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가상화폐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미국에서 머스크를 사칭한 가상화폐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7일(현지시간) 머스크를 빙자한 사기꾼들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최소 200만달러(22억7천만원)를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매체 CNBC 방송 등은 FTC 발표를 인용해 사기꾼들이 머스크처럼 행세하면서 가상화폐를 몇 배로 돌려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뒤 송금받은 가상화폐를 챙겼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상화폐 사기 피해액은 8천만달러(909억6천만원)로, 사기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7천명에 달했다. 피해액은 FTC에 접수된 것만 반영했기 때문에 실제 가상화폐 사기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CNBC 방송은 "가상화폐 사기 피해는 작년 10월 이후 급증해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이 시기에 비트코인과 다른 인기 있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작년 9월 30일 1만710달러였으나 올해 3월 31일 5만9천달러까지 올라 450% 상승률을 보였다. FTC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머스크 등 유명인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보장국 또는 나스닥에 상장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관계자를 사칭, 범죄를 저질렀다. 이성 교제를 미끼로 피해자를 꾀어 가상화폐를 받아내는 '로맨스 사기' 피해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사기범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살 수 있는 무인 기기인 '비트코인 ATM'에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하거나 가상화폐 고수익을 보장하는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돈을 가로챘다. 로이터통신은 "2030대가 가상화폐 사기의 가장 큰 피해자로, 다른 종류의 사기보다 가상화폐 피해액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