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에도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또 작년 8월 게임스컴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죠. 벌써 수많은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이 창단됐고, 선수들은 밤낮없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소개해드리는 릴레이 인터뷰. 이번 주인공은 아프리카 고스트입니다. 아프리카 고스트는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의 BJ들로 이루어진 스쿼드로 APL 파일럿 시즌 스플릿1 예선 와일드카드전에서 무려 24킬을 올리며 우승,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후로는 PSS 베타 시즌과 APL 파일럿 시즌 스플릿2 본선까지 모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죠.

일찍 찾아온 강추위가 어느 정도 가신 가운데, 홍대 부근의 한 카페에서 아프리카 고스트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APL 파일럿 시즌의 경기를 앞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BJ와 선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네 남자, 아프리카 고스트의 배틀그라운드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좌측부터 '로자르', '뮤즈', '사도', '임샤크'

Q 안녕하세요! 먼저 인벤 가족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로자르' 김경열 : 안녕하세요. 이제는 서울에 사는 27살 김경열입니다. 아프리카TV에서 '로자르'라는 이름으로 개인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임샤크' 임대광 : 27살 '임샤크' 임대광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멸망전으로 처음 시작했습니다.

'뮤즈' 박근목 : 남양주에 사는 '뮤즈'입니다. 원래 서든어택을 하다가 배틀그라운드는 좀 늦게, 9월 말쯤 시작했어요.

'사도' 이준석 : 28살 '사도'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했구요, 시즌마다 랭커로 활동했습니다.


Q 네 분 모두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 중인데, 배틀그라운드 선수로서 대회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로자르' : 지금까지 아마추어로서는 어느 정도 결과를 내왔다고 생각해요. 배틀그라운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라 자리를 일찍 잡기도 했구요, 선수로 활동하는 데 실력적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스쿼드를 꾸리고 대회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임샤크' : 저는 원래 혼자 하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요. 여럿이 같이하는 게임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출시됨과 함께 선수가 될 만한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우연히 주어진 기회를 잡아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보고 싶은 욕심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뮤즈' : 승패가 명확한 게임에서 지는 걸 싫어해요. 승부욕이 강해서 뭐든 시작했으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배틀그라운드를 하면서 일반 게임 우승을 하는 게 점점 쉬워지니 대회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대회는 경기가 일반 게임보다 훨씬 빡빡하고, 그만큼 재밌고, 이겼을 때 보상도 크잖아요.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보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습니다.

'사도' : 처음엔 크게 선수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시즌마다 상위 랭킹을 유지하면서 목표가 생겼어요.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도 점점 올라가면서 한 번 높은 곳에 올라 가보고 싶다, 게임의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선수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Q 다들 열의가 대단한데, 네 분이 모이게 된 고스트 창단 과정이 궁금해요.

'로자르' : 제가 꾸린 팀이니까 아무래도 제가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배틀그라운드를 계속 플레이하는데, 일반 게임이 지겨워져서 스쿼드를 꾸려 대회에 도전하려고 했죠. 첫 번째로 짠 스쿼드가 뿔뿔이 흩어지고, 다시 스쿼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사람은 '임샤크'였어요. 멸망전 때부터 주시하고 있다가 데려왔는데 같이 해보니 정말 '물건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음은 '뮤즈'가 속해있던 4ten 스쿼드가 해체됐다는 소식을 듣고 방송에 찾아가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죠. 그리고 마지막 멤버는 원래 '도라'님이었는데 사정이 생겨 팀을 탈퇴했고, APL 예선 직전에 '사도'형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Q 예선에 비해 본선에서의 활약이 부족해서 '예선 여포'라는 별명이 있어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샤크' : 맘에 들어요. 어찌 됐든 예선을 뚫고 본선 경기를 치러야 파이널 경기까지 치를 수 있잖아요. 제일 중요한 건 파이널이기 때문에, 예선을 잘 뚫는 것도 실력이 아닐까요. 또 저희가 예선에서 한 번만 잘한 게 아니라 꾸준히 잘하고 있는데, 그것도 역시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결과는 파이널 경기에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뮤즈' : 저도 좋아요. 별명이 있는 것 자체가 팬분들이 저희한테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로자르' : 솔직히 본선에서 보여드린 게 없긴 해요. 그래도 예선에서라도 눈에 띄면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선, 본선 모두 조용해서 색깔이 전혀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Q 아프리카 고스트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도' : 여러 스쿼드를 거쳐왔는데, 개인 피지컬은 고스트가 최고인 것 같아요. 대부분 솔로 모드를 위주로 하던 친구들이라 그런가. 그런데 급조된 팀이기도 하고, 다들 개인 방송 일정이 있다 보니 스쿼드 연습이 많이 부족해요. 가끔 대회에서 똘똘 뭉칠 때는 정말 좋은 시너지가 나오고 높은 성적을 내는데, 보통 예선에서만 그런 상황이 나오고 있어요. 보통은 전략이나 호흡이 부족해서 피지컬 포텐셜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죠. 연습으로 이 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로자르' : 부족한 연습량에 대해선 저도 동의해요. APL 본선을 두 번 치르면서 느낀 건데, 다른 팀들이 점점 강해지는 반면 저희는 멈춰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개인 방송을 줄이고 연습을 늘리겠습니다.


Q 그러고보니 다들 개인 방송이 있어 연습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보통 연습은 어떻게 하시나요?

'로자르' : 대부분 스크림으로 연습을 해요. 스크림은 있는 대로 모두 신청하고 있고, 개인 일정으로 참가가 어려운 멤버가 있으면 대타를 구해서라도 참가하려 해요. 스크림을 하게 되면 하루 6시간 정도 연습하는 것 같아요.



