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거 쓸필요는 없습니다.

 

 왜 망했는지는 다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제를 단순히 돈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예전엔 그랬었지만 현시점에서 보자면 꼭 그런것도 아닌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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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어느 시점에서 획기적인 발명이 일어납니다.

 

 차세대 광통신 서비스 연결망.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는  ADSL. 이라고 부르는 그것이 말이죠.

 

 이 발명을 두고 개발자, 정부, 소비자 할것없이 열광합니다.

 

 사실 그때만해도 모뎀의 기계식 소음은 둘째치고 소프트웨어의 용량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데 데이터 전송속도는 느려터지기만하니 열광할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를 비판하는데 저 ADSL이 퍼진 속도로 보자면 정부는 적어도 IT산업에 대해서 적지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저건 일개 회사나 개인이 낼수 있는 속도가 아닙니다. 정부차원의 협력에 의해서 퍼진거지.

 

 하지만 후일 이 발견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을 완전히 패망시킬것이라는걸 알았다면 어쩔까 싶습니다.

 

 어째튼 ADSL은 놀라울 속도로 퍼져나갑니다. 당시 광고를 보면 왠 섬 같은 곳에도 있다고 광고하던게 생각나는군요. 뭐 저정도입니다. 통신 기간망이 저렇게 발전하니 그에 들어가는 부가적인 산업또한 발전합니다. 소프트 웨어 산업은 아마 사상최대의 호황을 맞게 되며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벤처산업' 이라는 신흥산업을 일으킵니다.

 

 당시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저 IT산업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별자본없이 이윤을 극대화시키니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게 보인거죠. 따라서 9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 맞나? - 정부는 소프트웨서 산업 진흥책을 내놓고 벤처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나섭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모티브로 삼고 아마 용산인가에 만들었을겁니다.

 

 사실 이 투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 시기에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말그대로 자신만의 색을 가진 것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소프트 웨어 개발팀이 '퍼블리셔' 눈치를 안보고 자기 맘대로 만들수 있는 시기라는 이야깁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여러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물론 정부의 대대적인 삽질도 꽤있었지만 당시 IT산업이 한국에서는 매우 생소했으며 그것에 대해서 알고 있는 유능한 공무원이 전무하다 싶었다는 점을 보자면 꽤나 선전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게 아닙니다. 정부의 지원의 최대의 문제점은 말그대로 소프트웨어 산업에만 집중했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런겁니다.

 

 정부의 지원하에 개발사가 '좋은' 소프트 웨어를 만들면 국민들은 알아서 살것이다. 이런거죠.

 

 문제는 저 알아서 산다는건데. '어디서' 라는 개념이 완전히 빠져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유통망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썼다는 겁니다. 기껏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놔도 그걸 시중에 유통시킬 유통망이 거의 전무하다 시피 했다는 겁니다.

 

 아 물론 파는 곳은 있습니다만.. 전문적인 판매점이 '없다' 라는 거죠.

 

 여러분들은 가끔가다 옛날 게이머에 대한 회고록 같은걸 본적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거기서 '난 어디서 게임을 샀다' 라는 문구에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용산' 이죠. 10에 9은 용산이라는 단어가 들어갑니다. 분명히 저 사람들은 사는 곳도 제각각인데 왜 다 용산에서 게임을 샀다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게임을 살때가 용산 밖에는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용산이 아닌 곳에서도 게임을 팔긴 했습니다. 본인이 파판 7 PC용 정품 구입자인데 동네 서점에서 샀습니다.

 

 이걸보고 '?? 서점에서도 게임을 팔았구만 뭘 없어?'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당시 서점 게임 가판대를 보자면 45CM X 180CM 정도의 칸막이 책장의 그거 한개 몽땅도 아니고 대충 3칸 정도 띄엄띄엄 게임타이틀이 위치하는 정도였습니다. 그 공간도 아까웠는지 게임 타이틀 옆에는 왠 철학책이 옆에 있었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게임 팔 생각이 전혀 없는 공간 배치라는 이야깁니다. 게임 타이틀이 몇개인데 저정도 공간에 배치한다는건 그냥 생색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건 조금 큰 백화점이나 대형서점도 마찬가지라 역시나 얼마안되는 공간에 대충 구겨놓은 형상입니다.

 

 후일 창세기전 통합본을 교보문고에서 사봤는데 그냥 바닥에 젠가 하듯이 쌓여있더군요

 

 PS2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백화점의 경우 전용공간이 생기지만 역시나  PC타이틀은 곁다리로 껴놓는 수준에 불과하게 됩니다. 사실 이때는 패키지 시장이 반쯤 몰락한 상태였죠. 후일 완전한 의미의 '소프트웨어 전용' 코너는 전자랜드 류의 전자제품 전문점이 등장하면서 잠깐 생깁니다.

 

 하지만 이때도 게임에 대한 몰이해는 마찬가지여서 게이머가 요구하는 게임과 가판대에 존재하는 게임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게 당시 오프라인 시장의 현실이었습니다. 저걸 간단하게 말하자면 댁이 굳이 뭘 하나 사야겠다면 그냥 용산가는게 낫겠다. 라는 이야깁니다.

