건전한 BM 개발 △모객 마케팅 지원사업 필요 등을 언급했다. 특히 모객 지원은 중소게임사들에게 절실하다. 최근 구글과 애플의 피처드도 과거와 같은 모객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개발만으로도 벅찬 입장에서 마케팅은 힘들기 때문이다.

전 실장은 "중소형게임사는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바일 장르를 시도하고, 대형 게임사는 건전한 BM을 개발해야 떠나간 게이머들을 붙잡을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은 마케팅과 교육지원사업에 맞춰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