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논란이 되고있는 일들의 시초격인 부분 유료화...에 대해서 몇자 끄적여볼게요.

 

부분유료화의 시작은 캐쥬얼 게임입니다.

 

부분유료화가 생기기 전

 

당시 한국게임 시장은 '패키지는  돈이 안된다! 너도나도 mmorpg로 고고!'였고,

 

그렇게 나온 mmorpg들은 전부 정액제로 벌어먹는 구조였죠.

 

근데 이 정액제라는게, 단시간 플레이하는 캐쥬얼게임하고는 영 맞지 않았습니다.

 

포트리스 같은 일부 게임은 무료게임 서비스를 했었고, 

 

게임이 흥했음에도 개발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죠.

 

거기다 이 정액제라는 것도 유저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게임은 그만큼 빠르게 망해버리는 요금제였어요.

(게임이 눈에 차지않는다->결제를 하지않는다->유저 급감->서비스 종료)

 

하여 당시 중구난방으로 나오던 mmorpg들 중 많은 수가 망하고 사라지는 길을 걷고 있었더랬습니다.

 

 

 

부분유료화의 시초는 퀴즈퀴즈라는 캐쥬얼 게임입니다.

 

반짝하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고,

 

PC방 프리미엄으로 그 활로를 뚫으려다 PC방 업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불발,

 

결국 부분유료화 정책을 채택하게됩니다.

 

그리고 망할 위기에 쳐했던 퀴즈퀴즈는 부분유료화로 기사회생하는데 성공하죠.

 

이 부분은 새로운 과금모델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국내게임계에 긍정적인 역사입니다.

(요즘 롤이나 히오스가 보여주듯이, 캐쥬얼게임의 부분유료화는 게임성의 손실없이 깔끔하게 이루어질 수 있죠.)

 

이후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를 거치면서 한국 캐쥬얼게임은 부분유료화+피시방 프리미엄을 굳히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캐쥬얼게임이 아니라 mmorpg쪽이었습니다. 

 

기존 정액제 시장에서 유저를 모으지 못해 망해가던 mmorpg들 중 일부가...

 

유저를 억지로 끌어모으기 위해서 부분유료화 정책을 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게임산업계의 망조는 여기서 시작했어요.

 

사실 이맘때 부분 유료화라는 단어는 아무도 쓰지않았죠.

 

'무료화'라는 단어로 학생층을 비롯 유저들을 모았고,

 

실제로 rf온라인 같은 경우 망조에서 살아나 회생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근데, mmorpg가 부분유료화를 선언하면서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요?

 

당시 제가 하던 RF온라인에서는 캐쉬템이 생기자마자 전지역의 몹들 공격력이 강화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새로 생긴 캐쉬템중 은총받은 상자라고 방어력 올리는 템이 있었는데, 템을 팔아먹기 위해서 몹을 상향했죠.

 

그리고 RF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각종 RPG 겜에서 캐쉬를 팔아먹기 위해 몹을 상향하고, 유저를 너프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어떤 게임은 모 게임에서 사냥터를 통제하듯이 '사냥터'를 캐쉬로 팔기도 했죠.

 

부분유료화mmorpg는 정액제에 비해 유저간의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그것은 컨텐츠 속도 조절의 난항으로 이어졌어요.

 

캐쉬를 팔기위해 일부러 기존 잡혀있던 밸런스도 무너뜨렸죠.

 

게임성이라는 측면에서 망조가 들 수밖에 없었어요.

 

 

당시 전형적인 트리가 게임을 출시한다-> 정액제를 실시한다-> 망할 것 같다-> 무료화(부분유료화)였어요.

 

요즘도 종종 보이는 풍경이고, 그렇게 살아남는 법을 배운거죠.

 

한마디로 '망해야하는' 게임들이 살아남아서 안좋은 선례를 남기기 시작한겁니다.

 

당시 시대의 유명한 유산 중 로한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기억들 하실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탈리의 클럽' 검색하시면 나올겁니다. 게임 내 무기를 게임사가 현금 78만원에 파는 사건이었죠.

 

사족이지만 당시 뭐 게임내에서 바둑이도 할 수 있게하고 별 일이 다있었어요 로한은.

 

그리고 그 후손격 되는 이벤트가 몇년전 던파의 '키리의 약속과 믿음'이었고요.

 

...한국 게임계의 암세포나 마찬가집니다.

 

왜 암세포냐, 게임 하나가 로한처럼 막나가버리면 다른 경쟁사들은 그걸 유심히 보고 선을 조정해요.

 

'우린 여기까지 해도 되겠지.'

 

그리고 어느정도 그 방향으로 따라 갑니다. 돈이 되니까.

 

요약하자면 망해야되는 게임들이 안망하려고 별의 별 짓들을 다하다보니까 한국 게임계가 이렇게 된거에요.

 

그리고 그 당시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지금 게임 업계 각지에서 선구자입네 하고 있고

 

그렇게 살아남는 법을 아래에 그대로 전수해주고 있죠.

 

그리고 그네들은 새로운 루키들한테 말하죠.

 

이렇게 안하면 망한다. 이건 소비자의 선택이다.

 

 

소비자의 선택? 개소리죠.

 

지금도 mmorpg게임은 부분유료화 없애고 정액제로 해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수익은 어느정도 낮아지겠죠. 유저마다 수익 상한선이 걸려버리니까.

 

근데 사실 그게 게임성 자체에는 더 좋은거 모르는 사람있어요?

 

유저별 양극화가 줄어드니 컨텐츠 속도 조절하기도 편해지고,

 

기타 밸런스 맞추기 편해지고. 누가봐도 당연한건데?

 

한마디로 더 뜯어내려고 안하는거지 살아남으려고 안하는게 아니거든요.

 

게임이 어떻게 바뀌든 어차피 게이머는 게임을 하게 되어있다는거 모르는 사람 있어요?

 

애초에 게임성으로 살아남는다는 전제를 무시하고 곁가지로 더 뜯어내려고만 하면서

 

소비자 탓하는건 핑계죠.

 

오리온이 과자 과대포장하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할 기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장을 극대화하는거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행성을 깔아두는거나.

 

똑같습니다.

 

그게 소비자의 선택이라는건 그냥 핑계에요.

 

 

 

 

※추가:

패키지가 망한거 복돌이들 탓이라고들 많이 하죠?

 

일단 복돌이는 소비자가 아니고요. 복돌이로 피해본 경우도 명확하게 손노리 등 소숩니다.

 

당시 mmorpg 건너가던 대부분 개발사들 마인드는 '패키지는 돈이 안되니까 돈 쉽게버는 mmo로 가야지.' 였습니다.

 

그런 마인드가 아니었으면 오히려 복사를 막는쪽 연구를 해서 어떻게든 패키지 개발에 힘썼겠죠.

 

돈 좀더 쉽게 벌려고 넘어간거에요.

 

요즘도 개발이라는 리스크 짊어지지않고 수익만 쫓는 게임사들 있는데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넘어가서 기존 흥했던 온라인 게임들

 

카피한 졸작 내놓은 다음 어떻게든 그거 살리려고 한국 게임계에 암세포 심어넣고.

 

그게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거고...

 

현재 게임계의 상황은 요즘네 기획자들 탓도 아니고, 소비자 탓도 아니에요. 당시 게임사들 문제지.

 

그러니 소비자의 선택 드립 좀 치지맙시다. 

 

 

 

 

본문 관련 기사입니다.

 

http://www.gamtoon.com/new/gs/focus/search_view.gam?num=168 

 

2006년도 기사인데 지금 해당 기사에서 걱정하는 미래가 그대로 벌어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