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3 결승전 현장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신규 콘텐츠인 '카봇 애니메이션'(Carbot Animations) 스킨이 공개됐습니다. 두 해설의 이벤트 매치로 공개된 이번 스킨은 블리자드의 많은 콘텐츠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낸 '카봇 애니메이션'이 실제 인게임에 적용된 콘텐츠로,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게임 내 모든 콘텐츠가 변화하게 됩니다.

어느덧 한국 게이머들의 민속놀이급으로 자리 잡아가는 '스타크래프트'는 원래 사실적인 그래픽이 장점 중 하나였습니다. 상당히 세부적인 유닛 묘사와 연출, 그리고 애니메이션 등 당시에는 혁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죠. 그래픽이 리마스터 된 지금은 그대로 봐도 무난할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하던 게 원래 스타크래프트의 아트 및 애니메이션의 방향성이었습니다.

※ 촬영된 플레이 영상은 전부 '헤이지니' 음성팩도 함께 적용된 버전입니다.


더 귀여워진 리버가 보이십니까?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은 이와는 정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갑자기 귀여워지고, 아기자기해집니다. 뭔가 진지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볍게 변화하는 셈이죠. 그러면서 카봇 스킨이 적용된 애니메이션들도 유닛 및 건물의 컨셉을 잘 살렸습니다. 또한 유닛들의 크기도 실제 밸런스에 맞춰서 비슷한 크기로 적용되었기에 게임 플레이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진지한 느낌보다는 가벼운 느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느낌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만큼 카봇 애니메이션 역시 4K까지 지원하도록 입혀져 있으며, 캐릭터뿐 아니라 인터페이스까지 전부 다 '카봇'이 적용돼서 변화합니다. 심지어 공격 버튼이나 자원 아이콘, 인구 아이콘뿐 아니라 맵의 모습까지도 등 모든 부분이 카봇의 분위기에 맞춰서 바뀝니다.

또한 카봇 스킨으로 미션과 스토리를 진행할 시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각 영웅들도 카봇 애니메이션으로 바뀌는 세밀함까지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시네마틱 영상 연출은 저글링과 마린, 질럿이 영화관에서 시네마틱을 보고 있는 형태로 연출이 이뤄지죠. 참 개성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보니까 질럿 옆에 히드라도 있네요.


하지만 스킨은 역시 스킨인지라, 어색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귀여운 애니메이션과 달리 인게임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매우 진중한 편이라서, 이런 부분이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나마 괴성만 계속 나오는 저그나 프로토스의 로보틱스는 큰 거부감이 없이 익숙한 편입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조금 미묘한 느낌이고요. 게다가 인게임 아나운서도 원래는 매우 진중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가 많으니까 카봇하고는 어떻게 보면 좀 어울리지 않습니다. 스킨과 아나운서,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좀 동떨어진다는 느낌은 감출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블리자드 코리아가 이번에 공개한 유튜버 '헤이지니'의 목소리 아나운서 팩은 카봇 애니메이션을 겨냥해 만든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실제로도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과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의 분위기를 상쾌하게 바꿔줍니다.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은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접근성을 완전히 바꾸는 효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적인 묘사, 잔인한 표현은 삭제되었고 '징그럽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저그도 귀여울 뿐, 징그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아르타니스, 제라툴, 캐리건. 카봇다운 묘사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린이들도 좋아할 수 있고, 충분히 게임에 관심을 주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20년 전 열심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유저가 이제는 '아버지'가 되어 자녀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더욱더 민속놀이로서 다가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은 대회에서 이벤트 매치에 더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결승전에서 열린 해설들의 대회도 좋은 호응을 받았던 만큼, 프로게이머들이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으로 대결을 펼친다면 색다를 볼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벤트 매치'인만큼 서로 주 종족이 아닌 종족을 고르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죠.

오는 7월 10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은, 확실하게 게임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조금 독특한 스킨입니다. 자녀들과, 혹은 어린이들과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는 강력하게 추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또한 대회에서도 카봇 애니메이션 스킨으로 여러가지 연출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체크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