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1-08-2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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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첫 만남, 그리고 17년 후 용산을 가다!!

서성민(desk@inven.co.kr)
▷ 종합선물셋트를 기억하시나요?




기자의 유년기를 추억하게 하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종합선물셋트입니다. 사실 시중에 판매중인 과자들을 큰 상자에 담아서 판매했을 뿐인데 그때는 왠지 그 큰 상자를 하나 받으면 세상에 모든 과자를 다 받은 것마냥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상자. 기자에게 용산은 그런 종합선물셋트같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컴퓨터는 워낙 고가라서, 좀 살던 친구들 집에 있을까 말까했었고 많은 친구들이 콘솔게임에 열중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제는 기억에서 가물가물한 세가마크2로 부터 시작한 콘솔의 기억은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슈퍼패미컴으로 이어졌고, 신종게임 롬팩을 구입한 친구들에게는 그 어린 나이에도 나름의 로비를 하곤 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나는 기억입니다. 게임한번 해보겠다고 컵떡볶이를 사주곤 했거든요.



△ 어린시절부터 즐겨온 콘솔게임들.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용산은 세상의 모든 게임이 다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해본 혹은 아직 해보지 않은 심지어 이런 게임도 있어?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즐비했고, 터미널상가 주차장을 가로지르는 일명 '구름다리'를 건너면서부터는 게임나라에 도착한 듯한 환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흔히 말하시는 '용던'을 그때는 진짜 몸으로 느꼈었지요. 심지어 잘못 걸리면 롬팩을 사기 위해 모아서 가져온 돈을 뺏아가는 보스몹까지 존재했으니까요. 물론 제가 그랬다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 화장실을 갈 때는 꼭 두명 이상 같이 가야 했던 화장실의 추억. 아 물론 제 얘기는 아닙니다.


슈퍼패미컴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당시 상상할 수 없는 48MB 대용량 RPG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이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어져 빅히트를 기록하게 되죠.) 용산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먼저 사기위해 3일동안 방과후에 늘 용산으로 출퇴근했던 기억. 파이널판타지7 이 국내에 들어왔다고해서 용산으로 바로 달려가서 한달음에 구입 후 3일동안 밤을 새고 4일째 되던 날 밤, 패드를 붙잡고 잠이 든 기자를 깨우던 어머니의 그때 그 표정..



△ 당시 파이널판타지7은 정품이 17만원. 복사품이 10만원이었습니다. 정품을 사지 못하던 그때 그 시절..


용산은 기자에게는 특별한 추억의 공간이었습니다. 1994년 어느 늦은 오후 시작된 용산과의 인연.

17년이 지난 2011년 추억을 다시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여기가 용산? 잘못 내린 건 아니지?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용산으로 떠는 그 날은 정말 더.웠.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던가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지요. 용산역을 내려 룰루랄라 개찰구를 통과하자마자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아이파크 몰' 입니다. 용산역과 연결되어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다양한 장르의 쇼핑이 가능한 통합쇼핑몰이죠.



△ 용산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든 아이파크몰.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기억은 이때부터 혼선을 빚기 시작합니다.

"내 낡은 기억속에 용산은 뭔가 역에서 내리자마자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있었는데.. 이건 너무 친근하잖아.."

네. 그렇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변했습니다. 사람들이 용산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전자제품 쇼핑구간과 그 외에 다른 쇼핑도 할 수 있는 구간을 분리시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드디어 눈에 띤 컴퓨터 매장들!



△ 쇼핑몰답게 깔끔한 매장구성과 넓은 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어릴 때는 뭔가 무섭게 들렸던 "뭐 찾으세요?"가 이제는 그립게 느껴집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눈도 안마주치려고 앞만 보고 빨리 걸었을까요?

컴퓨터 매장들 뿐만 아니라 유년시절의 추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콘솔매장도 있습니다. 최신 콘솔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고, 중고거래도 가능합니다. 요즘은 어떤 게임이 나오고 있나 한번 해보면서 구경하다가 문득 발견한 슈퍼패미콤 알팩!!(포장이 없이 팩만 있는 중고품) 바로 어린시절 그 작은 손으로 패드잡고 몸을 움직이며 게임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 데..데어 랑그릿사라니!! 롬팩을 쥔 순간 기억은 과거로 떠나버립니다.


