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정팔이 문을 부수고 금고를 연다.
금고 안에는 어마어마하던 양의 돈과 금괴는 보이지 않고

CCTV 하나가 설치되있다. (빨간 작동 불빛이 깜빡거린다)
정팔과 상구는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한국에 있는 무식은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쳐다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며 전화를 건다.

"Get them both..alive." (둘 다 산채로 잡아와)

곧 총을 든 사내들의 발소리가 들리고

정팔과 상구는 무언가 잘못됬다는걸 느끼며 급히 도망치기 시작한다.

무식의 부하들에게 쫒기던 정팔은 결국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잡히고 만다.

"We missed one, boss." (한 놈은 놓쳤습니다 보스)

상구는 몸을 숨긴채 입을 틀어막고 숨을 헐떡거린다.

무식이 그리 급하게 한국으로 간 이유도 호구의 빚 500만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환전한 뒤에 한국에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뒤늦게 깨달은 정팔은 울부짖으며 끌려간다.

다시 무식은 전화를 건다.

I'll explain everything when I go to the Philippines, father.

(필리핀에 가서 다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버지)

다시 필리핀 공항에 도착한 무식은 곧바로 급히 다니엘의 집으로 향한다.

무식은 다니엘 앞에 엎드리고 부하들은 손이 묶이고 복면을 쓴 채 끌려온 사내의  무릎을 꿇게 한다.

"This is his sole crime. He was a long-time subordinate of Seok-jun Min. He did it alone for revenge."

(이번 사건은 이놈의 단독 범행입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민석준의 수하였고 복수를 위해 혼자 벌인 짓입니다.)

다니엘의 손짓에 복면을 벗기자 정팔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떨고있다.

"Prove it." (증명해 보여라)

다니엘의 짧은 한마디와 함께 권총을 건넨다.

내 앞에서 너의 수하인 정팔을 죽여서 증명해 보이라는 뜻이다.

무식은 권총을 받아들고 눈을 질끈 감는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정팔 앞에 다가선다.

"형님.. 저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형!!"

울부짖으며 정팔이 애원한다.

그러나 무식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말한다.

"이번에는 나도 정말 어쩔수가 없다 정팔아. 내가 얼마나 너한테 기회를 많이 줬는지 한번 잘 생각해봐라.."

총구를 정팔의 이마에 겨눈다.

"잘가라.."

탕!!

총성이 울린다.

정팔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얼굴에 핏자국이 튄 상태로 무식은 다니엘 앞에 무릎을 꿇는다.

"You violated my instructions.

I forgive you this time, but I won't let it slide next time."

(너는 가족을 건드리지 말라는 내 경고를 어겼다.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다니엘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무식을 바라본다.

무식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다니엘의 밑에서 결코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뿐더러 자칫하면 언제 목이 달아날 지 모른다는 것을..

곧 무식은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된 존과 아무도 없는 조용한 장소에서 마주한다.

"Sorry brother. Because of me.."

"No problem."

무식은 존이 충분히 협조한다면 무언가 본인 뜻대로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어간다.

"Our lives could be in danger at any time under the boss."

(우리 둘 다 보스 밑에서는 언제든지 목숨이 위험해 질 지도 몰라)

"What are you talking about bro?"

(무슨 말이 하고싶은 거야?)

"As you wish.. Big boss"

(니가 생각하기 나름이야... 빅 보스)

곧이어 무식과 존이 대화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무언가 긴장감이 가득한 느낌으로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 받는다.

다음날, 무식은 도망쳤던 상구에게 전화를 건다.

"예 형님.."  "지금 어디냐?"

"형님 저는요 정팔이가 그런 짓을 할 줄 몰랐습니다.. 제가 말렸어야 되는데 죄송합니다 형님."

"알아 임마.. 우리 서로 뭔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으니까..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어차피 필리핀 안에서 무식을 피해 살아남기란 거의 불가능이라는 것을 상구도 잘 알고 있다.

"예 형님.. 어디로 갈까요?"

곧 상구는 무식을 찾아온다.

무식의 수하들은 상구의 몸을 수색한 뒤 상구를 들여보낸다.

"밥은 먹었냐?"   "...예 형님."

"너 내 눈 똑바로 보고 솔직하게 대답해라.. 나한테 하고싶은 말 없냐?"

"무슨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팔이가 나한테 다 불었어. 그러니까 솔직하게 다 털어놔.."

무식은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 분명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상구를 떠보며 말한다.

그제서야 상구가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형님께서 그때 돈챙기실 때 죽이신 필립.. 제 동생입니다."

무식은 흠칫 놀라는 표정이지만 곧바로 말한다.

"너 뭔가 오해하고 있는거 같은데.. 필립 소정 내가 죽인게 아니다. 그때 난 돈만 찾으면 되는 거였어.. 그래서 다니엘에게 연락해서 돈을 찾아달라고 부탁한거였는데 다니엘이 두사람 다 죽이고 돈까지 가져가버렸다.. 난 빅보스에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뿐이다 상구야."

"그게 진짜입니까 형님?"

"그래.. 나도 두사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상구야.. 넌 내가 정말 믿고있고 널 내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너 이번에 형 믿고 한번만 따라와주면 내가 너 정말 평생 같이 간다. 나랑 일 하나만 같이 하자."

두사람이 대화를 이어간다.

"너는 존이랑 같이 가서 다니엘만 죽이고 같이 빠져나오기만 하면 돼. 존이 다 서포트 해 줄 거니깐 조용히 가서 처리하고 같이 돌아와라."

