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옳은 것인가, 옳지 않은 것인가

세르니움 스토리의 핵심은 '검은 마법사 사가에서의 일은 사실 우리가 우리의 의지로 한게 아닐 수 있다.' 입니다.


봉인석을 이용해 모두의 염원을 모은 대적자는 세르니움에서 하보크에 대항하지 못했고 결국 제른 다르모어에 의해 봉인석이 제거됩니다.


또한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무찌르는데 큰 기여를 한 에스파라에서의 타나를 살리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제른 다르모어의 수하인 멜랑기오르 덕분에 타나의 과거를 더 알게 된 것이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고 

보더리스에서도 이에 대해 하인즈가 언급합니다.


따라서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대적자여서가 아니라 

제른 다르모어가 옆에서 검은 마법사의 계획을 방해하고, 오버시어가 고대신을 뚜까패려고 만든 봉인석이

여태까지 남아있었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얘기죠.


결국 세르니움에서 '대적자'라는 타이틀을 반강제로 내려놓게 된 플레이어는 '하나의 생명체' 라는 위치로 내려오는데



이와 비슷한 인물이 시그너스 여제입니다.

그녀는 시그너스 기사단이 충성을 맹세하는 여제이자, 연합의 중심점이자 반초월자입니다.

정확히는 원래 '네번째 초월자의 인계자' 가 될 운명이었습니다.


보더리스 - 세르니움의 스토리라인을 경험해보신다면 알겠지만

초월자라는 존재들은 결국 '짱짱 센 존재'라기 보다는 '오버시어의 도구'에 가깝습니다.

초월자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수긍하기도 하고 반역을 하기도 하죠.


이정도의 팩트를 얻은 연합원들이라면 드는 생각.


"대적자가 테네브리스에서 겪었던 일도 어쩌면 대적자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럴 운명이어서 

해낸것일수도 있는데 시그너스 여제가 네번째 초월자로 각성한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오버시어가 초월자에게 강력한 권능을 주면서도 구속하였듯이 어쩌면 여제가 가진 반초월자로서의 힘,

시간의 초월자처럼 미래를 보는것, 생명의 초월자처럼 연합을 광역 치유하는 것, 이런 힘을 주면서도

여제가 오버시어가 원하는 미래를 지어내게 하고 우리가 그런 여제를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얽혀서 연합간의 내전이 일어나는 스토리가 있었음 합니다.

테네브리스 스토리에서 '오버시어는 나쁜 놈' '초월자는 오버시어의 도구' 라는 걸 알게되고, 

세르니움 스토리에서 '봉인석은 오버시어가 만든 것'을 알게 된 시점에서


당장의 적은 제른 다르모어, 생명의 초월자이지만 하얀 마법사를 좌절시킨 세계의 법칙을 강요하는

오버시어가 선한 존재라고는 할 수 없고, 그런 오버시어에 대항하는 연합의 중심이 오버시어에 의해

힘을 부여받은 시그너스 여제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니까요.


 2. 힘을 이용하는 자와 힘을 거부하는 자



다음은 고대신과 기물입니다.

이는 '목표를 위해 무엇이든 이용하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라라 스토리에서 밝혀진것처럼 선계의 선인들은 '윗쪽 영감들'이라 불리우며 상위의 존재로 표현되지만

그들은 과거 기물을 이용한 대가로 인간의 형태를 잃고 좌절하는 사건을 겪은 인물입니다.


제른 다르모어나 고대신과 맞서야하는 상황인 연합, 봉인석이 깨져 힘을 잃은 대적자에게

초월자에 견줄 만한 힘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선계의 선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입장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대신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 캐릭터 (패스파인더, 아크, 카인 등) 에 대해

선계의 존재들이 거부감을 일으키는 등 갈등을 겪을만한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선인들은 철학자 니체의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세력이며, 일부 연합 캐릭터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힘을 통해

복수든, 용서든 자신에게 주어진 과거의 굴레에 대해 결말을 원하는 인물들이기도 하기에 선계와 일부 연합의

구성원들간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선계의 선인들을 탐탁치않게 여기는 카링이나 세르니움에서 믿음이나 의지를 부정하고 힘을 추구한 하보크 등은

이런 갈등을 지켜보며 끼어들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