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2020년 업데이트가 새로운 맵 '헤이븐' 추가로 마무리된다. 오는 16일 라이브 서버에 추가되는 '헤이븐'은 배틀그라운드 최초 1x1km 사이즈 맵이다. 최대 32명이 듀오 또는 1인 듀오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다. 또 헤이브엔에는 배틀그라운드 최초 AI 적군 '필라'가 도입된다.

올해 배틀그라운드 업데이트는 데이브 커드(Dave Cur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맡았다. 커드 디렉터는 과거 레이븐 스튜디오에서 싱귤래리티, 블랙 옵스, 모던 워페어3, 블랙 옵스2, 고스트, 어드벤스드 워페어 등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또한, 에스콰이어, GQ, 디즈니, 포브스, 뉴 리퍼블릭, 이미지 코믹스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한 바 있다.

커드 디렉터는 2020년 업데이트를 "혁신, 실험, 플레이로 대표되는 한 해였다"라 평가하며 "2021년에는 배틀그라운드만의 특별함을 살리면서 팬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 데이브 커드(Dave Curd) 펍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해 '배틀그라운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디렉터로서 2020년 업데이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 2020년은 혁신, 실험, 플레이로 대표되는 한 해였다. 배틀로얄 장르에 각각의 새로운 특징을 더한 여러 작은 맵을 출시했다. '카라킨'을 통해 총알이 관통되는 벽, 건물 파괴, 록앤키(lock and key: 건물 벽을 파괴할 수 있는 점착 폭탄 피처) 게임 플레이를 선보였고 사녹의 경우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통해 AI 루트 트럭을 추가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규 맵 헤이븐에 AI 요소를 강화하면서 루트 트럭 컨셉을 확장해 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팬들이 새로운 경험할 수 있도록 다수의 신규 피처를 선보이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2021년으로 향해 가면서, 펍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2020년을 휩쓸었다. 펍지는 코로나 상황에서 어떻게 개발을 이어나갔는지 궁금한데.

= 코로나19 대유행은 펍지 내부 절차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전에는 자연스러운 대화나 점심시간 산책을 이용한 짧은 논의 및 대면 아이디어 회의가 더 활발히 진행됐다. 사녹 리마스터가 절반 정도 완료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다행히 이미 아이디어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 상태여서 재택근무를 통해 우리 비전을 계속해서 이행할 수 있었다.

참고로 신규 맵 헤이븐은 코로나19 상황 중에 고안부터 출시까지 한 첫 맵이다. 1:1 컨퍼런스 콜, 플레이 테스트, 중간 점검 등을 통해 개발을 완료했다. 펍지 모든 임직원이 코로나19 대응을 훌륭히 해주어서 자랑스럽다.


카라킨 블랙존은 레드존과 반대로 건물 안에 숨어들면 범위 내 유저들은 폭격을 맞아 죽는 시스템이다. 블랙존 추가 배경과 다른 맵에 추후 적용할 계획이 있을까?

= 때론 가장 당연한 생각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된다. 블랙존은 레드존의 반대 효과를 상상해봤다. 다시 말해서 레드존은 유저가 건물 안으로 숨도록 유도하는 반면, 유저가 건물 밖으로 나오게끔 하는 ‘안티-레드존(anti-Red Zone)’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존이 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블랙존을 다른 맵에도 적용할 계획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지만 고려하고 있다.


사녹을 리마스터하면서 물가의 비중을 많이 줄였다. 리마스터 작업 과정이 궁금한데.

= 리마스터를 할 때 가장 먼저, 시도해보고 싶었거나 개선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지를 논의한다. 그 후 커뮤니티의 의견을 들어본다. 커뮤니티 매니저와 논의하고 맵과 관련한 피드백 및 동향을 확인한다. 또한, 배틀그라운드 프로 선수들이 경험한 밸런스 이슈나 OP(overpowered)라고 느끼는 무기가 있는지 듣기 위해 e스포츠팀과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수천 세션에 걸쳐 축적된 히트맵 데이터(heatmap data)를 활용해 특정 지역이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지 또는 어떤 지역이 기피되는지 확인, 이를 통해 변경 사항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분석 작업을 진행한다.

▲ 리마스터된 사녹

파라모는 3개의 도심지가 랜덤으로 자리가 배치되는 독특한 맵이다. 또, 맵 시스템 중 보급 헬기콥터를 격추하면 보급상자가 떨어지는 시스템은 기존 보급비행기가 랜덤 스팟에 보급품을 투하하는 것과는 색다른 방식이다.

= 우리는 배틀그라운드라는 장르를 계속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한다. 카라킨, 사녹 리마스터, 파라모 등을 출시한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파라모의 경우 매치마다 변하는 맵을 구현해보고 싶어서 제작하게 됐다.

보급 헬리콥터 격추 방식은 사녹 리마스터에 도입한 루트 트럭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게임 플레이가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지면이 아닌 상공에 적용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나 스트리머 반응을 살펴보면, 총 패치마다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총기 관련 패치는 어떤 과정을 거쳐 상향, 하향되는지 궁금하다. 또 현재 총기 성능에 대해 어떻게 스스로 평가하는지 궁금한데.

