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 모바일의 서비스가 시작한지도 한 달이 넘었다. 
개인적으로 가가브 트릴로지의 엄청난 팬이라, 출시되기 전부터 상당히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솔직히 말해, 공개된 내용들과 실제 게임 퀄리티가 만족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추억 보정과 추억 필터를 착용하면, 어느정도는 해볼만한 게임이었고, 실제로 굉장히 재밌게 플레이했다. 아무리 추억 보정이 있다지만, 게임 자체가 재미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최상위권 유저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모든 콘텐츠에서 중상-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깊게 파고들었다. 과금 역시 요 몇 년간 가장 많이 한 게임이기도 하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생각보다 할만한 게임이다. 장점 역시 많다. 하지만 오늘은 게임의 단점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아래 이미지는 플레이 인증.


1섭에서 저번 길레 19위를 달성한 본계정과


최근 시작하여 대부분의 콘텐츠를 민 부계정까지 두 계정을 플레이 하고 있다


1. 스토리 축약 문제 - 짧은 거 보다 차라리 늘어질 정도로 긴 게 나은거 아닌가?

개인적으로 원작 팬으로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 스토리와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성이야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 그렇다 쳐도 스토리 축약에 대해선 이해가 어렵다. 가가브 트릴로지는 엔딩이 명확하게 있는 게임인데, 벌써 영전4를 다 소모하고, 퀄리티는 둘째치고라도 영전5까지 이만큼이나 펼쳐놨다? 앞으로 어떻게될지 감도 안온다.

모바일 게임 특유의 빠른 템포를 유지하게 위해 스토리를 축약한 건 이해가 가지만....차라리 좀 더 세부적인 설정을 넣고, 세계관을 깊게 파고들어 자세히 묘사하고, 다양한 추가 이벤트까지 만들어서 긴 호흡을 가져가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한 달만에 오크툼 컷하고 동네북된거 실화냐....


2. 캐릭터 문제 - 와... 더글라스랑 라엘이 2성따리로 끝나네...//이게 데카르나시온? 

캐릭터랑 설정에서도 아쉽다. 영전4, 신영전4 모두 더글라스와 라엘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특히, 구영전4에서는 최종전까지 에이스 카드로 쓰는 유저도 많았는데, 이걸 2성으로 내서 활용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 물론, 가가브의 영웅 카테고리로 이격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지만, 굳이 이걸 런칭 사양의 2성으로 낼 필요가 있었나 싶다.

데카르나시온(린카르나시온)과 오키사이드 서클같은 대마법이 이렇게 허무하게 소모되는 것도 아쉽다. 원작에선 최고레벨 흑마법사나, 미첼-마일 정도나 가능했던 최상급 마법이었다. 물론....잡몹이 사용했었기에 고증이라면 고증이라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사용되는게 너무너무 아쉽다. 


내 추억 속 라엘은 절대 2성따리로 끝낼 놈이 아니었는데...


1성 잡몹따리가 사용하는 데카르나시온. 아무리 고증이라지만 이럴 필요가 있었나


3. 너무 빠른 스펙 인플레 - 캐릭터 유통기한은 2주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함

게임 스펙 인플레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CCG에서 스펙 인플레는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속도는 예사롭지 않다. 

미첼이야 처음부터 강함에 대한 평가가 갈렸지만, 많은 유저들이 오랫동안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아이멜 조차 신규 힐러인 휘리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모양새다. 단순히 스펙이 조금 떨어지고, 여러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간다면야 상관없지만, 이 속도는 예사롭지 않다.

이 속도가 문제되는 이유는, 캐릭터 하나를 키우는 데 드는 코스트, 그냥 현금이 엄청나게 든다는 점이 한 몫한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캐릭터 하나를 세팅하는데 3~40만원은 우습게 드는 게임이 2주만에 뒷방으로 밀려난다? 납득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오래동안 쓸 거라고 예상했던 아이멜. 왕좌에 앉아있던 시간은 한달에 불과했다


4. 지나친 캐릭터 세팅 비용, BM 문제 - 무뽑은 게르드가 와도, 레오네가 와도 실드 못침, 고초월 위주의 스킬 구성도 문제

3번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BM이 유저 친화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많은 유저들이 가장 문제된다고 말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기원 무기다. 기원 무기는 두 무기를 선택하여 진행하는데, 두 무기 중 하나가 나오기에 반대쪽 무기만 계속 나오면 구제할 길이 없다. 실제, 최근 진행한 부계정에 구어빈 무기를 뽑기 위해 몇백뽑을 진행했으나 함께 설정한 초마일 무기만 풀돌되고 구어빈 무기는 1초에 그쳤다. '억까'를 당한거다. 최근 게임들은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영전 모바일에는 이런 점이 미흡하다.

캐릭터의 고초월이 강요되는 점도 문제다. 캐릭터의 성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고초월이 필수적이다. 냉정히 말해,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면 명함으론 사용 자체가 어렵다.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미첼이나 루키어스 같은 캐릭터는 풀초월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고, 전용 무기 역시 풀초월에 가까운 고초월을 요구한다. 

지금이야 아직 가넷 나올 곳이 많아서 그나마 버티겠지만, 앞으로는? 이 문제는 위에서 설명한 스펙 인플레와 겹쳐서 더 문제가 된다.



크레센트를 넣고 831뽑을 돌렸는데,, 크레센트는 단 두 개에 그쳤다. 마음이 꺾일 수 밖에. 이게 영전 모바일의 매콤함이다. 이걸 버틸 수 있을까?


5. 성장 재화 부족 - 캐릭이 있으면 뭐하냐....키울 수가 없는데

캐릭터 육성을 위한 성장 재화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디렉터는 게임을 기획 의도를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하게끔 설계했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하다. 육성에 필요한 모든 재화가 부족하여, 다양한 시도는 고사하고 메인 파티의 풀 육성조차 힘들다. 나는 어느정도 과금을 한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태초의 에테르, 랭크업 및 스킬 재료가 너무 부족하다. 

재료 부족 문제와 맞물려, 파밍 시스템도 보완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시련 콘텐츠다. 모든 카테고리의 시련을 하나씩 해금해야 하는데, 이 구조는 의아하다. 이런부분과 함께 전체적인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결장에서 루티스가 주목받는다고? 나는 루티스도 초월에 전무도 있다. 하지만 그럼 뭐함??? 에테르랭크업스킬업잠재력 모두 부족한데??


바람의 시련 '단 3단계' ㅋㅋ


6. 콘텐츠 부족 문제 - 앞으로 잘 보완되기를

사실 나는 모바일 게임에 왜 부계정을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하지만 영전 모바일은 다르다. 사실상 부계정이 아니면....할 게 너무나도 부족하다. 어느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하루 일과는 정말 5분이면 끝난다. 다른 수집형 게임들과 비교해도 콘텐츠가 많이 빈약한 편이다. 이 부분은 개발 사이드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니, 잘 개선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