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도 젠지의 완승이었다. 하체 캐리로 끝났던 지난 세트와 달리 '비디디-클리드'가 꺼낸 아칼리-리 신의 상체 힘이 돋보인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초반 1세트와 정반대의 사고가 터졌다. '미키' 손영민의 세트가 이른 타이밍에 봇을 찔러 '트리거' 김의주의 오공에게 더블 킬을 먹인 것. 그러나 젠지는 꿈쩍도 않고 곧바로 이를 만회한 후 역전까지 연결시켰다. 정복자를 들고 무난하게 성장한 '비디디' 곽보성의 아칼리가 올린 2킬을 시작으로 젠지가 두 번의 대규모 교전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단숨에 큰 격차가 벌어졌다.

설해원 프린스의 기세는 좋았으나 실속은 없었다.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나 이를 노련함으로 가볍게 흘리는 젠지 앞에서 별다른 득점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되려 젠지의 상체가 영리하게 득점을 이어가며 역전의 기회조차 내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23분경 참다 못한 설해원 프린스가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을 걸었는데, 0킬 3데스로 허무하게 대패하며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바론 버프를 두르고 적진으로 향한 젠지가 설해원 프린스를 사방에서 압박했다. 설해원 프린스가 모든 힘을 짜내 '비디디'의 아칼리를 잡아냈으나,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교전에서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드러나며 설해원 프린스의 넥서스가 파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