7층으로 올라가보니 사람크기의 건담이 눈에 보입니다. "이건 무슨 매니아(라고 쓰고 덕후라고 읽...)들을 위한 공간이야!" 라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린 시절 킹라이온, 콤바트라V, 메칸더V, 건담류를 조금이라도 가지고 놀았던 분들이라면 자신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 손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내면의 덕후력이 우주대폭발을 하는 신기한 경험이죠.



△ 건담과 에반게리온 사이에 우리의 에이스군도 보입니다! 죽으면 안돼! 에이스~!


또한 아이파크몰의 9층에는 한국 e-스포츠의 메카, e-Sports Stadium이 있습니다.



△ 용산을 보다 젋게 만드는 데 일조한 e-스포츠 경기장.


다양한 e스포츠 게임경기가 치뤄지는 곳이고, 현장에서 각종 이벤트도 진행하니 한번쯤 구경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치할 거 같지만 "하나 둘 셋!" OOO 파이팅!!" 소리도 한번 질러보세요!



△ TV로만 보던 경기장을 실제로 보면 기분이 새롭습니다. 오늘은 카트라이더 경기날!


정신을 차리고, 다시 컴퓨터 매장들을 돌아다니며, 물만난 고기처럼 유유자적 구경하는 와중에 조심스럽게 구경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컴퓨터를 사러왔다고 하는 친구들에게 용산의 이미지를 물어봤더니 정색하면서 "안좋죠" 라고 말합니다. 왜냐고 물어보니 악덕상인들에게 안좋은 기억이 있었다는 군요. 그런데도 왜 다시 용산을 왔냐고 하니, 용산말고는 딱히 컴퓨터 실제 시세나 이런 것들을 직접 볼만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린 친구들에게 이 곳말고 용산전자상가들에 대해서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저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습니다. 전혀 모른다는 대답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 흔쾌히 질문에 응해준 고마운 친구들. 멋진 포즈를 취해달라니 왠 옆모습을...



손님이 안오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용산하면 당연히 용산의 유명한 전자상가들을 떠올릴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용산은 아이파크 몰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전자상가들이 점점 인기를 잃어가는 이유도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곳에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통합쇼핑몰인 만큼 냉난방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그 안에서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기자가 용산으로 떠난 날처럼 폭염주의보가 내린 무더운 날에는 솔직히 작렬하는 태양을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지요. 이건 폭우가 내리는 한 여름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런 고객편의성에서 우수한 아이파크몰에 손님들이 모이는 것이겠죠.

두번째는 용산전자상가로 가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입니다. 단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용산역에서 전자상가로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안내가 안되어 있다는 거죠. 용산역에서 내려서 용산전자상가를 가려면 상당히 주변을 두리번 거려야 합니다. 사람들의 눈이 많이 가는 곳, 편하게 눈이 가는 곳에 전자상가로 이어질 수 있는 안내표지판같은 걸 배치해둔다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개찰구를 나와서 멀리 보이는 벽끝에 딸랑 하나 붙어있는 이정표. 초행길에는 힘듭니다.





▷ 용산 전자상가 일대 전체 지도를 보면서 떠납시다.



△ 각 상가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해당 상가 탐방기로 이어집니다. (출처. 다나와용산맵)


탐방기 순서는 터미널상가 → 나진12, 13동 (콘솔게임) → 선인상가 → 나진19, 20동 → 아이피아 → 나진17, 18동 → 먹자골목 → 원효전자상가 → 용산 전자랜드 입니다.



▷ 본격적인 용산나들이 시작~! 터미널 상가로 갑시다.






시원한 아이파크몰을 나와서 벽에 있는 안내문을 따라 용산 터미널 상가로 이동해봅니다. 용산역과 터미널 상가를 이어주는 통로는 예나 지금이나 같더군요.



△ 벽을 따라 이동하면 중간에 나오는 전자상가로의 이동통로. 여기 역시 별도의 이정표가 없습니다.


