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II의 래더(Ladder) 시스템을 계승한 디아블로 III의 경쟁 시스템 '시즌'은 2014년 8월 30일에 첫 시작을 알렸습니다. 1시즌은 역대 가장 긴 시즌으로, 5개월 동안 유지되다 2015년 2월 4일에 끝났습니다. 반면 2시즌은 2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종료됐죠. 이후 시즌 기간은 평균 3개월 정도로 자리 잡았고, 13시즌이 지난 2월 23일에 시작됐습니다.

시즌은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 콘텐츠입니다. 또, 시즌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보상 아이템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레벨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항상 재미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보통 시즌은 추가 업데이트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치를 통해 새로운 게임이 된 느낌을 받는다면, 처음부터 출발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운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번 13시즌에는 어떠한 추가점도 보이지 않아 플레이어들은 '재미없는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즌 보상만 획득하겠다는 반응과 함께, 디아블로 III의 차후 행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지난 시즌들은 어땠을까요? 각 시즌별 업데이트의 흐름을 짚어보고 디아블로 III의 패치 유형을 알아보겠습니다.


▲ 신규 콘텐츠 시즌을 발표하기 전, 사다리(Ladder) 사진을 게시한 디아블로 III 개발진


◆ 1시즌 (2014-08-30 ~ 2015-02-04)


1시즌은 디아블로 III 2.1 패치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습니다. 시즌 시스템 추가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웠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균열'과 '보물창고'를 선보였고 수많은 전설 아이템들이 재설계되었습니다. 전설 소모품 '라말라드니의 선물'이 추가된 것도 이때였죠. 직업별 밸런스 조정은 덤이었습니다.

1시즌만의 특징을 살펴볼까요? 첫 시즌에서 블리자드는 시즌 한정 전설 아이템을 12개나 도입했습니다. 해당 아이템들은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시즌 캐릭터들만 획득할 수 있으며, 시즌이 종료되면 모든 게임 모드에서 얻을 수 있는 전리품으로 전환되는 구조였죠. 당시 추가된 아이템은 '무자비', '프라이데르의 진노', '하시르의 사자궁', '복수의 바람', '신성한 수확도', '구름밟이' 등이 있습니다.

시즌 보상으로는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해진 정벌자의 투구, 어깨 방어구 형상변환 세트가 주어졌습니다. 당시 설명을 살펴보면 플레이어들은 각 시즌에서 훌륭한 새 방어구 변환 도안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다음 새 방어구 변환 도안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울까요?


◆ 2시즌 (2015-02-13 ~ 2015-04-05)


2시즌에서는 시즌 캐릭터만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전설 보석 '난해한 변화', '거침없는 보석', '용암 영양의 내장'이 등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직업별로 시즌 전용 전설 아이템이 하나씩 주어졌습니다. '보물 허리띠', '서사시의 끝', '알라이즈의 후광'은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이었고, 기존 직업 전용 전설 아이템에 고유한 전설 능력을 추가한 '자타공인의 용사', '궁도 장비', '맹독쑥 지팡이'도 있었죠.

1시즌에서 투구와 어깨 방어구 형상변환을 제공한 데 이어 2시즌에서는 신발과 바지 형상변환을 제공했습니다. 또, 새로운 시즌 보상인 깃발 모양, 깃발 무늬, 깃발 인장과 깃발 강조를 시즌 업적 점수에 따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 3시즌 (2015-04-10 ~ 2015-08-23)


2.2 패치와 함께 시작된 3시즌에는 여섯 부위로 구성된 세트 아이템 3종류 '부정한 정수', '황야의 분노', '델세르의 역작'이 추가되었습니다. 동시에 기존 세트 아이템들이 재설계됐고, 전설 보석, 무기, 반지 등에 15개의 새로운 전설 능력이 더해졌죠. 새로운 고블린 물렁아비, 금덩이 갑부, 눈엣가시 악당이 추가된 것도 이때입니다.

3시즌에서 시즌이 종료되기 전까지 시즌 전용으로만 제공된 새로운 전설 아이템은 전설 보석 '결빙석'과 '훼손 수호석'을 포함해 '황도궁의 흑요석 반지', '하울의 가호', '공력 보호대', '새끼 손가락', '랜슬러의 어리석음', '오싹한 무쇠띠', '망자의 유산' 등이 있습니다.

