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만에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작성된 글을 읽어보면서 부족한점, 보완한점, 놓친점 등 항상 글을 쓰고 나면 100%만족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게임 전문서적을 읽어보면서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것저것 게임에 대한 틀이 하나씩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글을 쓰다보니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전문가들끼리 이 자료를 공유하면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라면? 이 리뷰를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이지, 게임을 깊게 파고들어 분석하는 전문가는 드물기 때문에 쓰던 글을 다시한번 풀어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서두가 좀 길었습니다. 이번 클베를 시작한 엘로아 이야기를 지금부터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의 게임 이미지를 벗어난 게임(그래도 넷마블 이름 달았더만)이라는 보험을 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을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평가의 강도가 가혹할 지도 모릅니다.




 시작부터 난관, 이거 어째 불안하다







게임 시작부터 살짝 당황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바탕화면의 게임 아이콘을 실행하면 홈페이지의 스타터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스타터를 시작하면 게임 내에 클라이언트를 실행시키는 번거로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주얼한 RPG가 시작부터 무거운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애초에 바탕화면 바로가기를 만들었으면 그 바로가기로 클라이언트를 실행시키게 만들거나, 게임 홈페이지의 스타터를 실행시키면 바로 게임이 실행되야 하는데, 빠른 게임을 하기 위한 유저들에게는 일관성 없는 이런 실행방법도 하나의 스트레스로 적용됩니다.


[그냥 바로 실행되게 하면 안되나...]



게임을 실행하고 서버 선택 및 캐릭터와 직업을 선택하는 구간. 오오 이 깜찍한 캐릭터에 남/여 차별하는 종족선택에 실망하고, 캐릭터의 무표정한 커스터마이징을 보고 또 한번 실망하게 됩니다. 직접적인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하다 해도 자유로운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이 강제성, 유저는 한숨을 쉬면서 억지로 캐릭터 선택을 마치게 됩니다.

플레이할때 캐릭터의 뒷면을 보면서 하거나, 머리만 보면서 하거나 그건 중요한게 아닙니다. 나만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시간이 단 1분도 안된다는건 문제가 있습니다. 머리 얼굴 눈에 대한 개성이나 특징이 전혀 존재 하지 않아 한숨쉬는 캐릭생성을 마치게 됩니다. 좋은점은 각 고렙 장비를 미리 입혀볼 수 있는 점과 포즈를 취해 캐릭터의 각도를 감상할 수 있는 점!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머엉....]


[드디어 엘로아에 입장하는 캐릭터]




 디자인) 게임플레이 : 튜토리얼






수많은 게임 디자인이 있는데 이중 유저가 처음으로 접하는 튜토리얼을 말하겠습니다.

개발자는 게이머들에게 이 게임을 어떤식으로 소개시키고 싶은점을 튜토리얼에 담게 됩니다. 튜토리얼은 직접적으로 가르쳐 줄 컨트롤과 게임기능, 게이머가 게임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능을 결정시킵니다. 그러나 튜토리얼에서 모든걸 알려주는게 아니라 가능하면 게이머가 별다른 실망감 없이 성공적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친절하게 화면 왼쪽에 메세지로 지시를 해준다]



엘로아는 이 튜토리얼을 얼마나 잘 다루었는가? 친절하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면서 게임을 나가게 하는건 좋았습니다. 그러나 대화형식의 튜토리얼을 진행하는데에 불편한점이 있었는데, 유저가 이 대화를 집중할려면 주변의 UI를 숨기게 하여 대화만 직접 보도록 가독성을 높여야 하는데, 좌측에는 채팅UI, 도움말 UI, 우측에는 퀘스트 UI 등 정신이 없었습니다.