= 총기 관련 패치에는 기획 의도 및 유저 동향을 복합적으로 반영한다. 개발진은 먼저 기획 비전을 세우고 맵 작업을 시작한다. 그 후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을 하는데, 구현이 가능하지 않을 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수정 작업을 한다.

카라킨이 테스트 서버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가 좋은 예다. 처음에는 아이템 스폰이 매우 적었는데 저희가 의도한 바는 최고 레벨 아이템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는 저희가 의도한 대로 진행되지 않아 몇 가지 수정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특정 무기나 특정 전략만 지나치게 선호해 아예 기본 메타가 되어버리는 경우 다시 돌아가서 밸런스 조정을 한다. 게임에서 승리할 방법이 단 한 가지밖에 없다면 재미없을 테니까.


신규 맵 헤이븐을 만들게 된 영감은 어디서 받았는지 궁금하다.

= 헤이븐에 대한 아이디어는 사녹 루트 트럭 개발 당시부터 머릿속에 있었다. 사녹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면서, 루트 트럭이 교전 중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고 느꼈다. 유저들 간 교전에만 집중하는 기존 플레이에, 전장 사이를 지나가는 루트 트럭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플레이가 더 다양하고 흥미로워질 수 있었다.

헤이븐의 경우, 월드 자체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만들고 싶었기에 새로운 적군 '필라(Pillar)' 등을 새롭게 도입했다. 필라는 배틀로얄에 영향을 주지 않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적을 추가해 더 넓고 흥미로운 월드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내린 모든 결정은 앞서 말씀드린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소규모 도시 맵을 만들어 AI가 특정 지역을 요새화해 방어하게 하고 택티컬 트럭이 맵 전역을 누빌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또한, 더 전술적인 경험과 잠입한다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배경을 어두운 일몰로 설정했다. 이런 모든 아이디어는 사녹 리마스터 플레이 테스트 때 루트 트럭이 전투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고 떠올린 것이다.

헤이븐 배경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배틀그라운드 로어(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즌 10 슬로건은 'Hide Seek Survive'으로 보인다. '숨바꼭질' 요소가 게임 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 배틀그라운드에는 언제나 숨바꼭질 요소가 있었다. 유저들은 화장실에 숨고, 바위 뒤에 몸을 숨기는 등 전투를 피하고 신중하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게임을 풀어간다.

헤이븐에는 유저를 추적하는 트럭과 헬기가 더해져 이런 플레이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맵 전역에 주요 엄폐물을 배치해 유저가 몸을 숨겨 기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전투는 물론, 유저를 추적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는 전형적인 배틀그라운드 게임 플레이를 한층 더 흥미롭게 발전시킨 형태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피쳐인 '필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달라.

= 필라는 헤이븐에 추가되는 AI 기반 적 세력이다. 필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가진 중무장 군사 조직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유저를 추적하는 필라 스카웃 헬기를 피해 다녀야 하고, 발각될 경우 곧 택티컬 트럭의 공격을 받게 되니 재빨리 도망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필라 가드와 지휘관도 상대해야 한다. 이 중무장 군인들을 쓰러뜨리면 그들이 지키고 있던 보급함에서 강력한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층 건물이 등장하는 헤이븐에서는 유저들이 비상 낙하산을 이용해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 고층 건물 옥상에서 비상 낙하산을 이용해 바로 나올 수 있다

필라와 기존 봇의 차이가 궁금한데.

= 게임 플레이 관점에서 보면, 봇과 필라는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 기존 봇은 유저에게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 위한 장치인 반면, 필라는 자체적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크게 보면, 필라는 특정 거점을 방어하는 반면 일반 봇은 맵 전역을 돌아다닌다. 필라의 역할은 싱글 플레이 어드벤처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AI 정찰병 또는 주어진 목적을 수행하는 적과 유사하다.

필라 택티컬 트럭은 AI에 의해 조작되는 차량으로 다른 필라 멤버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택티컬 트럭은 직접적으로 공격도 가하지만, 지원군도 요청하는 만큼 공격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끝으로 2021년 패치 방향을 소개해달라.

= 2020년은 실험과 새로운 시도의 한 해였다. 2021년에는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더 강력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 2021년의 세 가지 주요 축은 이렇다.

첫 번째는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정체성과 비전에 대한 존중'이다. 즉, 어떤 변화를 주든 배틀그라운드의 핵심을 강화하고 발전시켜 배틀그라운드만의 매력과 특별함을 지키려 한다.

두 번째는 '더 큰 월드'이다. 최대 거리, 생존 플레이와 긴장감 넘치는 교전의 조화 등을 고려했을 때 8x8 이상 크기의 맵이 배틀그라운드에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더 큰 월드를 탐험하는 방향으로 되돌아가려 한다.

마지막으로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다. 생존 구간을 건플레이만큼 재미있고 심도 있게 만들고자 한다. 현재 생존 구간은 파밍, 운전, 블루존 진입 등으로 진행된다. 내년에는 생존 구간을 보다 확장하고 흥미롭게 발전시켜, 팬 여러분이 새롭고 특별한 이야기를 지속해 써 내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