시즌 보상으로는 정벌자 형상변환 세트의 마지막 부위들과 함께 시즌 최초로 초상화 장식과 깃발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3시즌을 기점으로 블리자드는 초상화 장식을 꾸준히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 4시즌 (2015-08-28 ~ 2015-12-30)


4시즌은 2.3 패치와 함께했으며, 그만큼 다양한 업데이트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신규 지역 세체론의 폐허와 신규 유물 카나이의 함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작 재료 통일, 시험의 영역 삭제와 같은 편의성 증대 패치도 같이 이루어졌죠. 물론 새로운 전설 아이템과 세트 아이템이 추가되고, 기존 아이템에 있는 전설 능력 재설계도 진행됐습니다.

그중 시즌 전용 아이템만 보자면 전설 보석 '고통받는 자의 파멸'과 전설 아이템 '불명예의 유산', '신성한 멜빵', '악마의 최후', '사자의 발톱', '앙리의 쥐잡이', '파줄라의 불가능한 사슬'이 있습니다. 4시즌이 종료될 때까지는 시즌 캐릭터만 획득할 수 있었죠.

또, 이전까지 시즌 보상은 업적 점수에 따라 제공되었지만, 4시즌부터 시즌 여정 기능이 생겨 현재와 같은 구조로 자리 잡게 됩니다. 보상으로는 정벌자 형상변환 세트, 새로운 초상화와 함께 처음으로 애완동물이 제공되었습니다.


◆ 5시즌 (2016-01-15 ~ 2016-04-15)


5시즌에 이루어진 2.4 패치는 새로운 지역과 세트 던전, 개선된 세트 아이템과 50개가 넘는 새로운 전설 능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워낙 내용이 많아 모든 내용을 적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대신 시즌만의 변경점을 살펴보면 첫 번째 주요 변화는 게임에서 시즌 전용 아이템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시즌 참가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플레이어는 2.4 패치의 새 전설 아이템을 전리품으로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즌만의 특색은 남기기 위해, 시즌 여정의 특정 단계를 완료하면 주어지는 세트 아이템 특별 묶음 '히드리그의 선물'이 도입되었습니다.

시즌 전용 아이템이 사라지면서, 5시즌을 시작으로 향후 시즌의 다양한 꾸미기 보상 제공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보상의 종류는 새 시즌별로 번갈아 등장할 예정이며, 시즌 한정 초상화 장식과 정복자 형상변환 세트 외에 날개, 전용 깃발, 비전투 애완동물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5시즌은 허수아비 애완동물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시즌의 강력한 보상 중 하나가 5시즌에서 추가되었습니다. 이제 시즌 여정의 정복자 단계를 완료하면 한 시즌마다 보관함 탭 한 개(최대 4개까지 확장 가능)를 추가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플레이어들은 보관함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 6시즌 (2016-04-29 ~ 2016-07-22)


6시즌에는 다양한 종류의 꾸미기 아이템이 준비되었습니다. 성역에 흩어져 있는 이름을 가진 개체나 희귀 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형상변환 아이템과 신규 보물 고블린 '사육사 고블린'을 처치하고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애완동물들이 추가됐죠.

시즌 보상은 시즌 한정 초상화 장식과 형상변환 세트 외에도 두 번째 깃발 보상이 주어졌습니다.


◆ 7시즌 (2016-08-05 ~ 2016-10-14)


7시즌은 대규모 패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몇 가지 변화가 있었던 시즌입니다. 고행 XI-XIII 난이도가 추가되고, 신규 및 개편된 아이템들이 적용됐죠. 또, 다소 불균형했던 직업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즌 보상으로는 다시 애완동물을 제공했습니다.


◆ 8시즌 (2016-10-21 ~ 2016-12-30)


8시즌은 아무런 패치가 없었던 최초의 시즌입니다. 처음으로 시즌 보상 날개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유일한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이 시기에 있었던 블리즈컨 행사에서 20주년 행사나 신규 직업 강령술사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예고되었습니다.


