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토부가 고양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에 추가한다고 발표한 후 고양시와 파주시 지역 주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파주 운정(2기), 고양 일산(1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 발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3기 신도시 고양 지정은 일산신도시에 사망 선고, 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에는 5일 만에 1만5000명 가까운 사람이 동의했다. 고양시의 창릉 공공주택지구 지정 공고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하는 법이나 김현미(일산서구 국회의원) 장관 및 이재준 시장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는 방법도 인터넷 카페 및 채팅방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일산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오는 20일 2차 촛불 집회도 열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3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 간 엇박자를 내고 있어 주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9일 고양 창릉지구 광역교통대책의 핵심인 고양선과 관련해 "정부 재정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고양선은 서울 지하철 6호선과 고양시청을 잇는 철도망이다. 건설 비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도시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광역교통 개선 부담금 100%로 충당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예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다음 날 "시행사인 LH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재정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예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1조원 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처 간 사전 조율도 안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나절 만에 국토부와 기재부가 공동으로 "고양선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며 사태는 봉합됐지만, 추후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예타 면제를 둘러싼 갈등이 재현될 불씨는 남아있다. 국토부가 광역교통망 예타까지 면제하며 3기 신도시를 서두르겠다고 밝히자,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판교와 광교 두 곳을 제외한 8곳은 계획됐던 주요 교통망 대부분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는 입주 6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계획했던 교통망 4개 모두 지지부진하다. 위례에서 강남을 관통해 신사역까지 연결되는 위례~신사 경전철은 추진 10년 만인 작년 10월에야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 김포한강신도시의 핵심인 김포도시철도는 작년 11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올해 7월로 미뤄졌다. 양주옥정지구는 여의도, 광화문 등 주요 업무 지구로 가는 광역버스조차 없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는 예타를 면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기존 2기 신도시 입주민들 사이엔 '10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다'는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는 2기와 3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없도록 정밀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