뭔가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런 금속재질 특유의 발자국소리가 정겹게 느껴집니다. 터미널 상가는 용산에 도착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곳이었습니다. 마치 지금의 아이파크몰같은 그런 위치였죠. 그때는 제일 접근성이 좋은 위치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터미널 상가에서 구입하곤 했습니다. 용산하면 늘 따라오는 전설의 짤방도 이 터미널 상가에서 나온 일이죠.



△ 용산의 이미지를 단박에 떨어뜨린 뉴스보도. 그 어떤 상황이더라도 이건 잘못된 것입니다.


통로를 거쳐서 오게되면 터미널상가의 3층에 도착합니다. 터미널상가 3층은 조립PC 및 각종 보조장치, 카메라들을 판매하는 점포들로 가득합니다. 추천견적별로 조립PC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구입문의를 하셔도 되고, 각종 보조장치를 구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터미널 상가에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하드디스크 업체중에 하나인 웨스턴디지털(WD)의 AS센터가 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 문제로 자주 방문하게 되는 곳입니다.



△ 3층에서는 데스크톱, 노트북, 콘솔까지 다양한 종류의 하드웨어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2층에는 노트북과 관련된 매장들, 특히 쇼룸형식을 띠고 있는 매장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판매보다는 홍보에 치중해있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직원들의 응대 역시 부담을 주지않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노트북같은 경우는 완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고, 개별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데스크톱에 비해서 제한적이기 때문에 직접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2층에서는 각종 브랜드의 노트북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매장들이 많습니다.


또한 DSLR에 사용할 수 있는 렌즈들을 판매하는 카메라 매장도 있습니다. 제 팔길이만한 렌즈는 태어나서 처음봤습니다. 저 크고 무거운 것을 어떻게 들고 사진을 찍을까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 엄청난 수의 렌즈들과 크기도, 무게도, 가격도 기자를 깜짝놀라게 한 괴물렌즈. 누..누구냐 넌..


터미널 상가의 2층의 구름다리 통로를 사용하면 외부로 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1층에도 건물출입구가 있지만 주차장을 가로질러야 하므로 구름다리를 이용해줍니다.



△ 놀이동산보다 더 떨렸던 구름다리. 이 다리를 건너면 게임나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름다리를 건너서 계단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오면 왼편에 제일 먼저 보이는 지하로 내려가는 비탈길형태의 통로가 있습니다. 입구에 거대한 간판이 말해주듯 콘솔과 관련된 매장들로 가득한 나진상가 12, 13동이고, 여기가 바로 가장 먼저 만나는 용산의 전문상가입니다.



△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용산나들이. 반가운 콘솔부터 시작입니다.


초입에는 대부분 휴대폰 매장들로 가득해서 호객행위가 빈번하지만 쿨하게 앞만보고 걸어가주시면 되겠습니다.



△ 앞만 보고 걸으면 됩니다. 옆을 보는 순간 잡힙니다. (출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나진12, 13동은 큰 통로로 이루어져있고, 중간중간에 연결통로가 있는 사다리형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중간정도까지 가면 콘솔게임의 명소답게 플레이스테이션 체험관과 철권체험관이 우리를 반깁니다.



△ 콘솔전문상가답게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체험관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소니의 모션인식 기술인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직접 해볼 수 있어서 각 기기별 모션인식 기술의 진행상황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 실제 자동차를 탄 듯한 느낌을 주는 그란투리스모와 3D입체게임까지 다양한 컨셉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철권체험관은 철권프로게임단 나진e-mFire팀의 베이스이기도 합니다.자체적으로 소규모 대회를 열 수 있는 수준이고, 실제로 9~10월정도부터는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고교시절 동네 오락실의 메인스트림이었던 기자 역시 가볍게 한판했죠. 결과는...



△ 철권체험관은 대회를 열 수 있도록 셋팅되어있고 가운데 설치된 프로젝터로 실황중계도 가능합니다.


나진12, 13동을 구경하다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이곳은 어디지....



△ 두꺼비 "할인" 매장! 게임의 "모든 것!"