◆ 9시즌 (2017-01-06 ~ 2017-03-17)


앞서 블리즈컨에서 예고했던대로, 9시즌에서는 디아블로 20주년 기념 패치 '트리스트럼의 어둠'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옛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익숙한 적들과 상징적인 아이템들, 그리고 다양한 시각적인 면과 소리들을 디아블로 III 엔진을 통해 만날 수 있었죠. '트리스트럼의 어둠' 이벤트는 2018년 1월에도 진행되었습니다.

9시즌과 함께한 2.4.3 패치에는 여러 전설 아이템과 세트 아이템이 개편되고, 몇 가지 새로운 아이템과 전설 능력도 추가되었습니다. 동시에 대균열 기능이 개편되면서 게임의 재미를 찾아주었습니다. 시즌 보상은 다시 애완동물이 등장하면서, 보상 순서가 애완동물-깃발-애완동물-날개 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10시즌 (2017-03-31 ~ 2017-06-23)


10시즌은 오랜만에 이루어지는 대규모 업데이트인 2.5 패치와 함께 진행됐습니다. 2.5 패치는 캐릭터당 최대 5개의 세팅을 저장할 수 있는 '무기고' 기능과 새로운 제작 재료 UI, 그리고 새로운 전설 등급 '원시 고대 아이템'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원시 고대 아이템은 고대 아이템보다 훨씬 더 희귀하며, 아이템의 전설 능력을 포함한 모든 속성에서 고대 아이템 기준으로 최대 능력치가 붙습니다. 캐릭터가 최소 대균열 70 단계를 완료한 이후부터 획득할 수 있고, 시즌의 경우 시즌마다 초기화됩니다. 원시 고대 아이템으로 인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세팅의 기준이 올라가면서 열성적인 플레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즐길 거리가 생겼습니다.


◆ 11시즌 (2017-07-20 ~ 2017-10-20)


11시즌은 한마디로 '강령술사의 시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즌 최초로 새로운 직업 강령술사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시즌에 참가했습니다. 30개가 넘는 새로운 강령술사 전용 전설 아이템이 추가되었으며, 고유의 테마를 갖고 있는 직업 전용 세트도 4개 추가되었죠.

하지만 강령술사를 제외한 나머지 직업에 대한 패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원성을 들었던 시즌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초기 강령술사는 다소 기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어 강령술사부터 패치가 시급하기도 했죠. 이에 따라 2.6.1 공개 테스트 서버에서 대규모 밸런스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시즌 소식보다 테스트 서버 소식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11시즌부터는 새로운 기능인 '도전 균열'이 추가되면서 기존과 비교해 시즌 출발이 수월해졌습니다. 시즌 기간 중 획득한 도전 균열 보관함 수령해 1레벨부터 핏빛 파편과 골드, 제작 재료를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빠른 레벨 업을 위한 새로운 전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12시즌 (2017-11-09 ~ 2018-02-11)


12시즌은 모든 직업 세트의 밸런스 변경 사항과 다양한 기술의 전체적인 위력 상향, 그리고 수많은 전설 아이템의 수치 조정을 포함한 2.6.1 패치가 적용된 후 진행됐습니다.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한층 더 다양해진 빌드의 조합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어디까지나 직업별 균형에 중점을 둔 패치였기 때문에 특별한 추가 콘텐츠는 없었지만, 디아블로 III 본연의 재미를 되찾아 준 업데이트로 평가되었습니다.

한편, 시즌에서 두 번째로 제공된 날개 보상 '피아클라-게아르'는 스코스글렌 최초의 드루이드로 알려져 있으며, 아이템 설명에서 '이 날개를 착용한 것을 드루이드에게 보여선 안 됩니다. 동족을 죽인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요.'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신규 직업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역대 시즌의 모습을 살펴본 결과, 비록 정복자 형상변환이나 추가 보관함 등 반복되는 구조도 있지만, 그동안 다양한 콘텐츠와 보상들이 지속해서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디아블로 III에 시즌 시스템이 도입된 지 3년의 세월이 지났고, 13시즌에 아무런 패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이제 점점 힘을 잃을 듯한 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6-7-8시즌의 공백기를 거쳐 새로운 콘텐츠들이 추가된 것을 보면,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아직 많이 남은 2018년의 새로운 디아블로 III 소식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