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진행되고 있는 GTR 2017 컨퍼런스의 두 번째 날에는 뉴블러드 엔터렉티브의 데이비드 오쉬리(David Oshry) 대표가 강단에 올라 자신이 만든 게임을 게이머들의 눈에 띌수 있도록 하는 몇가지 조언을 공유했다.

몇 주 전 유니티가 유나이트 오스틴 행사를 통해 발표한 것처럼, 이제 세상은 점점 코딩 없이도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쉬워졌지만, 때문에 수 많은 게임이 시장에 출시돼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는 더욱 힘든 일이 된 것도 사실이다.

강연을 맡은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발표에 앞서, 자신이 만든 게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게임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GTR 2017 컨퍼런스 첫날 진행된 크리스 라이트 대표의 '포지셔닝'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 이야기다. 그밖에 2017년을 살아가는 게임 개발자에게 필요한 '눈에 띄는 법'은 무엇이 있는지 그의 강연을 들어봤다.




▲ 데이비드 오쉬리(David Oshry) 뉴블러드 인터렉티브 대표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눈에 띄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게임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강연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이 어떤 타입인지,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 등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게 될 코어 유저층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의다. 그는 "모든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한다면, 아무도 즐기지 않는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코어 유저층에 대한 정의가 끝나면, 어떤 컨트롤러를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플랫폼으로 시작할 것인지 와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의를 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신의 게임을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게임들과 꾸준히 비교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내 게임이 어떤 게임과 닮았는지, 또 어떤 게임과는 다른지 계속 파악해 나가다 보면, 자신의 게임만의 특징을 찾아 포지셔닝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게임만의 특징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게임 내에 등장하는 아주 사소한 요소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그 예로 자신이 2013년에 발표한 '라이즈 오브 더 트라이어드'의 리부트 작품의 영상을 선보였다. 그는 "이 게임을 리부트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던 의미 없는 재장전 모션을 넣기로 결정했다. 요즘 여러 FPS게임들에서 우스꽝스러운 재장전 모션이 인기를 얻듯, 이 트레일러 또한 공개 후 많은 사람들의 댓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논란의 괴작, 하지만 관심(?)은 충분히 끌어냈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그저 돋보이기 위해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바로 2015년 출시된 게임 '헤이트리드'의 개발자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지도 않았으며, 무수히 많은 관심을 얻어낸 결과로 현재 세 번째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바로 이 사례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바로 처음 개발하는 게임을 로스리더(Loss leader,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처음 만드는 게임에 무조건 온 힘을 다 쏟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첫 번째 게임이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당연히 없다"며, "가능한 개발을 즐기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러가지 획기적인 일도 저질러보자. 많은 시간을 쏟으라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스튜디오의 명성을 어느정도 쌓은 다음 진짜 원하는 것을 만들어도 늦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게임이 범람하고 있는 2017년에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마케팅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소비자가 스스로 해석하기를 바란다면 이미 늦고 만다는 것이다.

그는 명확한 메시지의 필요성을 몇가지 게임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듀크뉴켐 개발사 3D렐름이 2016년 출시한 밤셸(Bombshell)은 발표 당시에 정확한 메시지 없이 트레일러만 공개되었다.

이 트레일러를 본 게이머와 매체들은 너도나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디아블로'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실제로 게임이 출시됐을 때 탑다운 액션 슈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큰 실망을 하고 게임에서 돌아섰다. 3D렐름은 처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것이 잘못 된 메시지를 게이머들에게 심어주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스트레이프(Strafe)'라는 게임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해당 게임이 처음 킥스타터를 시작했을 때, 트레일러를 본 게이머와 매체들은 '퀘이크'와 같은 레트로 FPS 게임이 재림하는줄만 알았다. 하지만, 정작 게임은 로그라이크 방식이었으며, 스트레이프 개발자들도 킥스타터 곳곳에 '로그라이크'라고 정확히 명시했다. 하지만, 첫 트레일러를 통해 사람들에게 심어진 인식은 변하지 않았고, 또 다시 게임이 출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실망하게 되었다.

이어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성공적인 메시지 전달의 사례로 자신의 게임 '더스크'의 사례를 소개했다. '더스크'는 90년대 흥행했던 레트로 FPS의 정신적 계승작으로, 그는 트레일러에서 '퀘이크', '헥센', '헤러틱' 등등 고전 FPS 게임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 결과, 게이머들은 괜한 오해 없이 게임을 기대할 수 있었고, 매체들 또한 마찬가지로 직설적으로 기사화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게임에 대해서도 정의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도 쌓았으며,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 반은 온 셈이다.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이어 투자자들의 눈에 띌 수 있는 몇가지 조언을 설명해 나갔다.

우선, 퍼블리셔나 투자자들을 찾아가 게임에 대해 피치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현재 자신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확실한 결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 뒤에 자신에게 필요한 이들을 찾아 피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하지만, 명심할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게임이 먼저고 트레일러는 그 다음"이라고 말하며, 피치를 할 때 꼭 플레이 가능한 빌드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지 않고 투자를 결정할 투자자는 거의 없다는 것의 그의 입장이다.

그는 이어 "특히 2017년 현재이기 떄문에 이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실제 게임이 트레일러가 게이머들에게 부여한 기대감을 따라가지 못하면, 계속 그렇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커져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PR 또한 게임을 돋보이게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 운영, 소셜 미디어, 포럼 등 유저들과 접촉하는 모든 활동이 다 PR"이라며,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유능한 PR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인디 바닥에서 만난 인맥은 그 한계가 있다. 온갖 방법을 사용해도 게임 매체 기자들이 이메일을 잘 열어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며, 다시 한번 전문 PR 인력의 중요성을 다시 언급했다.

▲ "'디스코드'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커뮤니티의 중요성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커뮤니티를 만들면 이를 통해 테스터를 얻을 수 있고, 테스터는 곧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뮤니티에 헌신적인 이들의 피드백을 통해 게임을 개발해 나가면 훨씬 더 탄탄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또한 "디스코드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정말 좋은 도구이자, 유니티나 언리얼처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데이비드 오쉬리 대표는 "2017년에는 탄탄한 게임을 만들지 못할 핑계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을 만들기는 쉬워졌지만, 게임을 알리는 것은 훨씬 어려워졌다. 위에서 설명한 이야기는 단지 시작일 뿐, 출시 이후에는 경주만이 남아있다. 항상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는 마음으로 성공을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