△ 하지만 입구는 참으로 들어가기 두려운 탐험을 하는 기분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위층에서 봤던 것은 빙산의 일각. 여기가 진정한 콘솔 게임의 메카입니다. 전 후 좌 우 모두 콘솔게임으로 뒤덮여있습니다. 각 콘솔게임기 및 타이틀의 중고거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니 콘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정도 구경해봄직 합니다.



△ 콘솔 게임은 여기에 다 모였다! 고전게임기부터 최신게임기까지 한눈에 다 볼 수 있습니다.



△ 어렵다... 비싸지도 않은데, 싸지도 않은 적절한 가격이란 말인가요!


처음부터 너무 오랜 시간을 빼앗겼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빠르게 무브무브!! 나진 12,13 동 입구에서 오르막길을 살짝 올라오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신호등에 대기하게 됩니다. 여기를 건너면 이제 드디어 컴퓨터와 관련된 전문상가가 등장하게 되죠. 그전에 엇?! 눈에 익은 패스트푸드점입니다. 바로 그 유명한 용산의 롯데리아!



△ 원래 1층이었지만 리모델링을 하면서 2층으로 올라간 롯데리아! 반갑다!!



손님에게 제발 가격을 묻지마세요!


용산의 롯데리아는 용산의 모든 전자상가의 중심에 있어서 이동의 기준점으로서의 역할과 마땅한 먹을거리가 없는 용산에서 가볍게 식사하는 음식점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왔습니다. 그리고 근거없는 낭설로 유명하죠. 이는 용산의 기본적인 태도를 비꼬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용산의 대부분의 점포들은 손님에게 금액을 묻는 선제시 방식을 사용합니다. 가장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입니다. 가격대를 알아보기 위해 묻는 손님에게 역으로 가격을 물어봄으로써, 판매하는 금액과의 차이도 바로 알아보고, 할인을 어느정도 해줄 지 바로 계산이 가능한 시스템이죠. 즉, 자신들은 마진을 남겨서 이익을 보고 손님에게는 대범하게 할인해주는 것처럼 해서 서로 기분좋게 윈-윈하는 교묘한 방식입니다.



△ "손님 그렇게는 힘들어요." 라고 대답할 기세. (물론 사실과 다릅니다. 친절해요!)


문제는 이런 방식이 굉장히 고압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들어보면 기분이 나쁜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낭설이 바로 롯데리아에 가서 햄버거를 시키면 종업원이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라고 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모든 점포의 가격이 같은 롯데리아에서까지 저렇게 묻는다는 말이 나왔을까요.








▷ 용산의 3대 컴퓨터 상가중에 처음 만나는 그 곳. 선인상가를 찾아서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바로 보이는 이 간판!! 도깨비상가입니다. 나진 12,13동과 쌍벽을 이루는 콘솔전문상가입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없는 게 없다고해서 붙어진 이름인데 요즘은 예전같지는 않은 듯 하네요..



△ 그래도 콘솔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 군데군데 눈에 보입니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중간중간에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듯 태블릿관련 악세서리들을 판매하는 전문판매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냥 갈 수 없어서 태블릿 전용펜을 하나 구입!! 낙서도 좀 해주고, 인벤가족분들께 메시지도 하나 남겨봅니다.



△ 태블릿 전용펜으로 메시지 하나 남깁니다. 모두 Go! Go! 용산-!!


자자 이제 다 왔습니다. 용산 3대 전문상가중에 하나인 선인상가에 도착했습니다. 선인상가는 용산역으로부터도 가깝고 신용산역으로부터도 가까운 좋은 위치여서 예로부터 컴퓨터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습니다.



△ 넓은 앞마당(?)에서는 주말마다 각종 이벤트가 열립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레이저 마우스가 눈에 보이네요.


선인상가는 일반적인 컴퓨터 부품 및 조립PC를 판매하는 매장들과 수리 및 중고매매가 이루어지는 매장들이 특정한 구역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습니다.



△ 컴퓨터 전문상가답게 각종 제품들을 구경하느라 눈이 호강합니다.


특히, 이런 수리 및 중고매매가 이루어지는 매장들을 통칭 '북간도'라고 부르는 데 흥정을 통한 가격유동성도 크고, 의외로 득템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서 매니아들의 발걸음이 잦습니다.



