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이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지면을 통해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귀멸 영화, 한국서 관객 200만 넘어'란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영화 속 주인공의 귀걸이 문양이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당시 사용했던 '욱일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문제가 됐지만 '귀멸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올해 1월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일본 만화가인 고토게 고요하루(吾峠呼世晴)의 원작을 토대로 한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극장판으로 만든 작품이다. 일본 다이쇼(大正·19121926) 일왕 시대를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이 도깨비로 바뀐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다양한 도깨비들과 싸우는 모험담을 코믹한 터치로 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극장에서 처음 개봉된 지 72일 만에 종전 역대 최고 흥행작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누적 수입(316억8천만엔)을 돌파할 정도로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아사히신문은 '귀멸의 칼날'이 한국에서도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에 더해 만화 단행본 최종판인 제23권의 판매 실적이 서울의 대표적 대형서점인 교보문고에서 4주 연속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한일관계 악화 속에서 2019년 중반부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귀멸의 칼날'을 둘러싸고는 주인공인 가마도 단지로(竈門炭治郎)의 귀걸이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제한 뒤 '귀멸의 칼날'을 2차례 봤다는 25세 남자 대학생 말을 소개했다. 서울 시내 소재 대학에 다닌다는 익명의 이 대학생은 "일본이라고 하면 무엇이든 싫다며 거부하는 태도가 좋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일본 문화를 즐긴다고 해서 '매국노'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 남학생이 지난 몇 년 동안은 한국 만화만 봤는데 '귀멸의 칼날' 단행본도 23권을 모두 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