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에도 뛰어드는 코인 투자자..유의종목에 10조 몰려



"잡코인 정리" 당국 경고에도
이상 급등 노린 투자자 늘어
거래소 등록 앞두고 대혼돈
업비트 상폐·유의종목만 1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래소들이 신고 등록을 앞두고 상폐에만 몰두하고 투자자 보호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초에 상폐될 종목은 사전에 검증해 상장시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거래소가 기습적으로 상폐를 하는 건 이용자와의 계약 측면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거래소가 약속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폐를 앞두고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급등하는 상폐빔 현상까지 나타나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업비트가 지난 11일 오후 원화시장 상폐 종목으로 지정한 페이코인은 전날 1170원에서 13일 411원으로 급락했지만 15일 한때 오히려 870원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날 업비트에선 페이코인이 매수 주문 폭주로 거래량 기준 9087억원을 기록해 비트코인(7769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업비트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인도 가격 변동성이 극심했다. 이 중 마로는 지정 후 75원까지 떨어졌다가 15일 한때 112원으로 반등했으며, 디마켓(DMT)도 같은 기간 264원에서 408원으로 반등했다. 아라곤은 11일 유의종목 지정 전날 가격이 5039원이었지만 지정 후 13일 오히려 9309원까지 올랐다가 17일 7636원으로 떨어졌지만 지정 전보다 가격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폐빔 현상은 단타를 노린 전형적인 투기 행태라고 분석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상폐 예정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일시적 수요를 노리거나 유의종목 지정이 해제될 때 급등될 것을 노리고 매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이 상폐가 시작되면 거래가 허용되는 '정리매매' 기간에 오히려 거래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흔히 나타난다"면서 "이는 폭탄 돌리기며 가격 변동 폭이 심해지는 때 단타를 노리고 투기적인 수요가 급작스럽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거래소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경고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