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북미 법인은 지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유니티 컨퍼런스 '유나이트LA'에 참석해, '스톤에이지 비긴즈'를 내년에 북미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톤에이지'는 한국에서도 초반 성적이 상당히 좋았고 게임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홍콩과 대만에서도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흥행을 거둔 타이틀이다. 그런데 이런 원시시대 컨셉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과연 북미 시장에서도 통할까?

이에 대해 넷마블 북미법인 심철민 대표는 자신 있게 "그렇다" 고 대답했다. 과거에는 서양 게이머가 선호하는 그래픽 디자인과 동양 유저가 좋아하는 그래픽 디자인이 나뉘었는데, 최근에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서구 유저들도 동양적인 스타일에 대해 더욱 더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UI나 성장 시스템 등에서는 어느 정도의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심철민 법인장의 의견이다. 그래서 북미 시장에는 '스톤에이지'가 아닌 현지화 작업을 거치며 다소 변경된 '스톤에이지 비긴즈'가 출시된다.

그가 생각하는 '스톤에이지 비긴즈'의 경쟁력, 시스템 측면에서 변경되는 부분, 북미 시장에 적용할 과금 정책 등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염두하고 있는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넷마블 북미법인 심철민 대표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넷마블 북미법인 법인장 심철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넷마블에 2002년에 입사했어요. 넷마블 초기에 입사해서 잠시 KT에 있다가 2009년에 다시 넷마블에 복귀했고요. 2012년도 가을에 북미 법인이 설립될 때 넘어왔습니다.

처음에 북미법인에 왔을 때는 기술 담당이었어요. 넷마블에 있을 때 게임포탈 쪽에 서비스 기획을 했고요. 원래 넷마블은 샌프란시스코에 먼저 설립되었고요. 이후에 LA에서 별도로 운영되다가 LA로 통합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인력만이 넘어왔는데, 현지 인력을 채용하면서 현재는 3~40명 정도 됩니다.


Q. 넷마블 북미 지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북미 시장에 대해 정말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면서 잘하고 있다는 미국 게임사들이 어떻게 게임을 만들어서 런칭하고 마케팅을 하는지 배웠죠. 저희도 많은 자사게임을 테스트 런칭으로 유저들에게 선보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마블퓨처파이트'를 출시해 미국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마블퓨처파이트'는 앱스토어 북미 매출 순위 60위권에 있으며,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는 20위권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흥행했으며 서구 시장에서도 잘 하고 있는, 동서양에서 모두 성적이 좋은 게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움과 경험의 축적을 토대로 '스톤에이지 비긴즈' 역시 서구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런칭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스톤에이지 비긴즈'가 한국에서 출시되었던 '스톤에이지'와 같은 타이틀인가요?

게임 비주얼이나 기본적인 게임 방향은 동일하고요. 다만, 아시아 유저들이 선호하는 게임성과 서구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성이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웨스턴 빌드는 좀 다르게 가려고 하고요. 이름도 '스톤에이지 비긴즈'로 정했습니다.


Q. '스톤에이지'와 '스톤에이지 비긴즈', 어떤 점에서 차이점을 두었나요?

아시아 유저들이 즐기는 RPG와 서구 유저들이 즐기는 RPG에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성장시스템에 대한 이해도에도 차이가 있고요. 예를 들면 아시아 유저의 경우 전투 매커니즘이 복잡하고 어려워도 금방 적응하고 따라오는데 서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을 간소화했고요.

성장시스템은 아시아 유저들은 플레이 타임이 서구 유저보다 많습니다. 아시아 유저들은 자동 전투로 인해 플레이 타임이 장시간인 반면, 서구 유저들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성장스피드나 이런 부분에서도 다소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공룡을 수집하거나 맘모스 등 석기시대 캐릭터를 수집하는 건 서구 유저들에게도 수용도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서부 유저들에게 실제 보여주었을 때도 '수집하고 싶다'라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트 스타일은 수요도가 있다고 보여지는데, RPG 전투 매커닉이나 성장 시스템에서는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Q. 유나이트 행사에 넷마블이 참석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참석하게 되었나요?

