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수욕장을 떠나 버스터미널을 향해 발을 옮기던 인벤팀에게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스마트폰을 쥐고 화면 아래에서 위로 드래그하며 포켓볼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는 모습.
그러나 이미 만나온 사람들과 달리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모습이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네보았다. 저...혹시....

안녕하세요! 혹시 포켓몬 트레이너신가요?

= 아 네, 안녕하세요. 포켓몬 GO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해보다보니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네요. 계속 걸어 다니면서 보이는 데로 포켓몬을 잡아보고 있긴 합니다.


이렇게 이른 시간(오전 7시 반 경)에 플레이 하고 계시는데 언제쯤 나오신 거에요?

= 3시간 전? 2시간 전쯤 나왔어요.


포켓몬 GO를 하러 외출하신 거에요?

= 사실 약속도 있어서 나가는 길이었는데 겸사겸사 플레이도 하고 있어요.



초심자 트레이너이기 때문일까, 인터뷰가 어색했기 때문일까.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트레이너를 보니 처음 포켓몬을 접했을 때 기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아는 정보가 있냐고 물어오는 트레이너에게 포켓몬이 잘 나오는 위치를 말해주던 중 무심코 트레이너의 화면을 보게 되었다. 아뿔싸. 화면의 포케스탑이 활성화된 상태임에도 푸른 빛이 돌고 있었다.



이런 포케스탑에 도착했을 때 여기 화면 중앙의 동그라미를 회전시키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요.

= 우와! 와! 아이템이 나오네요. 아... 지나쳐 온 게 많은데 아쉽네...

속초 시내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을만한 장소를 물어본 뒤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초보 트레이너를 도왔기 때문일까. 조금은 지쳐오던 마음 속 한구석이 다시금 열의로 차오르며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