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탁탁
마른 나무가지들이 불길을 뿜으며 소리내어 타고 있다. 당장이라도 쏟아져 내릴듯한 별들은 밤하늘을 가득메우고 있었으며, 낯선곳이라는 생경한 마음보다 섬이 주는 포근한 기운과 따끈하게 데운 향기로운 요정들의 허브티가 여행자들의 긴장과 피로를 씻어 내고 있었다.



모닥불의 불길이 춤을 추듯 흔들리고 모여앉은 사람들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가는 지금 어느덧 자정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모닥불 너머에는 앳된 모습의 두자매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내가 들려주는 얘기에 흠뻑 빠져있다. 언니 소레나 에르시안, 동생 세비아 에르시안...

200살이 갓넘은 젊은 요정은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18세에서 19세 사이로 세상모든 낯선것들에 신기해하고 호기심이 넘쳤으며, 상냥했고 아름다웠다.

처음 이섬에 도착했을때 요정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요정족 언어로 누군가와 대화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대화하던 모습을 보던 사람들은 요정들이 섬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섬의 이름이 '말하는섬'이라고 붙여진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섬은 요정족 왕의 참전부탁을 받고 홀연히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던 아르테이어가 제일먼저 찾아왔던 섬이 였다.

인간이 발길을 들이기 휠씬 전부터 살았던 정령들의 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요정들은 섬에 있던 정령들과 인사를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긴 얘기를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긴 나를 보며 언니 소레나 에르시안이 이렇게 말했다.

"하딘! 그래서 인간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세상이 만들어지고 신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갔으며, 천년전 그들의 선조들의 몰락을 들으면서도 그녀는 그저 옛날 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처럼 호기심 가득찬 눈망울로 쳐다볼 뿐 인간에대한 비난이라던가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내 이야기는 다시 밤의 긴 자락을 붙잡으며 이어갔다.

지금처럼 엘모어공국과 아덴왕국으로 나뉘지 않고 엘모아덴이라는 거대한 왕국이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왕 머리에 나무뿌리의 조잡한 왕관이 금빛 찬란한 왕관으로 바뀌어 갔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쯤 마지막까지 듣고 있던 요정들도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잠이 들어있었다.



고요한 밤의 바람소리 속에는 정령들의 노래가 실려 있었고, 멀리서 반짝이는 푸른 빛의 정령들이 치열했지만 아름다웠던 아덴의 역사를 말해주는듯 그렇게 말하는 섬의 밤은 깊어만 갔다.


* 말하는 섬의 모습(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은 말하는 섬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으므로 마을이나 선착장들이 갖춰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 1부 역사편을  마치며  ***

리니지 원작에대한 가벼운 얘기를 하고자 했던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길고 무거운 얘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드디어 역사편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엔씨소프트의 공식 싸이트의 내용이 사라져 많은 부분 기억에 의존하여 글을 쓰다보니 인물들의 이름은 임의대로 지었고(혈원들  이름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내용도 조금 다르게 흘러간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즐겨 봐주시는 분들도 생기고, 응원의 댓글을 보면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리니지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준비 많이해서 재밌는 에피소드 2부로 찾아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