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20년,캐릭터 별로 없고 a-coin 거지였던 시절에
나는 무료 로테이션 캐릭만 주구장창 연습하고 손에 맞는거만 구매했다.

어느 날 쇼우가 풀려서 요리도 익힐겸 쇼우를 골라서 해봤다.
쇼우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만든 음식 다 먹지도 못 하고 인벤 부족해서 버리고 그래야한다.
그럴 때마다 “뭔가 이거 아깝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거 좀 같이 하는 사람이랑 나눠먹는게 좋겠다 싶어 랜쿼드를 돌렸다.

나를 제외한 팀원들은 사전구성 듀오인지 서로 픽창에서부터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당시 나는 협곡게임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거기에 끼지 못 하고 묵묵히 내 할일만 했다.
게임을 하면서 나는 내가 공부한 각종 요리를 하면서 팀원들의 체력템을 책임졌다.
피시앤칩스 12세트를 만들어 4개씩 분배했을 때 팀원들이 매우 좋아했다.

어느새 TOP2에 이르자 키아라를 하던 팀원이 내게 말했다.
“와 쇼우 둥글둥글한거 ㅈ나 귀여워. 이 판 끝나고 같이 게임할래?”
혜진을 하던 팀원도 거들었다. 
“쇼우 스쿼드에서 좋은거 같아! 쇼우 있으면 겜 편한듯.”

나의 쇼우가 인정받은건가, 기뻤다. 루트랑 음식 조합식을 공부한 보람이 생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협곡게임의 악몽이 떠올랐다. 
좋았던 팀원과 팀을 맺으면 항상 연패를 하는 순간에 씁쓸하게 헤어졌다.
블서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내심 반문도 했다. 
이 게임을 이기면 스팀친구신청을 하자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던 중에 키아라가 상대편한테 기습당했다.
궁을 키고 힘겹게 버티는 키아라에 접근하면서 나는 소스통 견제를 날렸다.
간신히 살아남은 키아라한테 상대 스킬이 빠진 그 때 나는 궁극기를 썼어야했다.
그러나 나는 궁극기를 누르지 못 했다. 팀원들이 빠지는 중이었고 나 역시 소스통을 못 맞춰서 궁만으로 확정킬을 낼 자신이 없었다.
나는 확실하게 이겨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그 생각이 플래그라도 된 것인지 나는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 
그 다음 교전에서도 상대를 다 맞추는 궁각만 보다가 못 쓰고 죽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몹시 어리석었다. 후반의 쇼우는 궁만으로 게임 지배가 가능한 사기캐였거늘..

그 때는 게임 종료후 전체채팅도 없었고 인게임 자체친구시스템도 없었다
그래서 이후에 그 2명과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아마 있었어도 내 실수로 1등을 못 했다는 자책감 때문에 거절했을 것 같다.
지금과 비교하면 게임성이 많이 열악했고 복잡했던 때였다. 
하지만 아마 그 때가 가장 이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던 사람들이 가득했던 시절이었으리라..

나는 아직도 그 때의 내 자신의 선택에 미련이 남는다
궁을 과감히 누르지 못했음이 아니라 
같이 하자는 제안에 바로 콜하지 못 한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