많은 게임이 개발되고 있는데 유니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니티와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죠. 기술 지원도 받고 있고 저희 게임개발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마침 '유나이트LA' 행사가 있다고 들었고, 북미 분들에게 저희 게임을 소개해드리고 알릴 겸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Q. 넷마블이 개발중인 게임이 여러 개인데, 그 중 스톤에이지를 북미에 출시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톤에이지' IP는 아시아권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억 명 이상이 PC 버전으로 플레이를 했었죠. 아시아에서는 굉장히 탄탄한 IP에요. 앞서 이야기했든 이런 비주얼 스타일은 서구 유저들이 원하는 스타일에요. 시스템만 서구화를 잘 한다면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현재 미국에서 턴제RPG가 주류화 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쯤에 런칭하면 시장 성격과도 잘 맞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Q. 북미 버전 '스톤에이지 비긴즈'는 북미지사에서 개발하고 있나요?

넷마블 엔투 스튜디오라는 자회사에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서구화 해야 할 지에 대해 프로덕션 단계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운영이나 소셜미디어 관리 등에서 한국과 같이 협력을 할 예정입니다.


Q. 게임 시스템이 서구형에 맞게 다소 변형되었다고 했는데, '서머너즈워'의 경우 원빌드로 한국, 북미에서 모두 흥행했습니다. 두 전략이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요?

저희 이야기를 드리면, 저희도 원빌드로도 런칭해 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게임을 테스트 런칭으로 진행해봤습니다. 그 결과 RPG 게임의 경우 아시아 유저와 서구 유저 플레이 패턴이 다르다는 걸 느꼈고, 아시아에서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국가별로 성향이 제각각이었습니다. 국가별 유저 성향이 다른데 하나의 게임으로 아우르는 건 힘들다고 느껴서 서구 빌드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Q. 한국은 신작 출시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데 북미에서는 어떠한 전략을 세우고 계신지?

서구 게임사가 하고 있는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이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다만 다른 게임들과 다른 점은 넷마블이 수 많은 지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넷마블은 지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동시 런칭을 보다 전략적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현지에 보다 최적화 된 마케팅 방식을 펼칠 수 있습니다.



Q. 과금이나 수익화 방식도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조금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가챠시스템의 경우에도 아시아에서 수용 가능한 가챠시스템과 서구에서 수용 가능한 시스템이 플레이 경험의 차이에 따라 수용의 범위가 다르다고 봅니다.

아시아 유저들은 완전 랜덤성에 대해서 그래도 수용하는 반면, 북미 유저들은 완전한 랜덤성보다는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의 랜덤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지화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스톤에이지'는 한국에서도 출시 초반에는 상당히 성적이 좋았고 게임에 대한 평가도 좋았습니다. 홍콩과 대만에서도 진출 1주일 만에 매출 1위를 달성했는데요. 북미 시장에서의 성적은 어떠할 거라고 보시나요?

정말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아시다시피 아시아 시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고요. 꼭 미국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스톤에이지 비긴즈'외에 북미 시장에 출시 예정작은 몇 종정도 인가요?

저희가 여러 개의 게임을 현재 개발하고 있는데요.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선을 넘어야 출시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각 게임들이 언제 그 조건을 충족할 지는 저로서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시장이 현재 포화상태로 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냈고요. 이제는 북미시장에서 성과를 낼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Q. 2017년도 넷마블이 목표로 삼고 있는 바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아시아 게임사로서 서구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일본 게임사들이 성공을 거둔 케이스나 중국 게임사들이 잘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저는 한국 게임사로서 탑의 위치에 서겠다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내년도에 '스톤에이지 비긴즈 뿐만이 아니라 여러 도전적인 게임을 런칭하려고 합니다. 많이 지켜봐 주시고 글로벌 1위를 빠른 시일 내에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