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되니까 세게 하자"는 말이 선수들을 바꿨다.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2경기에 기적이 펼쳐졌다. 세트 성적 0승 4패로 꼴찌에 있던 프레딧 브리온이 월드 챔피언 DWG KIA를 2:0으로 눕혔다.

최우범 감독의 팀이 벌써 일을 낸 것이다. 그러나 최우범 감독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돌렸다. 다음은 승장 최우범 감독과의 인터뷰다.


Q. 기적이 일어났다.

그렇다(웃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대가 너무 강해서 이긴다는 생각은 없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재미있고 끈적한 경기를 보여주자고, 그렇게 접근했다. 2:0 스코어는 물론이고 예상치 못하게 경기력까지 좋아 정말 행복한 날이다.


Q. 승리 요인은 무엇일까? 포인트를 짚어달라.

부족한 라이너들이 있다고 판단했고, 개개인에게 코치들을 붙여가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우리 권지민, 이승후 코치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피드백 이후 시간에 이승후 코치가 탑 '호야' 선수를 전담했다. 권지민 코치는 '라바' 선수를 데리고 늦게까지 세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두 코치 모두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Q. 오늘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했나? 사전에 준비된 부분들이 있는지?

아무래도 체급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글 저격 밴을 했고, 개인적으로는 이득을 많이 가져왔다고 본다. 그리고 상대보다 게임하기 편하게 조합을 맞췄다. 소위 말하는 난이도가 쉬운 조합을 준비했다.


Q. 지난 주는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길 만한 경기력이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선수들이 너무 조급한 느낌이었다. 평소 하던 대로 하자, 우리는 잃을 게 없는데 왜 급하게 하느냐,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많이 전했다.


Q. '라바'가 한 주 만에 괄목상대했다. 감독님이 멘탈적으로도 도움을 줬을 것 같은데?

이틀 전에 선수들 전원과 상담을 했다. 내가 항상 추구하는 건 '죽어도 되니까 세게 하자'다. 강조한 부분은 한 가지였고, 연습 방법에 고칠 부분들이 있어서 그쪽으로도 케어를 해줬다.


Q. '헤나-딜라이트'를 향한 평가가 칭찬 일색이다.

기대치 이상으로 해주는 건 사실이다. '헤나' 선수가 참 놀랍다. 경험치 버리지 말기, 집 타이밍 잡기 등 정말 세세한 거 하나까지 피드백을 하면서 수정했다. 좀 세게 피드백을 한 편인데, 다 수용하면서 빠르게 고치더라. 대부분 선수들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헤나'는 아니다.

워낙 신인 선수라 이전에는 코칭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때가 묻지 않은 선수다. 지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두 가지다. 팀에 따라 너무 끌려다니지 말 것, 성장에 신경 쓸 것. 이해력이 좋아 습득이 참 빠르다.


Q. 조심스럽긴 하지만 스크림 경기력은 어떠한가?

팀이 처음 꾸려졌을 때 스크림 성적은 기대를 전혀 안 했다. 모두가 꼴찌를 예상하지 않았나. 어떤 방송을 보면 다 긁어본 선수들이라고 하더라. 슬프기도 했지만, 내가 안 만져본 친구들이니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스크림은 처음부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중간에 약간 안 좋았던 적도 있는데, 최근 상담하고 나서 선수들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Q. '엄티'는 감코진을 MVP로 꼽았다.

'엄티' 선수가 사회 생활을 잘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너무 감사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코치와 선수들에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이름이 알려져 있고 커리어가 있다. 그러나 우리 코치진과 선수들은 아니다. 빛을 봤으면 좋겠다.


Q.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꼴등을 하지 않는 게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1승을 빨리해서 다행이긴 하다. 장기적으로는 6강 안에 드는 것이고, 몇 시즌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롤드컵 진출을 최종으로 두고 있다.


Q. 최우범의 팀은 어떤 팀으로 정의해야 할까?

한타의 팀. 지금까지 패배한 경기들도 많이 불리했는데, 한타에서 비비고 비볐다. 한타 구도를 잘 잡도록 노력 중이다.


Q. 다음 경기는 농심 레드포스다.

항상 누구를 만나든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당일 픽밴과 컨디션이 승패를 좌우할 것 같다.


Q. 오늘 경기로 팬들의 관심이 늘었을 것 같다.

아직 팬이 많이 없다. 오늘 경기로 생길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좋게 봐주시고 많은 응원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