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는 북미 서비스 때부터 매주 전 세계 유저들의 2차 창작물을 하나로 모은 영상물 'Summoner Showcase'를 서비스 국가에 배포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 후 최근에는 한국작품도 종종 등장하곤 하는데, 2012년 6월 12일 자. 'Summoner Showcase #81 - 리그의 미녀들'에서는 왠지 친숙한 사진이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다.

플레이게임 인벤의 코스프레 갤러리를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 속의 인물 코스튬 플레이어, '에키홀릭'의 소나와 아리 코스프레 사진이 소개되었던 것이다.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던 그녀와 그녀가 속한 Team CSL!

더불어 Team CSL은 얼마 전 인터뷰를 한 성우 서유리님에게 '시비르 코스프레'를 권유했던 팀이기도 하다. 마치 인연의 실타래 속에 모든 것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게 되는 게임 속 사람과 사람들. 이미 인터뷰를 통해 연락이 닿았던 서유리님을 통해 Team CSL과의 연락에 성공한 인벤팀은 설레는 마음을 않고 화창하기만 했던 6월의 주말.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Team CSL의 스튜디오로 발길을 옮겼다.





13년 인연의 결실. Team CSL의 역사.


사실, 국내 코스프레 전문팀의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큼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히려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얻지 못해, 아는 사람만 아는 문화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번에 만나본 Team CSL 역시 마찬가지. 인연으로 따지면 13년, 정식 시작은 5년이 넘었지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1999년 나우누리 동호회 '코스프레 동아리'라는 작은 소모임에서 출발해 2007년까지 각자 팀에서 활동하며 인맥을 유지하던 중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기 위해 새롭게 시작. 2008년 팀 CSL을 만들었습니다. 무대 연출부터 특수 촬영물 재연 등. 대회나 행사와 같은 현장 무대 위주로 많은 작품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총 20명 정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외 코스프레 대회나 국내외 행사 현장에서 무대 연출 위주로 활동한 Team CSL. 아직 국내 코스프레 행사나 대회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 때문일까? 오랜 역사와 국가 대표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도 현장 활동을 위주로 했던 이들이기에 매니아 층을 제외하곤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LOL을 시작으로 게임과 코스프레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시작되었고, 최근 트랜드에 맞춰 Team CSL도 무대 활동과 사진 촬영을 병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한 편의 화보 같은 멋진 사진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리와 소나의 '에키홀릭'님 되시겠다.

[ ▲ 각종 무대에서 수준급 장비 구성과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Team CSL. ]


[ ▲ '에키홀릭'님의 활동 사진. 그중 아리 미공개 사진도! ]


한국 코스프레의 시작은,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취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Team CSL은 그야말로 한국 코스프레 1세대인 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그들이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따로 있다. Team CSL은 자율적,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20여 명의 적지 않은 규모의 팀이며 이 팀이 꿈을 쫓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후원을 하는 세 명의 남자, 공승용 대표, 공경민 팀장, 송경환 팀장이 있다는 것이다.

결코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없는 한국 코스프레에서, 학창 시절부터 인연이 되어 지금은 CSL의 팀원이자 후원자로 팀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세 남자. 고난과 역경이 따를 수밖에 없는 '개척자'의 길을 선택한 그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들은 '꿈'이라고 답했다.



꿈만 앞섰던 세 남자의 어린 시절.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의 각오.

[ ▲ Team CSL의 든든한 세기둥. 좌측부터 공승용 대표, 공경민 팀장, 송경환 팀장. ]


"보통 코스프레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는 시기가 학생 시절입니다. 현실성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나 아이디어가 한창 많을 때죠. 하지만 어린 나이에 돈이 어디 있었겠어요.(웃음)

머릿속에는 멋지고 화려하게 구상되어 있는데, 재료비나 제작비가 큰 걸림돌이었죠. 그래서 큰 행사 같은 곳에서 안 좋은 결과로 좌절했던 적도 많고 포기한 친구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한해 두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오고 맴버들은 각자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개발자부터 프로그래머, 조경 사업 등 각자의 직업, 그리고 사회적 위치에 충실하게 되었죠. 그렇다고 해서 코스프레를 잊을 수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왜? 글쎄요. 다들 그렇잖아요? 가슴 속 로망이랄까? 많이 그리워했고 아쉬움도 컸었죠. 그러던 중 현재 대표를 맡은 친구(공승용 대표)가 어느 날 술자리에서 제안을 하더군요.