 

 반면 온라인은 어떨까요?

 

 ADSL 이 나오기 이전에도 불법복제는 있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불법복제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죠. 이유가 아주 간단한데

 

 컴퓨터를 사면 왠만한 게임이나 소프트웨어가 깔려있었습니다.

 

 ....저게 다 불법복제예요. 여러분. 참고로 스타크래프트가 판칠때 컴퓨터를 사러간 대다수의 사람들의 대사는 다음과 같았죠.

 

 "그 컴퓨터 스타 깔려있나요?"

 

 ....어 음...(..) 근데 사실 저건 그다지 문제는 안됐습니다.

 

 당시 창세기전 디렉터였나... 가 발언한 내용이 기억나는데 불법복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현 불법복제의 수준은 동네에서 만화책 돌려보듯이 돌려보는 수준이다 라고 했었습니다.

 

 사실 저 이야기도 틀린게 아닌게 당시 모뎀은 소프트웨어 용량을 따라가기 벅찰정도로 격차가 벌어져서 뭐 하나 다운 받을려면 하루는 기본으로 깔고 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끊겼죠. 대부분 끊기면 파일이 깨짐.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뭔가를 다운받더라도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용을 안할것이다' 라는 낙관론이 대세였다는 겁니다. 게다가 돈주고 산 게임을 어떤 X친놈이 그걸 퍼트리고 앉아있겠어? 라는 생각도 덤으로 했죠.

 

 당시 쉐어를 기반으로 한 공유프로그램은 일단 공유를 할려면 자기 컴퓨터를 켜놓고 있어야했으니까요.(..)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파일 주겠다고 하루 왠종일 컴퓨터를 켜놓고 있을놈은 없을것이다 라고 생각했죠.

 

 문제는 저 ADSL이라는 놈이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였다는 겁니다.

 

 유승준이 광고에서 그리 떠들어대던 것처럼 빛보다 빠르게 데이터가 퍼져나갑니다.

 

 3일 15시간 걸려서 아 저걸 언제 다받아 때려쳐야겠다 라고 생각하던걸 단 1~2시간 만에 끝내게 만들어 버립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가 이리 벌어지게 된겁니다.

 

 발품팔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야 하는 오프라인에 비해서 클릭 몇개 해놓고 잠깐 나갔다 오면 되는 온라인을 비교해보았을때 어느쪽이 승리자가 될건지는 누가봐도 뻔한 결과입니다.

 

 ...................유통과정에대해서 꽤나 자세하게 적어놨는데 이건 사람들이 잘 안다뤄서 적은거고. 돈문제는 이미 사람들이 다 알테니까 넘어가겠고.

 

 사실 진짜 웃기는 문제는 하나 더있습니다.

 

 정품 유저 였던 본인은 어느 순간부터 자기가 가지고 있던 CD를 이미지 프로그램을 통해 '굽게' 됩니다. 그리고 실행을 해보고 되면 그대로 두고 안되면 크랙을 다운받아서 사용합니다.

 

 ...?? 이거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분 있으십니까? 대체 왜 기껏 사다놓은 CD를 저러고 앉아있지?

 당시 대부분의 그러니까 '컴퓨터좀 안다 싶은' 사람들은 대부분 하던 짓입니다.

 

 여러분은 이 행동에 대해서 주목을 해야합니다. 후일 이 현상은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산업이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며 CD롬 --> DVD롬으로 이어지는 외부 저장 매체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결과론적으로는 스팀과 같은 시스템이 대두가 되는 계기를 가져옵니다.

 

 자 그럼 설명 시작합니다.

 

 당시 게임 구동원리를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을 실행시키면 하드에서 시디롬에 있는 데이터를 불러오고 그것을 구현합니다.

 

 이 간략하게 구성된 일련의 과정은 별거 없어보이지만..  시디롬 속도가 하드 속도보다 느리다는 데에 문제가 생깁니다.

 

 당시 CD-ROM의 경우는 초창기 버젼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전 X2부터 사용했습니다. 본인이 기억하기로는 X48까지 봤는데 저게 아마 48배속이라는 의미일겁니다. 문제는 저래도 하드보다 느리다는겁니다.

 

 그러니까 CD에서 이미지를 추출해서 하드에 저장을 하면 CD로 돌리는것 보다 빠르다는 소립니다.

 

 이게 웃기는 문제입니다. 어떻게 된게 복돌을 쓰는게 정품 쓰는 것보다 속도가 더 잘나옴.(..)

 

 이쯤 되면 복돌 쓰는 사용자들이 정품 쓰는 사용자한테 멍청이라고 불르는게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도무지 정품을 써야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요.

 

 단지 정품을 써야 하는건 '그냥' 양심에 찔리니까 혹은 개발사가 불쌍해서 정도입니다.(..)

 

 여기분들을 보면 개발사 사정을 우리가 신경을 왜 써야 하냐는 사람들로 넘쳐나니.. 양심에 찔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