무식은 존과 상구를 이용해 다니엘을 재낄 생각이었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존과 상구는 다니엘의 집에 들어간다. 존은 상구에게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을 건넨다.

곧 이어 상구는 다니엘의 침소로 조용히 들어간다.

긴장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다니엘의 가슴쪽에 소음기가 장착된 총구를 겨냥한다.

푸슉 푸슉!

정확히 두발이 다니엘의 심장쪽을 정확히 관통하며 피가 쏟아져 나온다.

무언가 인기척이 느껴진 다니엘의 수하들이 급히 침소로 들이닥치지만 상구는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그리고 미리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존과 상구가 마주친다.

"Are you done?"

존이 묻자 상구가 숨을 헐떡이며 대답한다.

"Yes.."

탕!!

존이 쏜 총알이 상구의 가슴을 관통한다.

"Here!!!" (여기 있다)

존이 외치자 곧이어 다니엘의 수하들이 총을 들고 달려온다. 상구는 쓰러져 기침을 쿨럭거린다.

이미 무식을 배신했던 상구가 벌인 짓이기에 무식에게는 전혀 피해가 갈 일이 없었다. 무식도 그걸 잘 알고 있었기에 상구를 이용해 다니엘을 제거한 것이었다.

다니엘의 오른팔이었던 존은 보스가 제거된 조직을 장악할 충분한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무식의 계획이었고 존과 형제처럼 지낸 무식이기에 이제 조직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무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게 무식은 점점 필리핀에서 그 누구도, 심지어 삼합회 마저 함부로 할 수 없는 더욱 무서운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칼리즈의 경찰서 안, 퇴근 시간이 지나서도 오승훈 경감은 필립 소정 사건의 자료를 보며 한숨을 쉰다.

"차무식.."

곧이어 마크가 들어오며 말을 건넨다.

"Hey hun, How about chicken adobo for dinner?"

(훈, 저녁으로 치킨 아도보 어때?)

승훈은 웃으며 대답한다.

"Why not?"(좋지)

곧이어 마크의 집에 두사람이 도착한다.

차에서 내린 두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웬일인지 집안은 어두컴컴하다.

"Where is esder?"

(에스더는 어디있어?)

그러자 숨어있던 무식의 수하들이 총을 들고 나타난다.

"This is it for our relationship,

Sorry hun."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인거 같아. 미안해 훈)

승훈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말한다.

"Oh mark.."

무식의 수하들이 승훈에게 총을 난사한다.

하루 전날 통화로 무식과 마크가 대화한다.

"If you help me, I will give you 50 million pesos."

(만약 니가 나를 돕는다면 5000만 페소(한화 약 11억) 를 주겠다.)

이미 마크는 무식에게 매수 당한 것이었다.

무식은 수하에게 통화로 명령을 내린다.

"Take care of the body, he is korean desk."

(시체를 잘 처리해, 그는 한국 경찰이다)

그렇게 본인에게 위협이 될 만한 인물이라면 승훈까지 제거하는 무식이었다.

시간이 흘러 3개월 후...

무식은 한국에 있는 동생 상철에게 전화를 건다.

"어 상철아.. 이번에 들어간 민동건설 최사장이랑 조영사 알지? 형량 나왔다던데."

"예 형님, 형님께서 보내주신 가짜 계약서 증거물로 인정 받아서 살인교사죄로 조윤기 영사는 6년받고 최사장은 12년 받았다던데요."

"그 개새끼들.. 차라리 감옥에서 목매달아 죽고싶을 정도로만 니가 애들 시켜서 관리좀 해라. 문제 안생기게, 무슨말인지 알겠지?"

"예 형님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

대전에서 카지노를 운영할 때 이미 건달들에게 전국구라는 말을 들었던 무식이기에 감옥에 들어간 최사장과 조영사는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매일매일 혹독한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바야흐로 차무식의 인생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필리핀 카지노의 왕이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각자의 목숨을 베팅한 최후의 승자는 결국 차무식인 것일까.

이제 이 드라마의 러닝 타임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무식이 볼튼 카지노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의 표정에는 수만가지 오묘한 감정들이 섞여 있는 듯 하다.

갑자기 어디선가 호구형(정석우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

도대체 며칠동안 잠을 못잔 것인지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이 초췌하고 어두운 모습이다.

무식이 호구형을 발견하고 말을 꺼낸다.

"아직도 안가고 있었어? 형..가만있어 이름이 뭐였..."

탕!!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총소리가 울린다.

무식이 배를 움켜잡고 쓰러진다.

"칵!!!....커헉..."

무식은 피를 토하고 수하들이 놀라 호구형을 제압하지만 이미 무식은 총격에 쓰러진 뒤였다.

카지노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쓰러진 호구형이 울부짖으며 말한다.

"나 정석우.. 정석우라고.."

무식은 알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지나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마지막에 떠오른 얼굴은 무식이 직접 죽인 정팔의 얼굴이었다.

"형님, 권무십일홍이라고 아세요? 꽃이요 형님.. 열흘동안 붉을 수가 없다. 벚꽂도 개나리도 열흘 지나면 다~ 뒤진다.

뭐 그런뜻이죠~."

"...."

무식이 조용히 눈을 감으며 막을 내린다.

 

 

 

 

 

 

 

 

개드리퍼 왈 "개인적으로 이정도로만 나왔어도 명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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