이제는 각자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기반도 갖췄고, 어린 시절에 못했던 한계를 넘어 좋은 퀄리티의 무대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었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보통 코스프레 하는 친구들 보면 어린 친구들이 많잖나요. 그때 그 시절에 느꼈던 우리의 어려움, 한계를 지금의 친구들만큼은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해볼 수 있게 도와보자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죠.(웃음)

그렇게 세 남자가 모여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을 알리고 나니 서서히 과거의 친구들도 많이 돌아오고 새로운 친구들도 모이기 시작하더군요. 현재는 무대 연출 관련해서 많은 연구를 통해 한 편의 시나리오를 구성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동시에 최근 트랜드에 맞춰 좀 더 많은 분께 알려보고자 사진 촬영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 그들 역시 과거에는 한 명의 코스플레이어였다. 그랬기에 CSL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 ▲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오피스부터 스튜디오까지 모든 것이 갖춰진 Team CSL의 보금자리. ]


"국내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가장 큰 고민이, 해외에서는 코스프레를 다양한 길을 통해 접해볼 수 있는 것에 반해,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도 좁고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국내에 있는 코스프레 관계자들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입니다. 말하자면, 비인기 스포츠 종목인 셈이지요. 일반인들은 국가 대표가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스포츠요. 그런 한국에서 코스프레로 국가 대표를 선정하고 있고, 그 국가 대표들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해외 코스프레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하고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웃음)

그렇다고 무작정 현재 시장을 비관하기만 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국 코스프레의 역사가 짧은 만큼, 아직 기반과 체계가 잡히지 않았을 뿐이지, 능력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 Team CSL이 좀 더 체계적으로 기반을 닦아 한국 코스프레 성장의 발판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큽니다. 물론, 다양한 방면에서의 접근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겠죠."


[ ▲ 기자가 방문한 날. 케일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모델은 Team CSL의 카루토 님. ]


[ ▲ Team CSL의 숨겨진 보물. 바로 맴버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사진 작가. 훈남 훈녀로세~]


"최근 시작한 사진 촬영만 하더라도, 처음에 시작할 땐 많이 막막했습니다. 항상 무대 활동에만 집중하다 보니 연습이랑 무대 구성에만 신경을 써봤지. 정작 그 무대에서 사용한 의상으로 셀카나 팬분들이랑 기념 촬영한 것 외에 화보같은 촬영은 생각도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사진 촬영부터 보정에 대한 조언까지 많이 구하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계속해서 좋은 작품 많이 기대해주세요."

코스튬 플레이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현재의 어리고 젊은 친구들에게 자신들이 어릴 적 느꼈던 현실의 벽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한 세 남자. 이들의 시작은 하고자 하는 열정만 앞선 작은 도전이었지만, 조금씩 발전해가며 지금은 Team CSL이라는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자 지붕,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었다.

물론, 이들이 지금까지 성장해 오는데 팀원 개인의 몫도 매우 컸을 터. 실제로 이날 만나본 팀원들 모두가 Team CSL의 코스튬 플레이어라는 공통점 안에서 각자 자신의 직업이나 특기를 살린 또 다른 역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분야는 사진 촬영부터 웹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게임 원화가까지 그들의 개인 프로필에 기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관심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이보다 멋진 일이 또 어디 있을까? Team CSL은 그들에게 각자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을 마음껏 풀어놓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었다.



Team CSL의 첫번째 단추. '에키홀릭'




- 소나와 아리가 내 눈앞에… 두 챔피언의 코스프레를 준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처음에 소나를 권유했던 분은 공경민 팀장님이었어요. 워낙 예뻐서 저도 단번에 승낙했죠. 그때는 아직 LOL을 하기 전이었어요. 코스프레를 계기로 LOL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답니다. 곧 만렙이에요! (웃음)"


- 공경민 팀장님의 탁월한 선택! 곧 만렙이시라니! 가장 선호하는 챔피언은 누구인가요? 아차! 소환사명도 궁금하군요.

