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나오는 주제다 보니,
둘 다 쵸큼씩 해보기도 했고
유사 게임 제작자?이기도한 입장으로 끄적여보겠습니다.
(이 글은 전에 모 유튜브에 댓글로 적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썼습니다.)

몬헌과 다크소울
둘 모두 표면적으로는 유사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묵직한 공격 모션,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
이렇게만 보면 같은 장르의 게임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두 게임을 시스템적으로 바라보면 지향하는 바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닥소는 닥소3, 몬헌의 경우 몬헌 월드~아본 기준으로 적겠습니다.)

1. 게임을 관통하는 코드
개인적으로 닥소를 관통하는 코드는 '두려움에 맞서기'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몬헌을 관통하는 코드는 '생각하고 활용하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몬헌의 몬스터도 무서울 수 있습니다.
당연히 닥소도 침착하게 생각해서 전투하는게 좋지요.
하지만 게임이 유저를 유도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그렇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닥소의 보스전을 보면 전투시간은 몬헌에 비해 짧고, 
적들의 공격은 화려하며 매우 아픕니다.
또한 물러설 수도 없습니다. 소위 안개벽으로 막혀 도망치는 것이 불가하니까요.
거기에 회복 수단 또한 아주 제한적입니다.
에스트(물약)을 채우면, 보스 체력도 리셋됩니다.
목숨도 딱 한번입니다. 죽으면 끝이에요.
또한 생각할 거리도 제한했습니다.
무기만 봐도 종류는 많지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주 단순하고
아이템의 경우도 아주 간결하죠. 
고민과 생각의 시간이 길어지면, 머리는 차게 식기 마련입니다.
닥소는 최대한 플레이어가 긴장감을 느끼게끔 설계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무서워도 일단은 강대한 적과의 싸움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준비한 거죠.

반면에 몬헌의 경우 전투시간이 매우 긴 편이며,
적의 크기는 큰 편입니다.
대신 얼마든지 멀리 도망갈 수도, 재정비 할 수도 있습니다.
도움을 받거나, 지형지물이나 생물들을 활용하거나,
심지어 다른 적을 이용할 수도 있죠.
목숨(수레)도 (일반적으로) 3수레까지 가능합니다.
무기 기술들은 복잡한 커맨드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다양합니다.
거기에 몬스터는 약점이 존재하죠.
몬헌은 플레이어가 수많은 정보들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그것들을 잘 활용해서 강력한 적을 '사냥'하도록 설계한 겁니다.
이러한 게임의 코드를 잘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카메라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카메라 시스템
두 게임의 플레이 화면을 보는 경우에는 같은 3인칭 백뷰를 사용하고 있기에
정말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닥소의 경우 적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자동으로 돌아가는 타겟 카메라
몬헌의 경우 시선을 직접 조정해야하는 자유 카메라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로 인해 전투에 대한 두 게임의 접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닥소를 관통하는 코드는 '두려움에 맞서기'라고 했었습니다.
닥소는 적과 플레이어가 정면으로 맞선다는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겟 카메라를 채택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타겟 카메라로 인해
플레어도 항상 적을 바라보지만, 
적도 플레이어를 (거의) 항상 바라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닥소의 적들은 유독 회전속도가 빠릅니다.
거기에 공격의 유도성도 강합니다. 
공격이 끝나기 직전까지 적의 시선이 플레이어를 따라오는 경우가 허다하죠.
아마 몬헌의 적들이 이렇게 회전한다면 엄청나게 어색했을 겁니다.
하지만 타겟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전혀 어색하지 않게 보입니다.
카메라가 적과 함께 회전하기에 적이 회전하지 않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몬헌의 자유 카메라 방식이었다면, 회피 후 시점이나 공격방향이 난리가 났을 겁니다.
덕분에 닼소의 적과 플레이어는 서로를 쉴새없이 빙글빙글 돌며 전투를 벌일 수 있지요.
(물론 손검 사과깎이도 매한가지 아니냐고 하실 수 있지만, 그 템포를 보면 전혀 다릅니다.)
(손검이 왈츠라면, 닥소의 빙글빙글은 꼬리잡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간절함부터 달라요.)

반면에 몬헌의 경우에는 적들의 회전이 느린 편입니다.
몬헌을 관통하는 코드인 '생각하고 활용하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몬스터를 이해하기' 중 하나는 약점의 공략입니다.
몬헌은 특정한 부위를 공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자유 카메라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적 또한 자유 카메라에 맞게 설계하게 된 거겠죠.
몬헌은 공격의 유도성이 약합니다. 
공격을 하는 도중에 그 시선이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몬헌의 적들은 다양한 부위를 이용해 공격을 합니다.
회전을 덜 하는 만큼, 회전을 하지 않고도 공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비단 적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플레이어의 회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죠.