△ 뭔가 동떨어진 지역이라 접근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지도상에 진하게 표시된 부분)


북간도는 선인상가 초창기 시절 점포도 없고, 소비자들의 발길도 없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때는 시베리아라고 불리기도 했죠. 수리 및 중고거래에 특화된 매장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특색있는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 뭔가 대형액션활극이 펼쳐질 것 같은 북간도의 입구. 중고거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인상가는 가운데가 비어있는 삼각형 모양의 건물인데, 각 점포의 호수가 일정한 방향으로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서 호수만 알고 찾기에는 정말 어렵습니다. 길을 잃기 딱 좋은 건물이죠. 그렇기 때문에 선인상가에서는 본인의 공간지각능력을 믿지말고 호수가 적혀있는 안내도를 빨리 찾도록 하세요. 무작정 걷다가는 마치 미로에 빠진 것처럼 빙빙돌게 됩니다.



△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마우스를 직접 만져보고 그립감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거리상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평일에도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고 다양한 영역의 다양한 PC부품들을 구경도 하고 구입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아이디어상품들이나 튜닝과 관련된 점포들도 있으니 최근의 동향이나 추세를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수냉쿨링을 직접 시연해놓은 모습. 실제로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본인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솟아납니다.


선인상가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면 가까운 곳에 용산 최대의 전자상가인 나진상가가 있습니다.







△ 북간도와 인접해있는 곳이 나진상가 19, 20동입니다.


선인상가와 근접한 나진상가는 19, 20동. 각종 모니터와 중고제품들의 거래가 활발한 곳입니다. 특히, 나진상가 19동과 20동은 돔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내부에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오픈형 벼룩시장이 아닌 실제 상인들이 참여해서 판매하는 이름만 벼룩시장인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호응도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고, 아직 용산의 안좋은 상술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구입하실 때는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 구입할 때는 돌다리도 10번 두드리고 건너는 심정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지워지지 않는 그 이름, 용팔이.


용산에서 지스킬 메모리를 저렴하게 구입한 고등학생 A군은 신나게 집으로 달려와 컴퓨터를 열었다. 기존의 메모리를 빼고 새로운 메모리를 조심스레 꼽는다.



△ 보기만해도 고급스러운 지스킬 메모리를 저렴하게 구입한다면? 저라도 신나서 달려올 겁니다!


"딸깍"

익숙하고 경쾌한 메모리 체결음에 만족해하며, 전원버튼을 누른다.

어?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왜 이러지? 잘못 꼽았나? 다시 뽑았다가 껴본다.
그래도 들어오지 않는 전원. 난감하다. 혹시 교체하는 과정에서 보드에 문제가 생긴건가?
기존의 램을 꼽아본다. 정상동작하는 야속한 컴퓨터...

그래도 다행이다. 초기불량은 있을 수 있으니까, AS가 된다고 했으니까 찾아가봐야지.

메모리 AS를 접수받은 티뮤는 황당할 뿐이었다.
고등학생이 가져온 메모리는 내부에 아무런 메모리모듈이 없는 전시용 제품이었던 것!
방열판으로 가려져있으니 이게 전시용인지 정상제품인 지 구입할 당시에는 오로지 판매자를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연 그 고등학생은 다시 용산을 찾아갈 일이 있을까?



용팔이는 용산에서 판매하는 상인들을 일컫는 조롱과 야유의 상징입니다. 과거 온라인이 성행하기 전 모든 컴퓨터는 용산으로 통한다는 말이 정석처럼 여겨지던 시절, 용산 상인들의 파워는 정말 막강했습니다. 수많은 점포들이 제각각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고, 지금처럼 컴퓨터 부품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용산의 상인들을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다보니 웃지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습니다. 지금처럼 CPU가 바깥에 드러나게 포장되지 않던 시절에 비슷한 무게의 돌을 넣어서 판매했던 돌CPU 사건, CPU위를 레이저로 살짝 지우고 허위 제품명을 다시 기재한 CPU를 판매하던 리마킹사건등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던 곳이 바로 용산이었습니다.



