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형 MMO RPG인 와우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로 대다수의 MMO는 무조건이라 해도 좋을만큼 대다수의 게임들이 성장 과정과 스토리 전달, 보상 등을 퀘스트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접했을 당시엔 NPC가 말을 건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NPC의 머리 위에 '!'가 떠있거나, 대화를 걸었더니 무언가 특별한 대사를 한다면 '이번엔 어떤 모험이 시작될까?' 라는 설레임이 있었지요. 


▲ 이번엔 어떤 심부름을 시키려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고 좋은것이라 한들 반복해서 즐기면 치킨 제외 질리기 마련입니다.  퀘스트의 중요도에 따라 메인급 퀘스트의 경우 화려한 연출, 더빙과 더불어 흥미있는 스토리를 전달해 주지만 그 종류가 너무 적기도 하고, 다른 보조 퀘스트들은 하나같이 재미가 없거든요.

모든 퀘스트들이 캐릭터의 매력이 묻어나오는 풀더빙, 영화와 같은 카메라 연출,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진진 스토리, 일반적이지 않은 퀘스트 공략 방식이 들어간 게임이라면 무조건 대박을 칠까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온 무수한 MMO RPG중에 이러한 업적을 달성한 유일한 게임이 있습니다. '펀컴'사의 '더 시크릿월드'라는 게임이죠. 이 게임은 정말 '대부분'의 퀘스트들이 성우가 나와서 캐릭터에 맞는 대사를 읊으며 카메라 각도로  연출해주고, 퀘스트가 시키는 일도 충격적일 정도로 신선합니다. 


▲ 펀컴사의 '더 시크릿월드' 인게임 스크린샷


게임에 대한 평은 2012년 출시 이후로 북미 기준 온라인 게임 3위 미만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을만큼 대단합니다. 제가 RPG를 추천해주면 언제나 빼놓지 않고 추천하는 게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뚜뚜-뚜- 소리만 듣고 모스 부호를 풀어야 되는 게임 본 적 있으세요? 아니면 실존하는 논문을 찾아서 인간에게 점염되는 RNA 바이러스 스펙트럼 코드를 알아내야 되는 게임은요? 네, 시크릿월드가 바로 그런 게임입니다.  잠입액션, 탐정 놀음은 기본이죠.

그런데 망했어요. 제작비는 많이 들었는데 흥행이 되지 않았죠. 제작사인 펀컴은 50% 인력감축까지 했습니다. 물론 두 달 후 출시된 메가톤급 네임밸류 게임인 길드워2 출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대중성이 부족했던 것 또한 사실이지요.

시크릿월드를 보자면 퀘스트가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익숙함'이 필요한것이죠. 그게 요새 트랜드기도 하고요. 역설적이게도 '뻔한 퀘스트 노가다', '뻔한 UI', 뻔한 '장비 시스템' 이렇게 지겹다고 울부짖으면서도 대중들은 시스템이 조금만 색달라도 어렵다며 손을 놓습니다.

게임엔 여러 요소가 있지만, 테마파크형 MMO RPG의 빼놓을 수 없는 '퀘스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익숙한 퀘스트. 하지만 게임을 재미 없게 만드는 퀘스트는 어떤것이 있을까요? 수많은 퀘스트들을 호위, 물건 모으기 등 '퀘스트 유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5) '절 좀 지켜주세요' 퀘스트

▲ 아니.. 말만 하지 말고 좀더 빨리 가주면 안될까?

'몬스터가 나와서 여기 바로 앞까지 가기가 너무 힘드네요' 누가 봐도 잘 닦인 대로변으로 가는 주제에 무섭다고 지켜달라고 하는 호위미션입니다. 그나마 몬스터라도 출현하는 방식이면 나은거예요. 어떤 퀘스트는 몬스터도 안나와서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게임들도 많습니다. 심지어 천천히 걸어가요!




4) 파티 필수 퀘스트

보통 MMO RPG에서는 흔히 있는 퀘스트지요. 그런데 문제는 파티를 '강제'한다는 것입니다. 파티를 하기 싫거나, 초보존 등의 함께 할 유저가 없는 경우엔 퀘스트 진행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파티를 요구하는 퀘스트는 보상이 좋거든요. 보상은 받고 싶은데 같이 할 유저는 없고, 함께 플레이 할 친구까지 없다면 파티 퀘스트는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3) '××에게 가보세요' 퀘스트

NPC가 이것 저것 심부름을 시키더니 더이상 시킬게 없다고 하여 안도하려는 찰나 이어지는 '아, 누가 도움이 필요한데 한번 가볼래요?' 물론 거부할 수는 있지요. 보상을 포기하거나, 앞으로의 퀘스트 진행을 포기해도 괜찮다면! 

