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하루 사이 무려 5천명이 넘는 모로코인들이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왔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세우타는 유럽연합(EU)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여겨져 유럽행을 꿈꾸는 이주민들이 많이 유입하는 지역이다. 세우타 주재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이날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모로코인들이 전례 없는 규모로 세우타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스페인 당국이 모로코-세우타 국경 지대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이주민이 대거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렬은 이날 오전 2시께 시작돼 온종일 이어졌으며, 여기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모로코인들도 있었다. 모로코 해변을 출발해 수 ㎞에 달하는 거리를 헤엄치거나, 보트를 타고 넘어온 사람도 있었고 썰물 때를 틈타 걸어서 세우타에 도착한 사람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세우타에 발을 들인 모로코인은 100명 수준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가 점점 늘어나 5천명을 넘어섰다. 이중 1천500명가량은 미성년자로 파악됐다. 스페인은 이러한 형태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성인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는 정부 감독 아래 자국 영토에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도 모로코인 100여명이 헤엄쳐서 세우타에 도착했지만, 성인으로 확인된 대부분이 48시간도 안 돼 본국으로 송환됐다. 아란차 곤잘레스 라야 스페인 외교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는 냉정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미 일부를 모로코로 돌려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내무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1일∼5월 15일 475명이 육로, 해로를 거쳐 세우타에 도착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들어온 203명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