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밖에 안되고 건강했어서

아프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음

수요일까진 멀쩡했는데

목요일부터 갑자기 아예 걷질 못함

가장 좋아하는 엄마가와도 못움직이고

고기반찬 먹으라고 줘도 안먹음..

뭐지 어디 아픈가 싶었는데

위에 적혀있다시피 하도 건강한줄 알았던지라

병원에 대려갈 생각조차 안하고 그냥 냅둠

냅두면 좋아지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함

금요일때 더 심해지고 오줌 실금함

심상치않음을 감지하고 근처 병원으로 감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걍 하루면 나을줄알았음

근데 갑자기 큰 병원 중환자실로 가라고 함..

중환자실로 감

여기있으면 진짜 하루면 낫겠지? 라고 여전히 생각함

일요일 새벽 05시에 병원에서 전화옴

상태가 심각해서 면회 오셔야겠다

금방 죽어도 이상할게 없다를 엄청 순화해서 말함

뭐 ㅅㅂ? 하면서 병원감

혈압이 100이하면 저혈압인데

새벽내내 80까지 떨어져서 전화했다함(60까지 떨어지면 소생 불가)

왜이런건지 물어봄

=> 장기쪽에 문제가 있는거같긴한데 이유를 정확히 알수는 없다고함 수술해야하는대 수술하는 즉시 혈압이 못버티고 떨어질거라 무조건 죽는다고함

그럼 어케해야하는지 물어봄

=> 그냥 지금은 강아지한테 맡길수밖에 없다함
이대로 버티고 버텨서 혈압을 올리면 수술이 가능한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함

마음의 준비 하라는 말까지 나옴

뭔가 현실같지가 않았음..

걍 강아지 머리 쓰다듬으면서 ㅈㄴ기도했음

제발 버텨라

그리고 면회끝남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음

새벽 5시부터 점심까지 앉아만있음

간호사가 혹시라도 우리한테 올까봐 마음졸임

한시간한시간 지나다보니 점심때 90까지 혈압 올렸다고 함

이러고나서 원장이랑 면담함

장 천공 아라고 장에 구멍이 난게 원인이다

바로 수술해야한다고함

수술 하면 못버틴다고 했던거 물어봄

맞는데 지금 장 천공 상황이 매우 심각해서 수술안하면 언제든지 죽을수있어서 걍 혈압이고 뭐고 수술해야한다함

수술진행 설명하는데

수술중 죽을확률 30~50프로라고 말함

동의서 작성함

걍 존나 기도함

역시나 내가 할수있는건 없음

수술전에 한번 더 면회하는데

눈물 ㅈㄴ남

그래도 이전보다 주인 알아보는것도 생기있고

고개도 들 정도로 회복함(사진도 이때 찍은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느낌이 좋았는지 그냥 잘 되길 바랬음

일요일 오후 3시 수술 시작

4시쯤 끝남

정말 감사하게도 개가 버텨줌..

근데 수술 끝난직후에도 혈압이 떨어질수있어서

면회 안되고 1일동안은 똑같이 링겔맞아야한다함

그리고 수술끝나고 하루 지날때까지가 최대 고비라서

조심해야한다고 전달받음

그리고 지금은 집에 와서 쉬고있는데

병원에서 전화없고 큰 문제 없는걸 보니 잘 살아남고 회복중인거같음..

병원 불려가서 마음의준비 하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기적의 확률이 겹쳐서 어쩌다보니 버텨주었다

앞으로 우리집 개와의 인생은 소중한 두번째 기회라고 생각중…

아침에 장문으로 썰 풀어서 미안한데 기쁜마음을 꼭 기록하고싶었다

최대한 오래 살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