△ 리마킹 CPU사진. 왼쪽과 오른쪽의 느낌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좌-정상, 우-리마킹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간에 상호존중이 기본이요, 혹시라도 그러한 관계가 형성되지 못한다면 구매자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게 상도덕의 기본입니다. 그러나 정보부족에 따른 무지함을 빌미로 구매자에 대한 존중을 잊고 이득만을 취하려는 일부 판매자들로 인해 용산은 정신차리지 않으면 사기당하는 곳으로 악명을 떨치게 되죠. 그때 등장한 말이 용팔이와 용던입니다. 빽빽하게 가득차있는 점포들과 설계의 컨셉을 알 수 없는 복잡한 구조의 상가들이 흡사 던젼과 같다해서 지어진 용산던젼의 줄임말이 용던입니다.

판매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자세를 유지하던 용산은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용산은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고 그 시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아픈 과거를 겪고 변화를 모색했음에도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구입이전에 의심부터 하게 되는 상황은 기존의 고정관념때문만은 아닙니다. 분명 아직도 나쁜 상술을 부리는 판매자가 있다는 것이고, 이런 판매자가 단 한명이라도 있는 이상 용산은 다시 부흥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용산의 과거와 현재 변화의 중심에 있는 두 업체 - 아이코다, 컴퓨존






나진상가에서 밖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면 다소 생소한 아이피아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 기존의 용산 이미지와 안맞는 사무실같은 느낌의 아이피아.


안에 들어가면 온라인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속칭 잘나가는 조립쇼핑몰중에 하나인 아이코다가 3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3층에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접수대와 무료로 사용가능한 PC, 상담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등 충분히 소비자를 배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쪽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어서 그 규모를 실감케 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도 아닙니다.) 이런 운영자체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믿음을 주고 그것이 높은 판매율로 이어지는 원동력인 듯 합니다.



△ 접수대와 대기하는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잘 갖춰놓은 아이코다


아이코다를 보면서 앞으로 변화할 용산의 긍정적인 모습을 본 듯한 기분이 들어 유쾌하게 길 건너 용산 최대의 컴퓨터 상가인 나진상가 17~18동으로 가봅니다.









아이코다를 보고난 후라서 더욱 그럴까요? 과거 용산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오히려 손님이 없어서 한가한 모습에서 다시금 용산의 현주소를 깨닫게 됩니다. 재래시장느낌의 상가들과 깔끔하게 정돈된 쇼핑몰. 어느쪽이 더 매력적일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오프라인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 나진상가 안에서 유유자적 구경하면 걷는 커플. 이상하게 커플은 눈에 잘 들어옵니다.


나진상가 안으로 가로질러 나오면 바로 용산 최대쇼핑몰인 컴퓨존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코다와 서로 좋은 경쟁을 하고 있는 컴퓨존은 아이코다와 마찬가지로 가격보다 서비스와 AS등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 아이코다와 쌍벽을 이루는 조립업체인 컴퓨존. 확실히 규모가 다릅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렸다! 시장이 반찬이라.






컴퓨존이 있는 골목을 지나면 용산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길거리 음식보다 한끼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곳으로 오시면 됩니다.



△ 길거리 음식은 성에 안찼던 분들이라면 이곳으로 오셔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세요.


이미 시간이 오후 3시를 넘어서 상당히 시장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반품할 수 없는 음식이기에 신중하게 고른 곳은 바로 소문난 칼국수집!



△ 너무너무 배고파서 돈까스와 콩국수를 같이 시켰습니다. 옛날 느낌나는 음식들이 입맛을 돋구는군요.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인테리어와 메뉴구성등이 정겹습니다. 여름의 별미 콩국수와 에너지 충전을 위해 돈까스를 시켰는데, 진짜 맛있어서 할 말을 잃은 체 정신없이 식사를 했습니다. 용산을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하는 맛집!






▷ 3대 상가중에 마지막. 원효전자상가와 전자랜드를 찾아서





어느새 오후 4시에 접어드는 용산에서 다음 찾아갈 장소는 3대 상가중에 하나인 원효전자상가입니다.