글은 읽어야 하는데 화면엔 정신없이 글자가 난잡해 있고, 결국은 스킵, 스킵 스페이스바, UI에서 가라는대로 가는 수동적인 움직임, 조금 하다보면 "아무생각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UI가 시켜서 하는 게임과, 내가 직접 해보고 UI를 참고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튜토리얼 영상, 영상렉은 게임 서버렉입니다]



 디자인) 게임플레이 : User Interface







인터페이스 배치는 괜찮았습니다. 모든 화면을 가리는 방식이 아니라 하단과 우측으로 최대한 뭉치게 하고 채팅창은 좌측 하단에 살짝 배치해두었고, 스킬창 위치, 기본적인 단축키가 필요한 키들이 한눈에 바라보기 쉽게 배치. 미니맵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퀘스트 목록등 나쁘지 않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뭐 문제가 있다면 이 배치된 UI를 바꾸는건 없으며, 세부적으로 수정하는게 없다는게 흠이였습니다. 특히 채팅의 가독성.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있는데 색 변경 자체가 안된다니, 이게 무슨소리오...ㅠ

그럼 눈아프게 저 가독성 떨어지는 채팅글자를 봐야한다니, 파티를 구하는 것도 힘들 지경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기껏 채팅탭을 설정하여 내가 원하는 탭을 만들었어도, 게임을 재시작하면 모든게 초기화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게임 내에 로그가 저장되지 않는걸까요? 해상도도 변경하면 강제적으로 게임 재시작을 해야하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합니다.

[바꿀수 없다니 이게 무슨소리오]


 

[필드 사냥 영상]




디자인) 게임플레이 : 전체적인 조작 및 진행




엘로아는 오픈필드이며 1가지의 길로만 이동하는 형식을 취하며, 작은 필드맵마다 채널을 두고 있는 게임입니다. 논 타켓팅을 중점으로 쿼터뷰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3가지의 자신의 무기형식에 따라 바꾸면서 전투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근접직업은 수호/결투/파괴 라는 3가지의 특징으로 방패, 듀얼소드, 대검으로 무기를 바꾸면서 전투를 할 수 있으며, 법사직업은 발화/빙결/천벌 이라는 스태프, 부채를 바꾸면서 사용합니다.

즉 방패들고 스킬 12345 qwer를 다 사용하고 바로 듀얼소드로 무기를 바꾸고 12345 qwer를 쓰고 또 바꾸는 형식으로 무난하게 스킬의 특성에 맞춰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맞게 태세전환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게임사가 무기전환으로 통해 전투를 지속시키는건 좋은데 왜 인벤토리를 불필요하게 꽉차게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애초에 1직업 3무기면 떨어지는 무기도 3개, 현재 구현된 직업수를 통해 떨어지는 무기는 통 9가지. 사냥을 하다보면 바로바로 무기가 드랍되는데, 너무 다양하게 떨어지고, 무기별로 스펙차이가 높아지기 때문에 원하는 스타일의 전투를 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방패는 한손창과 방패로 또다시 나누게 되어 아이템을 하나 더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

법사직업은 스태프/부채 라는 통합된 아이템을, 근접직업은 방패/창/소드, 원거리는 총/활 이런식으로 세트아이템으로 구성시키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벤 자리가 없어서 분해시키는중..]

인던은 아주 가벼운 형식이였습니다. 근접유저가 신나게 방어키고 몰아버린후 어느 시점에서 광역 cc기로 고정시키면 나머지 딜러들도 같이 딜을 하는 형식. 무언가의 컨트롤이 필요없는 몰고, 잡고. 몰고, 잡고 단순 패턴이였습니다. 물론 게임의 목적이 '캐주얼'이니깐 어려운 난이도는 안된다는 개념이 형성되어있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만든것 같습니다.

그러면 보스는 무엇일까요? 보스패턴을 다 알아도 피하는 구르기 스킬의 범위와 쿨타임. 무적판정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범위 밖으로 빼야 하는점. 보스몬스터는 '모든 상태이상의 저항' 때문에 스킬을 끊을 수도 없습니다. 아직 추가되지 않는 영매사의 힐러가 있으면 편했지만, 캐주얼 게임이라면서 가볍게 맞으면서 힐받고 때리는 건 캐주얼 게임인지 궁금합니다. 모든 직업이 딜러이면서 회피도 가능하게 유도하는게 정상이 아닐까요?

