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맨 오브 인터레스트(Man of Interest)
장르명: 비주얼 노벨
출시일: 2025.10.10
가격: 무료 플레이
창작자: team BNG
배급사: team BNG
이용등급: 15세 이용가
지원 기능: 싱글 플레이 게임


눈을 뜨자 사방이 컴컴한 취재실의 한가운데였다
잘나가는 엘리트 경찰이 용의자가 된 이유는?

우선 게임 제목인 맨 오브 인터레스트(Man of Interest)에 대해 알아둬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하게 해석해서 남자의 관심사? 같은건가 하고 게임을 집어들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범죄학 용어로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사람'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확실히 죄를 저질러 잡혀온 피의자보다는 한 단계 낮은 아직 확실한 물증이나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사람을 말합니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혐의점이 있어 요의 주시할 인물로 보면 됩니다.

▲ 초반 사건의 배경이 빠르게 지나간 후

▲ 수갑이 채워진채로 정신을 차리는 주인공

우선 배경은 동독과 서독으로 나눠져 있었던 독일의 동독을 모티브로 삼은 모종의 제국입니다. 사회 비밀 보장 제도를 통해 국가에 반기를 드는 세력 축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초반에 알 수 있죠. 비밀 경찰을 비롯하여 공권력의 파워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 묘사되고 있고, 주인공 역시 경찰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신분입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국가의 절대적 권력 주체인 경찰 소속인 주인공(루카스)가 광장에서 총기난사를 일으키고, 사람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심문실로 끌려온 용의자가 되고, 결백을 밝혀야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상황이 묘한데요, 루카스는 사람을 죽인 기억이 없는 상태로 자신이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 끔찍한 곳에 온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정도로 큰 일을 벌였다면, 이미 다른 조치가 취해져야 할텐데, 아직까지 용의자 신분인점도 이상하고요. 무언가 모순된 부분이 많습니다.

자신을 취조하는 경찰과 동기생 잭을 통해 상황을 점차 알아가며, 최종적으로는 기억을 되찾아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거나, 혹은 여러 엔딩으로 갈라지는 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 주인공은 국가적 영웅의 아들임과 동시에 본인 능력도 출중한 엘리트입니다

▲ 주인공을 취조하는 남자는 입사 동기이자 주인공과 데면데면한 사이

▲ 공권력이 강한 제국에서 총기난사라는 중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믿기 힘든 상황


일반적인 추리물과는 다른 서사 구조
연극을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연출과 전개

제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굉장히 진중한 분위기가 유지되며, 엔딩 시점까지 주인공은 심문실을 일체 벗어나지 못합니다. 물론 회상을 통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현실의 육신은 고스란히 심문실에 잡혀 있는 상태죠.

잭과의 심문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점차 떠올리게 되는데, 재미있는 포인트는 대답 여하에 따라 엔딩이나 스토리가 다른 부분으로 발전해나간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누명을 썼다거나,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혼란스러운 것을 지속적으로 표현하여 유저가 주인공이 진짜로 범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 선택지에 따라 엔딩 분기가 갈리는 시스템입니다

▲ 진짜 내가 한건가? 기억의 빈틈에서 유저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죠

이야기의 큰 줄기를 보자면, 국가적인 영웅이었던 아버지를 쫓아 경찰이 된 루카스가 곧 아버지를 닮은 듯한 국가에 헌신하는 이상적인 상관인 로저를 만납니다. 로저 아래에서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성장하지만, 이내 자신이 가장 존경하던 로저가 국가 반란죄에 가담했다고 고백하는 것을 눈 앞에서 듣게 됩니다.

자신이 아버지처럼 따르던 사람에게 큰 배신감을 느껴 그 자리에서 로저를 사살하고, 이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지금의 루카스가 심문실에 앉아 있게된 이유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루카스의 관점에서의 이야기일뿐, 진실은 선택지 여부에 따라 바뀌기도 합니다. 제가 도달한 엔딩은 루카스가 혐의를 벗고, 대신 경찰의 높은 분들이 내건 조건에 굴복하여 반동 분자들을 색출해나가는 비밀 경찰이 되는 엔딩이었습니다.

엔딩은 크게 4종류가 있으며, 각 엔딩을 해금하고 나아가서 잭과 로저 등의 사이드 스토리까지 보고 나면, 비로소 제국이 감추고 싶었던 음모의 전말이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 아버지처럼 따르며 존경하던 로저와의 일화를 통해 과거 겪은 일이 드러나고

▲ 서브 캐릭터들도 회상 속에서 등장합니다


국가의 영웅이 될 것인가? 진실을 밝힐 것인가?
스스로를 의심하며 원하는 해답을 찾는 게임

맨 오브 인터레스트는 호흡이 긴 게임은 아닙니다. 엔딩 하나를 보기까지 2~3시간이면 충분히 볼 수 있죠. 다만 엔딩을 보는 과정 속에서 실제로 심문을 당하는 듯한 압박감과 답답함이 상당합니다.

나중에 밝혀지는 이야기라거나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로 점차 이야기의 전말을 알아가는 플롯인데, 여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호흡이 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화면은 심문실에 갇힌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려는 듯 시종일관 흑백 모노톤으로 그려지며, 등장인물들의 말투도 굉장히 딱딱합니다. 용의자로 잡혀온 너에게 긴장을 풀어줄 생각따위 없다는 점을 게임에서 줄곧 강제하는 느낌이죠.

▲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내 퍼즐을 맞춰야 한다

▲ 국가의 영웅이 될 것인가? 진실을 밝힐 것인가?

여러모로 고전적인 느낌과 향취가 느껴지는 비주얼 노벨로 다소 취향을 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멀티 엔딩을 보는 것이 강제되는, 역 구성형 플롯에 익숙한 유저라면 재미있게 할 수 있겠지만, 초반부터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시나리오에 당최 캐릭터들간의 대화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 취향에 안 맞을거라 봅니다.

성우 보이스가 없다는 점도 상당히 아쉽고요. BGM 선정은 나름 괜찮았다고 보지만, 결국 작중 장소가 심문실에서 벗어나지 않다보니 사운드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선택지에서 세이브는 할 수 있는데, 돌아가기 기능이나 로드 기능이 없어 그대로 타이틀을 나갔다가 들어와야 한다는 부분도 좀 불편했네요. UI 부분에서 편의성을 좀 더 추가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스토브 스토어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만큼, 이런 독특한 플롯의 시나리오가 취향이거나, 냉전시대 동독스러운 배경이 취향인 사람이라면 한 번 플레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 회상 파트가 절반을 차지하며, 비중은 점점 늘어납니다

▲ 사이드 스토리는 엔딩을 1회 봐야 해금된다

▲ 내가 보려는 것은 진실인가? 믿고 싶은 것이 진실일까?

✅ 맨 오브 인터레스트

👍장점
- 모노톤이 쫙 깔린 하드보일드한 느낌의 작중 분위기
-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정체를 스스로 의심하는 시나리오
- 연극을 보는 듯한 정적인 무대 설정

😅단점
- 캐릭터 보이스 없음
- 모든 엔딩을 봐야 이해되는 서사 구조
- 다소 다듬어지지 못한 UI 기능

🎁맨 오브 인터레스트 구입 링크https://store.onstove.com/ko/games/10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