2. 회피 시스템
물론 두 게임의 회피 타이밍이 다르기도 하지만, 
두 게임에서 지향하는 회피는 정말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크소울은 적극적인 프레임회피, 그리고 용감한 구르기를 하도록 권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닼소의 공격들은 유도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회피는 어렵지 않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널널한 무적시간(기본이 회성5 이상), 몸 근처의 히트박스가 비어있는 적들은
흉흉한 분위기와 달리 아주 훈훈한 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크소울의 회피는 이른바 '용기가 필요한 회피'입니다.
'두려움에 맞서기'에 아주 충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몬헌이 택한 방법은 '이동해야 하는 회피'입니다. 
(물론 고이면 회성 3이건 5건 머리긁으면서 앞구르기, 스텝 프회가 되지만 )
(그게 가능한 것과 플레이어에게 게임이 유도하는 바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몬헌은 아예 공격의 방향에서 벗어나는 것을 권장합니다.
몬헌의 무기별 고유 회피기를 보면 회피 시간보다 회피 거리가 후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회피 시간이 없는 회피기들도 존재하며, 
회피 시간이 후하더라도 회피 거리는 더더욱 후하게 주어집니다.
장비 또한 회피 거리가 훨씬 확보하기 쉽게 되어있고요.
(회피 성능 스킬보다 1렙당 체감이 훨씬 큰데다가 3렙이 최대, 회성은 5렙)
몬헌의 경우 특정 부위를 공격할 시간을 주어야하기 때문에 
몬스터가 시선을 돌려 몸을 회전시키는 데에 시간이 걸리게 설계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몬스터의 주력 공격은 언제나 몬스터의 정면에서 일어납니다.
몬헌의 회피는 회피의 목적도 있지만, 
더 나아가 공격하고 싶은 부위로 위치를 재정비하는 
이동기도 겸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3. UX 설계
비교할 점은 많지만 글이 끝도 없어질 것 같아서
UX(유저 경험)설계만 다루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두 게임은 정말 걸작이라고 부를 만한 UX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닥소의 경우는 그 악의적인 레벨 디자인으로 유명하죠.
다분히 불순한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는 몬스터의 배치
심지어 화톳불에서 재정비를 하거나 부활하면 그 끔찍한 녀석들이 되살아나죠.
뭐 하나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npc와 스토리
의외로 다양하게 뻗어있는 길과 딥다크한 분위기
일부러 보스방 앞에는 화톳불을 놓지 않는 자애로움
그 정점에 있는 시스템이 바로 
죽으면 모든 소울(강화 재화)를 떨어트리는 것이지요.
강화를 해야 조금이나마 죽지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죽으면 어떻게든 다시 그곳까지 죽지않고 도달해 
다시 소울을 줍고 여정을 계속해야합니다.
강화 비용은 갈 수록 증가해 들고다니는 소울은 커지고
그만큼 플레이어가 느끼는 부담은 증가하게 됩니다.
다크소울은 플레이어가 '두려움에 맞서기'를 충실히 느낄 수 있도록 잘 만들어놨습니다.
동시에 이런 레벨 디자인의 정말 재미있는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두려움을 버리고 냅다 달리면 어지간한 필드는 그냥 돌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몬스터 헌터의 경우는 아주 친절한 편입니다.
물론 그 압도적인 정보량이 문제이긴 하지만,
새로운 요소가 등장할 때마다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잘 만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몬헌의 몬스터 배치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초반에는 비룡종과 싸우기 전 예습할 수 있도록 
조룡종(유사 비룡종)을 배치하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하고
지형의 불리함이나, 상태이상 등이 추가 될 경우 눈에 띄는 곳에 해결책을 배치하고
특수한 기믹의 경우 npc가 넌지시 힌트를 건네며,
강력한 적 주변에는 활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을 배치해 줍니다.
물론 후반에는 정박자의 빠른 몬스터 이후 엇박자의 느린 몬스터를 배치하거나
더러운 몬스터 둘을 서로 엮어서 배치하는 역겨운 모습도 훌륭하게 보여줍니다.
그런 면에서 장비제작 시스템 또한 섬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몬스터의 장비들은 일반적으로 다음 몬스터를 잡기 용이한 스킬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몬스터 헌터는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이해하기'를 하기 위한
엄청난 양의 정보량과 요소들로 꽉꽉 채워 설계한 게임인 것입니다.

이렇게 두 게임은 지향하는 바가 확연히 다르기에
겉보기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경험을 줍니다.
둘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잘 만든 역작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경험을 주는 만큼 각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서로에게 같은 것을 기대한다면
사뭇 다른 느낌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게임들이기에 만약 플레이 해보시지 않은 분이 계신다면
자신있게 추천해 드립니다.
짧지않은 주저리주저리는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