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재근)는 27일 오후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5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고인 측 506항공대 헬기 조종사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혈액암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을 받은 전씨는 법원의 허가로 출석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재판에는 전씨 측이 증인으로 헬기 조종사 4명에 대한 신문이 예정됐다. 하지만 1명의 주소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서 출석한 3명을 대상으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5·18 당시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5·18 당시 506항공대 작전과장을 맡았던 최모씨는 "당시 정웅 31사단장으로터 폭도들을 막아달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단장이 (헬기를 이용해)'다리만 쏠 수 없느냐'라고 물었고, 못 쏜다고 했더니 체념하시더라"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격지시가 내려 오더라도 부하조종사들에게 해남의 밭이나 논에 총을 쏘라고 지시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5·18당시 광주천과 도심을 비행한 적이 없었으며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500MD 헬기에 장착된 7.62mm 기관총은 1분에 최대 4000발이 나가는데. 말이 되느냐. 말이 되느냐. 다 죽는다. 정신이 있는 사람이면 절대 못쏜다"고 선을 그었다.


















두번째 증인으로 나선 헬기 조종사 김모씨도 최씨와 같은 주장을 폈다. 당시 기총 소사는 없었으며, 주변에서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헬기 조종사 박모씨는 당시 정찰비행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광주시내인지 외곽지역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주민들이 헬기를 보고 신기해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도망다니기 바쁜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사는 국방부 헬기 사격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국과수 분석, 헬기 운행 기록 등을 근거로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당시 헬기 탄약이 3분의 1가량 빈채로 왔다는 기록 등을 근거로 들어 증인들을 압박했다. 또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이들의 진술을 뒤집는 국과수 탄흔 분석 결과를 토대로 헬기에서도 연사가 아닌 점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증인들은 검사의 질문에 '높은 분들 일이라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으로 답변을 피했다. 전씨의 다음 항소심 재판은 1018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전일빌딩 탄흔에 대한 3D영상 시뮬레이션 증거 조사가 이뤄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