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발령 재고해주세요. 임신하면 되나요?”

“사업장 내 젠더 갈등으로 인한 고충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대기업 인사담당 A임원이 대뜸 꺼낸 말이다. “흔히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직장 내 젠더 갈등의 단면을 보여준 장면이었다”고 했다. A임원은 “직원들 사이에 이 이야기가 돌면서 남성 직원들이 크게 반발해 수습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과거에는 험한 일이나 지방 발령, 숙직 등을 남성 직원들이 군말 없이 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져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사업장 내 젠더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게는 당직 근무에서부터 지방 발령 등 인사 조직관리까지 과거 방식대로 남성 직원 위주로 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다고 남녀 직원들의 ‘차이’를 배제하고 동일 선상에서 조직관리를 할 수도 없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