▲ 저기.. 그놈이 왜 날 찾는지라도 좀 알려주면..


이미 B라는 아이가 나를 찾고 있다는데 그냥 B에게 가면 대답도 해주지 않아요. A에게 '완료' 버튼을 누르고 가야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퀘스트를 하며 가장 기운빠지는 일은 힘들게 찾아간 B가 또 다시 재미없는 퀘스트를 내놓거든요.






2) '××좀 처치해 주세요' 퀘스트

아마 RPG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퀘스트가 아닐까 합니다. 그 잡아오라는 대상이 네임드 보스거나, 몬스터들이 협공을 하여 유저를 위협하는 등 공략의 재미가 있다면 상관이 없죠. 하지만 이런 퀘스트들의 문제가 '쌘거 한놈' 보다는 '저쪽에 널부러져 있는 잡몹 50마리' 라는게 문제입니다. 전혀 재미가 없어요. 

▲ 그나마 강력한 몬스터와 대결이면 할만 하긴 한데..

다수의 몬스터들을 상대로한 전략 전술 이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그냥 그쪽지역 가서 잡으라는놈 아무 생각 없이 학살만 하면 되는것이죠. 뭐, 옛날 게임들부터 있었던 평범한 방식이긴 합니다만 적당한 레벨 디자인이 없으면 지독히 재미없는 방식의 퀘스트이기도 합니다.




1) '××좀 가져다 주세요' 퀘스트

'뭐좀 처치해 주세요' 세트메뉴입니다. 보통은 두 종류의 퀘스트가 근처에 배치되어있어서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되거든요. 동선이 잘 짜여져 있는 게임들이야 그렇지만 아닌 게임들은 어휴... 

가져와달라는 물건이 강력한 보스에게 나오는 물건이면 그나마 할 만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까 널부러져있던 잡몹의 겨털, 발톱, 손톱 때 몇 개를 모아오라는 내용이죠. 아니면 풀좀 뽑아오라거나.

▲ 잡초좀 뽑아와라.

심지어 10개 모아오라는 내용의 퀘스트라고 딱 10마리를 잡아서 깰 수 있는게 아닙니다. 바로 아이템 드랍률! 10번 잡아서 1개 나오면 100마리 잡아야 되는겁니다. 컨텐츠 부족을 매꾸려는 얇팍한 속임수지요. 뭐, 개발 효율이 좋아서 이런 퀘스트가 사라지긴 힘들겠지만요.





와우 출시 이후 10년. 한 단계 진화한 퀘스트가 필요한 때.

이번에 확장팩 출시 예정으로 와우를 다시 접해봤지만 역시나 퀘스트는 지겨웠습니다. 옛날에 몇 년동안 했던걸 또 똑같이 하려 하니까 게임을 하는건가, NPC 잔심부름이나 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일부 퀘스트는 할 만 하지만 언제나 그런 재미있는 퀘스트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신기한건 똑같은 유형의 퀘스트라도 10년전에는 분명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유저들이 기존의 퀘스트 방식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신선함이나 감동 등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게임을 해보고자 할 때 대중들의 눈에 쉽게 보이는건 결국 LOL, FIFA, 서든입니다.
MMO를 재미 없게 만드는 퀘스트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발전 방향등을 이야기 해 보았으면 합니다.


  · 어떤 유형의 퀘스트를 가장 재미없게 즐기셨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재미없는 유형의 퀘스트지만 재미있게 즐긴 퀘스트나 게임이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기억에 남을만큼 재미있게 즐긴 퀘스트가 있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앞으로는 어떠한 퀘스트 유형의 퀘스트들이 인기를 끌 까요? 혹은 나왔으면 좋겠나요?



꼭 위의 질문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미있거나 재미없는 퀘스트 혹은 퀘스트 유형'에 대한 내용이면 무엇이든 환영하고 토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10월 7일 24:00까지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 중 임의로 두 분을 선정하여
15 제니, 1000 이니를 드릴 예정이오니 많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니, 제니 지급이 완료되었습니다. 

3D100 을 굴려 숫자가 가장 높게 나온 두 분에게 지급하였으며 당첨자는 '카기리아야카', '반갑습네다' 님입니다. 자세한 주사위 결과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댓글 남겨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