 

[인던... 은 그냥 퀘스트 때문에 강제적으로 합니다]


논타켓의 판정이 스킬마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혈기사 스킬중에 도약류 스킬은 캐릭터의 방향에 따라 사용즉시 날아갑니다. 하지만 끌어오는 스킬은 타겟을 직접 지정하는 방식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어느 스킬은 자동시전, 어느 스킬은 사용후 시전. 옵션에서 '캐릭터 방향으로 자동시전' 을 두거나 '범위기 스킬 사용시 목표지정'을 두어서 스킬에 일관성을 살리면 안될까요?

캐주얼 RPG인데 시원하게 진행할 수 없는게 아쉽네요.


[범위 설정 스킬과, 자동으로 시전되는 스킬의 차이]


한 맵을 넘어갈때마다 조금 지루한 사냥&퀘스트 방식과 BGM은 이럴땐 일관성이 있어서 게임하다가 잠드는 현상. 평타도 스킬인데 평타의 중요성이 보이지 않는 전투방식에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또한 평타에도 글로벌 쿨타임이 존재하여 평타 - 스킬을 부드럽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평타도 스킬입니다. 그래서 평타스킬자체를 버리고 12345qwer - 스왑 - 12345qwer - 스왑 이런식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엘로아 게임은 정의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엘로아는 무슨 게임인가, 어떤 게임인가, 무슨 특징의 게임인가, 엘로아라고 말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주관식으로 문제를 내보겠습니다.

문제 : 엘로아는 무슨 게임입니까?

 : 캐쥬얼 MMORPG입니다

라고 쓰면 혼납니다.

스타2는 RTS, 아스타는 MMORPG, 마영전은 MOMPG 장르를 말하는게 아니라, 그 게임을 말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가 중요합니다. 해당 게임을 이야기 하면 이미지와 단어가 부합되게 줄줄 나와야 그 게임의 특징을 말하는 것입니다.

메이플 스토리 : 횡스크롤 방식 그래픽은 아기자기한 게임
디아블로3 : 쿼터뷰 방식 방식 그래픽은 무난한 적당한 스토리가 있는 게임

이런식으로 누구에게 질문하면 대부분 이런식의 답변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4일동안 간간히 즐긴 엘로아에게 수식어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일단은 엘로아의 게임은 중소기업이 만든 게임으로 알려져 있으며 4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긴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짧은 개발기간과 중소기업상 투자받는 금액이 작기 때문에 정해진 예산으로 게임을 투자하면 게임의 품질이 저하됩니다.

그래서 그래픽 자체도 가벼운 캐주얼 컨셉으로 자리잡은것 자체는 좋았습니다. 일부 기사 인터뷰를 본다면 정말로 배껴서 만들었다는 흔적은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하나하나 만들어나간 흔적은 보입니다만...


"정말 많이 준비한 만큼 완성도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 2014년 첫 CBT 게임인 엘로아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태민 본부장

정말 완성도가 자신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게임의 품질이 고품질이던 저품질이던 기본값은 해줘야 하는데 그게 되질 않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전부 따로 논다.





스토리/작가 디자이너와 책임디자이너 분.

두분 게임 만드시면서 서로 얼굴 맞대면서 이야기 나눠보신적 있으신가요? 책임 디자이너는 게임의 전체적인 대표 담당자라고 생각하시면되고 스토리/대화 작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스토리 짜는 사람을 말합니다. 뭐 이 외에도 기술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종사합니다.

문제는 스토리/대화 작가와 책임 디자이너가 사랑과 전쟁을 펼치고 있는지, 싸웠는지 게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게임개발 시간은 온데간데 없고, 게임에 중요한 세계관, 스토리, 캐릭터스토리 등 이런 점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미션/레벨 디자이너도 똑같습니다.

튜토리얼로 무슨 마족인가 잡다가 놓치고나서 돌아왔더니 임무주는 NPC는 주정뱅이가 되어있고, 이게 끝입니다. 홈페이지 세계관은 간단하게 소개되고 퀘스트는 메인스토리가 전혀 없습니다.