"음…. 주 챔피언이라 부르기에는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말 그대로 가장 선호하는 챔피언은 중년미가 물씬 풍기는 그레이브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너무 멋있어요! 그리고 제 소환사명은 '에키따응'이에요. 게임을 하시다가 상대로 만나게 된다면 살살 부탁드려요.(웃음)"

- 보기와는 다르게 참 거친 챔피언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렇다면 혹시 에키홀릭님이 그레이브즈 코스프레에 도전할 수도 있는 겁니까?!

"지금까지 아리, 소나, 카타리나까지 했고 앞으로도 가능한 한 모든 챔피언의 코스프레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건 당연한 말씀! 개인적으로 그레이브즈를 정말 좋아하지만 할 수 없다는 게 참 아쉽네요"

- 에키님의 그레이브즈라니 상상이... 마지막으로 Team CSL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가족 같은 분위기에 편하고, 항상 배려와 독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팀장님들께 감사할 따름이에요. 다 같이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고민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죠! 그런데 잘해주시는 만큼 마구 부려 먹습니다!(웃음)"

[ ▲ 그녀의 그레이브즈 인증. 무려 마피아 스킨을 사용 중이었다. 탄피 소리가 그렇게 좋다고! ]






Team CSL의 다래. 또 다른 이름 LOL인벤 팬아트 작가 'Dakun'


- 다래…. 아니 다군님. 여기서 뵙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소나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서 그려본 그림인데, 밸런타인데이는 온대 간대 사라지고 소나만 부각되었네요. 저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소나는 서포터니까 와드. 그리고 가슴이 시키는 소나라서 가슴과 와드를 절묘하게 부합시킨 건데 말이죠. 후후… 다들 너무 의도와는 다르게 선정적으로 이해를 하신 겁니다"

- 그렇다고 해두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팬아트계에 신성으로 나타나셨는데! 그동안 어디 계셨습니까?

"원래 온라인 게임은 잘 하지 않는 편이고 콘솔 게임 위주로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게임 주제의 팬아트 작가로 활동할 곳이 딱히 없었죠. 콘솔 게임 쪽에서 팬아트 작가로 활동한 적은 있었으나,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에 출전한 여성 유저로 더 유명했었습니다.(웃음) 그러다가 LOL을 북미섭에서부터 시작했고, 지금의 LOL인벤 팬아트 작가까지 도전하게 됐네요"

- 허허. 격투게임 대회에 여성 유저가 출전했다니! 대단합니다! 그건 그렇고 그림 실력을 보아. 혹시?

"네. 그렇습니다. 게임 회사에서 원화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건 비밀로 해주십시오. 후"

-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특히 다음 작품이 매우 기대되네요.



[ ▲ 사무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계시던 Dakun 님. 다음 작품도 소나인겁니까?! ]


이야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에키홀릭'님과 '다군'님을 비롯하여 다른 Team CSL 멤버 모두 하나같이 유쾌한 이들이었기에 마음같아서는 모든 맴버와 인터뷰를 시도해보고 싶었을 정도였다.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음에 아쉬울 따름. 다 같이 웃고 즐기며 각자의 개성을 살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Team CSL, 그런 그들을 좀 더 인정해주는 것이 국내가 아닌 국외라는 사실이 다소 씁쓸하기도 했던 기자였다.

하지만, Team CSL도 그런 마음은 같았던 것일까. 자신들을 인정해주는 해외라는 탄탄대로를 잠시 뒤로하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심정(마위부침)으로 시작한 것이 국내 활동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Team CSL에게 앞으로 국내 활동에 대한 포부와 각오를 들어보았다.

"국내 활동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스튜디오도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이고, 코스프레를 활용한 이벤트나 행사 기획을 통해 좀 더 다양한 곳에 한국 코스프레를 알리고 싶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실력으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국의 코스프레. 이제는 코스프레 뿐만이 아니라 코스프레 문화로써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한국을 올려두고 싶습니다.

LOL의 수많은 챔피언부터 다른 게임의 코스프레까지.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eam CSL!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화이팅! ]




플레이 게임 인벤 추천 코스프레 예고편 - Team C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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