△ 상가 옆면의 글씨체와 타일의 상태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해줍니다.


원효전자상가는 예전부터 음향쪽으로 특화되어있었는데 역시나 지금도 음향전문상가로서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그래도 아직 컴퓨터 부품들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남아있고 예나 지금이나 변화없는 건물의 모습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 아직도 이런 시스템이 있다니! 하면서 기자를 놀라게 한 원효상가내의 간이 컴퓨터



△ 원효상가의 뒷모습.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슬픕니다.











원효전자상가를 뒤로하고 맞은 편에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용산전자랜드 입니다. 지금의 아이파크몰이 생기기전에 용산내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식쇼핑몰로 주목을 받았고, 극장과 식당가등을 갖춰 전자제품 쇼핑에 특화된 컨셉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다만... 아이파크몰의 등장과 함께 예전만하지는 않은 것 같네요.



△ 예전에는 신식건물로 유명세를 탔던 전자랜드. 요즘은 예전보다는 한산한 편입니다.


용산전자랜드에는 아이파크몰에서 봤던 건담베이스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전자랜드가 더 먼저 생겼기 때문에 뭔가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 건담베이스 앞에 설치되어있는 건담삼국지! 각종 장수들을 모두 건담으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우연찮게 직원과 손님이 나누는 얘기를 엿들을 수 있었는데 (지나가다가 몹쓸 청각이 들어버렸습니다.) 전문적인 모델넘버로 물어보는 손님이나 이걸 바로바로 대답해주는 직원이나 둘다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용산의 첫번째 건담 베이스답게 보다 다양한 장르의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기자가 좋아하는 에반게리온 관련 상품들도 멋지게 전시되어있더군요.


나진상가내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체험관이 있었다면 전자랜드에는 XBOX360 체험관이 조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현재 모션인식의 왕인 키텍트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몇시간 전에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하고와서 바로 키넥트를 해보니 그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더군요. 극장과 인접해있어서 영화보기전에 잠깐 시간을 보내기 위한 커플들이나 꼬마아이들, 지나가던 어르신까지 모두 게임에 몰입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기술이란 이런 것이겠죠.



△ 그 누가 게임을 애들의 놀이라고 했단 말입니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문화. 게임이 만들어갑니다.



▷ 과거의 용산, 현재의 용산, 미래의 용산.


크게 한바퀴를 돌고나니, 과거 기억속의 용산의 모습, 변화해가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각종 AS센터에서도 충분히 휴식을 즐길 수 있고, 여러가지 브랜드의 쇼룸도 구석구석에 위치해있으며 컴퓨터 뿐만 아니라 콘솔 체험까지 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용산입니다. 단지 컴퓨터 종합상가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외에 즐길 거리가 상당히 많이 있죠. 이렇게 의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즐길거리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아이템들이고, 가장 핵심인 전자상가로서 방문할 가치가 과연 있는 것인 지의 문제일 것입니다. 컴퓨터 혹은 각종 부품을 구입하려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이러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입니다. 특히나 가격적인 면에서 최저가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발품을 팔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는 점이 큽니다.



△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하면 이와 같은 가격동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최저가, 그 신기루에 넘어가는 그대여.


온라인시장의 성장과 맞물려서 용산의 오프라인매장들 역시 온라인으로 활로를 모색하게 되고, 결국 대부분의 매장들이 현장판매를 하기 보다는 온라인 판매에 더욱 치중하게 됩니다. 제조가 아닌 유통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국내 컴퓨터 시장의 성격상 오프라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차피 같은 제품을 구입한다면 오프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비용만큼 원가절감되는 온라인 시장이 더 저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니 무조건 오프라인은 비싸다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고 더더욱 온라인 시장을 이용하게 되는 순환구조를 띠게 되죠.

게다가 이런 변화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다나와가 등장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변합니다. 제품을 어떻게 홍보할 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다나와 최저가 업체로 등록이 되는 것이 더욱 높은 판매율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너도나도 "다나와 최저가 업체"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상황이 되버린 것이죠.