NPC : 너 누구냐
유저 : 신참 받아라!!
NPC : ... 저기가서 몬스터좀 잡아봐 이상한 징조가 펼쳐져
유저 : ㅇㅇ

결국 몬스터만 잡고 루팅하고 지루한 패턴이 반복됩니다.
게임 코딩을 담당하는 기술자는 그냥 하라는대로 만들뿐, 정작 욕먹는건 이사람들입니다.
서로가 직접 회의를 하지 않으니 결과물인 이 게임이 이렇게 나온겁니다.

 [스토리가 없으니 퀘스트 자체가 재미없다. 루팅하고 잡고 루팅하고 잡고 루팅하고 잡고]


스토리/작가 부분에 예산이 부족하다, 인력이 없다라는 변명은 하지마세요.
게임이라는건 그래픽을 담당하는 미술 디자이너분들 (3D 그래픽 관련)에 한부분, 그리고 NPC나 캐릭터의 음성을 맡으며 BGM을 담당하는 음악담당부. 성우부분은 고용하기 힘든건 알기 때문에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부분은 다릅니다. 스토리/작가는 게임의 생명을 불어넣는 신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존재하는 게임은 게임성 자체가 망이라도 그거에 반하거나 그거라도 하기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서하는거고 (대표적인 B&S), 그런 스토리 자체가 없이 그냥 니들 맘대로 하는 게임은 유저가 갈팡질팡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Archeage)

이제 클베시작했는데 왜이리 요구하는게 많냐고 하지만 개발기간 4년동안 중간중간에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안받으면서 하겠다는건 그쪽 회사들의 방침이였고, 4년이라는 시간동안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것 때문에 더욱 쓴소리를 하는겁니다. 클베때도 어느정도 스토리 라인을 형성시키지 못하자 쓴소리 먹고 3~4개월만에 바로 메인스토리 적용시킨 '최강의군단'
이 있습니다.





 타겟 플래폼, 즉 대상은 누구인가





이 게임의 특징상 3~40대 분들을 중점이 아닌 10~20대 유저. 그리고 여성유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임인것 같습니다. 물론 3~40대 분들도 젊을때는 스타 apm3~400 뛰다가 나이가 들어서... 라고 캐쥬얼 게임을 찾는 분들도 있지만, 범위 타겟아닌 주 타겟을 말하는 겁니다.

10~20대에 친숙한 그래픽. 가볍고 역동적인 액션.

그러나 알맹이가 없어 지루하고, 전투지속력을 유지시키지 못한 지루안 BGM, 뭔가 귀여운 캐릭터를 찾아볼 수 없는 게임에 타겟 플래폼을 수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아래 그림을 예시로 들겠습니다.



[헠헠 레이아라 다이스키!! ^ㅅ^ 흔한 NPC다]

[이게 뭐시여......... 게임을 접어야 하나? 유저의 캐릭터다]



[개발자에게 속은 유저가 잘못인가, 알고 상대한 유저가 잘못인가, 결국은 유저잘못]





 피드백 없는 게임의 결말





4년의 기간동안 내놓은 첫 클베작품. 품질을 우선시 하는 게이머들에게 이정도의 기본기를 갖춘 게임도 게임이라고 호소하는 게임사. 그러나 그 흔한 기본기 마저 보이지 않는 게임.

시작마을에는 어느정도 유저가 있지만, 레벨업을 할때마다 로그아웃 하는 파티원.
초보때 옆사람 몹이랑 싸우면서 스틸하는 유저는 업을 할때마다 옆사람의 공간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을 천천히 느끼다가, 마지막 정점을 찍을때 주변을 바라보니 나 혼자 밖에 없었다는 클베 엘로아의 분위기.

'이 게임 재미없네', '님들 노답게임 왜함?', '숲 파티 가실분 손' '아 재미없으면 하지마 꺼져'
라고 싸우던 다양하던 유저들도, 마지막날에는 막말하던 유저도, 막말을 받아치는 유저도 보이지 않는 엘로아.

이제 시작입니다. 4일동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기본기부터 다시 찾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