Q 배틀그라운드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많은 분이 궁금해해요. 팬들과 소통하는 BJ로서 '배린이' 유저분들께 팁을 준다면?

'로자르' : 먼저 솔로 모드로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1:1 연습을 한 다음에, 어느 정도 숙련이 되면 1인 스쿼드 모드를 하는 걸 추천해요. 한 번에 적이 많아서 에임 연습에도 좋고, 다수의 적을 상대로 싸우는 연습을 하면 ‘치킨’을 먹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뮤즈' : 일단 경험으로 직접 알아가는 게 중요해요. 반동 제어나 총소리로 적을 찾는 법 등 기초적인 건 게임량을 늘리면서 스스로 습득하면 돼요. 그런데 혼자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땐 도움이 필요하겠죠. 그땐 잘하는 분들의 개인 방송을 보면서 본인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어떻게 넘기는지 보면 돼요. 저도 처음 배틀그라운드를 시작할 때 개인 방송을 정말 많이 봤어요.

'로자르' : 맞아요. 양으로 되지 않는 부분은 개인 방송 등을 보면서 질적으로 보완하는 게 좋아요. 공부할 때 인터넷 강의를 보듯이, 배틀그라운드를 잘 하려면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보면 돼요. 특히 배틀그라운드 방송은 저희 팀원들이 플레이하는 솔로 모드 방송을 보시면 됩니다(웃음).

'사도' : 배틀그라운드 우승을 위해서는 사격 실력도 중요하지만 판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리는 게 중요해요. 또 그걸 벗어나는 변수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구요. 배틀그라운드는 생각과 전략의 싸움입니다.

'임샤크' : '사도'형 말처럼 배틀그라운드도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만큼 많은 생각을 해야 해요. 항상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친구들과 같이하는 스쿼드 모드에선 팀워크를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해요. 포커싱이나 백업 같은 게 개인의 사격 실력보다 훨씬 중요하니까요.


Q 지금 대회에 사용되는 전용 클라이언트에는 레드존이 없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샤크' : 저는 레드존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변수 차이가 굉장히 커요. 간단한 예를 들자면 시가전에서 발소리가 정말 중요한데, 레드 존이 있으면 폭격 소리에 묻혀버리겠죠. 이거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변수가 나올 텐데, 위치 선정이나 지형, 건물 등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줄 거에요. 그러면 당연히 대회도 훨씬 재밌어지겠죠.

'사도' : 저도 있는 게 좋아요. 지금 대회 클라이언트는 한 번 자리만 잘 잡으면 상위권까지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어요. 반대로 안전 구역이 계속 반대편에 생성되면 상위권 진입이 어렵죠. 만약 레드 존이 있으면 이런 상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거에요.

'로자르' : 대회라고 레드 존이 없을 필요는 없죠. 레드 존이 있으면 판이 완전히 바뀔 거에요. 레드 존으로 들어가는 사람, 레드 존에서 죽는 사람 등 지금보다 많은 상황이 나오겠죠.

'뮤즈' : 범위만 좀 바꾸면 될 것 같아요. 보통 일반 게임을 하면 레드 존이 중앙 쪽에 쏠려있고 또 비슷한 곳에 계속 생성되는데, 이걸 다양하게 떨어지도록 조정을 하고 대회에 적용하면 좋겠네요.



Q 최근 배틀그라운드 정식 버전이 발매됐는데, 플레이는 많이 해보셨나요?

'임샤크' : 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미리마 맵이 정말 재미가 없네요. '고인물 스텝'이 없어진 건 정말 좋아요. 고수들은 무조건 시야 싸움인데, '고인물 스텝'을 쓰면 바닥을 기면서 일어선 상태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잖아요. 이건 정말 있으면 안 돼요.

'사도' : 정식 버전은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바꾼 것 같아 조금 불편해요. 예를 들면 팀원 체력 표시나 지도 상 핑 등의 인터페이스들이요. 또 영점 조절이 바뀐 게 조금 아쉬워요. 정식 버전에서는 8배율 스코프를 달고 줌을 한 상태에서만 영점 조절이 가능해졌잖아요.

'로자르' : 탄도학 변경은 잘 한 것 같아요. 일단 얼리액세스 버전보다 제 총이 잘 맞더라구요(웃음). 뭔가 더 현실적으로 바뀌게 됐달까, 쏘는 맛도 더 생겼고 먼 거리에서 적을 피할 기회가 늘어난 것 같아 좋아요. 그것도 그렇고,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좀 더 안전해진 것 같아요.


Q 앞으로 대회에도 정식 버전이 적용될 텐데, 어떨 것 같나요?

'사도' : 지금 대회에 참여 중인 스쿼드들에게는 손해겠죠. 다들 얼리액세스 버전에 익숙해진 상태라, 분명 어려워할 거에요.

'임샤크' : 저는 정식 버전 적용 일자만 확정해서 발표하면 같은 시간 동안 가지고 연습할 수 있으니까 크게 상관없다고 봐요.


Q 어느새 경기 시간이 다가오네요. 마지막 한 마디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사도' : 네이밍 스폰서 아프리카TV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뮤즈' : 부족한 연습량을 저희보다 팬분들이 많이 걱정해주세요. 항상 죄송한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방송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임샤크' : 지켜봐 주시는 팬분들께 실망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 APL 파이널까지 우승해서 굴엔터를 크게 키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로자르' : 팀장이지만 팀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없는 것 같아요. 네이밍 스폰까지 받는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 방송을 줄여서라도 고스트가 확실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성적이 부진해도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