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동예루살렘에서는 수천 명의 우익 단체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행진했다. 경찰 추산 5천여 명의 이스라엘 우익 단체 회원들은 국기를 흔들고, '아랍에 죽음을' '마을을 불태우자' 등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자극했다. 행사에는 리쿠드당과 독실한 시오니즘당 등 우파 정당 의원들도 참여했다. 행사에 앞서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행진 대열이 지나는 경로인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 등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2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스라엘 우익의 깃발 행진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 승리로 요르단의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인 지난달 10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예루살렘의 구시가지를 행진하는 이 행사는 우파 입장에서는 축제지만, 동예루살렘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 입장에서는 치욕이자 도발이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은 인근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등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주민 시위 등을 고려해 행사를 축소하도록 유도했다가 결국 불허했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이어진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의 충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11일 전쟁으로 이어졌다. 예정보다 한 달여 늦게 열린 이 날 행사는 최근 실각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승인했고, 새롭게 출범한 나프탈레 베네트 총리 연정도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앞서 깃발 행진이 열리는 이날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깃발 시위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깃발 행진을 빌미로 한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대비해 아이언돔 방어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고, 팔레스타인 경계에 대규모 군 병력을 배치했다. 깃발 행진 강행에도 하마스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이스라엘 남부에서는 가자지구로부터 날아온 폭발물이 장착된 풍선이 터지면서 2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