△ 우스갯소리로 배송비가 부품보다 더 비싸질지도 모른다는 온라인 가격.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됐을 당시에는 매장별로 특색이 있었고, 각기 다른 서비스로 승부를 했었습니다. 물론 가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지만 그러한 가격적인 차이를 넘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업체들도 많았지요. 그러나 오프라인 시장이 급격하게 몰락하고 오로지 가격, 하나만으로 승부하려고 하니 이러한 서비스의 차이를 보여줄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제품을 더욱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고, 용산 자체가 살아나던말던 관심이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국내 최대의 컴퓨터 시장을 살린다는 대의명분에 굳이 동참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수면위로 부상시키는 이유는 지금의 상황이 유저들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야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으로 컴퓨터 부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온라인 상에서 검색되는 최저가로 구입할 수 없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가령 램을 하나 구입하려고 하면, 12,000원짜리 최저가에 택배비가 4,000원이 들고, 2개를 사면 택배비를 2배로 내는 등 터무니없는 배송정책을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게다가 단품으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거의 없습니다. CPU와 램만 구입하려고하면 그렇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업체가 태반입니다. 매장판매를 허용하지않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최저가로 유혹하고 실제 마진을 이러한 배송비와 같은 부분으로 남기는 식입니다. 하나의 점포에서 컴퓨터본체를 꾸리는 데 필요한 부품을 모두 구입했는데, 택배비가 만원이 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 매장판매부분이 모두 조건부 혹은 불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확인해보면 단품구입불가!!


막상 구입을 위해 확인해보면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오프라인으로 구입하는 것보다 싼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오히려 실제로 방문해서 구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인 경우가 있습니다.



△ 기본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매장판매를 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런 온라인 판매가 가지는 문제점중에 하나는 판매와 AS가 완전히 분리된다는 점입니다. 컴퓨터부품은 언제 어떻게든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상황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자신이 물건을 구입한 매장이 아니라 각종 온라인 하드웨어 커뮤니티와 해당 부품의 유통사라는 점입니다. 판매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활성화는 화폐와 물건의 1:1 교환이라는 행위를 넘어선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현장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여러가지 궁금점에 대한 상담을 통해 심리적인 안도감을 얻을 수 있고, 문제 발생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창구가 될 수 있습니다. 판매는 판매점에서 하고, AS는 각 유통사를 통해서 하라는 식의 현재의 구조는 굉장히 소비자에게 불편한 형태입니다. 종합적이고 개인적인 문제해결장소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때,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는 달라질 것입니다.




▷ 용산, 부활의 날개짓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는 서로 구분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온라인시장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온라인시장을 사용하되 오프라인으로 방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방문하도록, 또 방문하고 싶게끔 환경을 조성해야합니다. 최저가가 아님에도 높은 판매율을 보이는 판매점들이 내세우는 건 서비스와 신뢰입니다.



△ 소비자들이 최저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택하는 것은 분명 가격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판매자를 의심하고, 판매자는 의심하는 소비자를 무시해버리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서로 웃으면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고, 그렇게 구입한 소비자가 같은 매장을 두 번, 세 번 방문할 확률도 지극히 낮습니다. 소비자가 하드웨어에 대해서 잘 아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무리 활성화되어있다고 해도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면서 듣는 설명이 더욱 효과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자신들의 역할의 무게를 용산의 매장들이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다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인사말을 다같이 정한다거나, 판매자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벼룩시장을 개선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본체를 조립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공용공간을 만드는 등의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용산역에 세워져있는 홍보물, 이정도 크기와 위치의 이정표만 세워도 훨씬 접근성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90년대만해도 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가였던 곳이 바로 용산입니다. 일본의 유명 전자상가처럼 용산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제는 전세계가 알아주는 일본의 아키하바라. 애니와 콘솔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아직 과거의 용산을 추억하는 사람들이 있고, 용산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으며, 무엇보다 탐험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건 가격이겠지만, 다시 오게 만드는 건 서비스와 믿음입니다. 군데군데 조금씩 변화해가는 용산의 모습에서 조금은 먼 미래겠지만 다시금 너도나도 찾는 용산을 기대합니다.



△ 여름 더위도 한풀 꺽인 지금, 용산나들이 한번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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