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전 세계 경제를 망가뜨리고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격을 추락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킹 달러’를 실감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미국의 약탈적인 통화정책을 보면 제3세계 국가에서 추앙받는 ‘양털깎기’ 이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양털깎기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국제 유대자본이 막대한 규모의 돈을 풀어서 자산의 가격 거품을 만든 다음 통화량을 갑자기 줄여 경제 불황과 가격 폭락을 유도해 마치 양털을 깎듯 헐값에 알짜배기 기업과 부동산을 매수한다는 음모론이다. 물가상승이 본격화됐는데도 연준이 의도적으로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춘 뒤 뒤늦게 과격한 금리 인상을 함으로써 해외로 빠져나갔던 달러자본을 고금리를 미끼로 미국으로 불러들여 전 세계 자산가격의 폭락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양털깎기 이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연준의 ‘지각’ 금리 인상은 연준의 2가지 목표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과정에서 실업률 등 경기의 선행지표가 아닌 후행지표를 중시하다가 발생한 참사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어느 견해가 옳든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한국의 집값을 하락시키고 있으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출 때까지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 문제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