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생겨서 고향에 내려감
고향은 촌동네라서 PC방도 많아야 5개정도 밖에 안됨.
오후 9시 넘어서 로아 레이드 털어야 하는데 마땅한 곳 찾다가 그나마 최신이라고 적힌
pc방 들어감.

(촌동네 특 PC방 2층 엘베 없음)


여튼 아무자리나 앉아서 공팟에 들어가서 한 30분 대기하는데 그 30분 동안
옆,뒷 자리에 남자애들 여자애들이 앉음.

그런데 신기하게 PC방에서 로아하는 애들 꽤 많더라.
배그,롤,로아,피파 이거 외엔 하는거 잘 못봄.


여튼 친구들인거 같은데 다 로아 켜서 단체로 하길래 부럽다~ 생각하고 신경 끄려고 했는데
옆자리 남자애가 모코코딱지 들고 페이튼 밀고 있더라.
그래서 속으로 사이카 나오면 슬퍼하겠군. 생각하고 레이드 시작함.

1관 빠르게 밀고 2관 중간 메두사 패턴 즈음부터 옆에 남자애 시선이 느껴짐.
눈치로 보는게 아니라 그냥 대놓고 보더라..
무시하고 그냥 딜 넣고있는데 갑자기

"저.. 혹시 얘가 일리아칸 이죠?"

물어보길래 순간 뇌정지옴. 아저씨한테 말걸지 말아줘.. 심장 안좋다..

"아...네.."

이렇게 대답하고 딜 넣는데 뒤에 있던 여자애들하고 남자애가 천천히 와서 구경함.
사실 PC방에서 게임을 잘 안하는데 고향에는 컴터도 없고 출석이나 레이드는 빼야하고 해서 온건데
너무 심적부담을 가지는 경험을 하게 됨
그래서 여차저차 3관들어가서 하는데 옆자리 남자애 넉살이 좋더라.

"저 얘 많이 힘든가요?" 부터 "얼마 정도 쓰면 가능해요?" 까지 다양하게 물어보길래

레이드 하면서 친절하게 대답해줌.

다 끝나고 공팟인원들한테 수고했다 하고 접속보상받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남자애랑 여자애들이 부담되게 구경해서 죄송하다고 함.
아니라고 저도 가끔 PC방에서 레이드 하는 분꺼 힐끗힐끗 본다고 괜찮다고 하고 가려는데

그 질문한 남자애가 질문에 대답해준거 감사하다고 포카리 사서 줌

안받는다고 하니까 어차피 산거라서 받으셔야 한다고 받았고 보답으로 가면서 하나 꿀팁 알려줌

"그 서폿으로 스토리 미는거 많이 힘드니까 정 안되겠다 싶으면 딜러먼저 키우고 서폿캐릭은 패스권이나 지식전수 같은 거로 하시면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어요."

라고 하고 나옴.

요즘 MZ라고 해서 나이 어린 친구들이 되게 할말 못할말 가리는거 없이 한다고 하는데
이 친구들은 되게 예의 차리면서 대화하는거 같았음.




3줄요약.

1. pc방가서 일리아칸 도는데 옆자리 남자애가 말검 (본인 남자임)

2. 질문폭탄 오길래 대답다 해주면서 레이드 클리어함

3. 질문 대답해준거 고맙다며 포카리 줌. 훈훈하다.




추가

서버도 못물어봤고 닉네임도 까먹었는데 바드로 페이튼 밀던 친구야.

포카리 잘 마셨다. 나중에 인연이 되면 같이 레이드 한번 돌자.

아마도 내가 연상일거 같으니까 형이 아는 선에서 기믹이나 이런거 도와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