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글렛’ 선생님의 따뜻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2세트, 저희는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허무하게 패배했습니다. 조합 상으로 받아치기만 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는데, 무리하게 싸우다가 큰 실수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한타에서도 허무하게 죽는 경우가 더러 발생했습니다. 밴픽에 만족했던 ‘피글렛’ 선생님은 패배가 확정되자 얼얼한 마라향을 뿜어냈습니다.

“원딜님, 뭐 하세요?”

“네?”

“여기서는 이 위치로 가실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왜 여기서 이런 짓을 하셔서 이길 수 있었던걸… 팀원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맞습니다. ‘피글렛’ 선생님은 2013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원거리 딜러 출신이었습니다. 전직 프로 선수가 요구하는 날카로운 피드백과 혹평에 현직 기자인 같은 팀 원거리 딜러는 10분 간 프로 선수처럼 혼이 났습니다. 저희팀 원거리 딜러는 '선생님, 저는 플딱이에요...'라는 말이 입안에 맴돌지만 ‘피글렛’ 선생님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 선생님은 우리보다도 더 이번 패배가 아까우셨던 듯합니다. 이후에도 저희는 약 10분 동안 이번 패배에 대한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역시 피글랫...맵다매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