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특전 A3포스터 + 드로잉카드

감상 후기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왔다길래 궁금해서 보고 왔습니다. 원작은 네이버 웹툰 '연의 편지'인데 원작은 보지 않았어요. 작가가 의도한 건지 모르겠는데 제목이 중의적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인연의 편지, 호연의 편지, 연애편지)


우선 눈에 들어온 건 마치 신카이 마코토 애니 느낌이 나는 듯한 훌륭한 영상미였습니다. 그리고 삽입곡 또한 좋았고요. 장르가 드라마여서 그런지 성우 연기는 살짝 심심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전문 성우가 아닌 가수 이수현 씨를 채용한 게 의도된 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뭐 나쁘진 않았어요.


세 친구(이소리, 박동순, 정호연)의 만남을 다룬 이야기인데 호연이 소리에게 전하는 편지를 찾는 과정이 마치 퍼즐 하나 하나를 맞춰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애니가 마냥 밝은 분위기는 아닌게 갈등의 요소가 '학교폭력'이란 것이죠. 클리셰 학폭은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일진의 부조리함과 주인공의 무력함이 나중에 정의구현이란 형태로 마무리 되는데 이 애니 또한 그런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작중에 갈등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일진이라는 악역이 배치되었지만 학폭이란 소재에 크게 비중이 실린 느낌이 아닌 것은 아마도 이 이야기는 세 친구가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마치 학폭이 맺어준 인연 같단 말이에요. 😅


그나저나 애니를 보면 휴대폰도 없고 편지를 쓰며 집 전화기에 공중전화를 쓰는 장면들을 봤을 때 작중 배경이 90년대 정도로 추정되는데 도로에 아반떼AD 같은 오래되지 않은 차들이 돌아다닌다든지 기차역 플랫폼에 있는 사람이 무선헤드폰을 쓰고 다닌다든지 하는 장면이 고증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걸 보여줘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무난한 애니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