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이 최근 각종 최신 무기를 전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선보인 신형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가 지난 12일 전람회 개최를 보도하면서 공개한 사진에는 기존 '북극성' 계열의 SLBM보다 규모를 축소한 '미니 SLBM'이 처음 포착됐다. 이 SLBM은 잠수함에 탑재된 수직발사관에서 사출될 때 미사일 동체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조절하는 날개인 격자형 그리드핀(보조날개)과 수중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물 밖에서 엔진을 점화할 때까지 엔진을 보호하는 덮개 등 기존 북극성과 유사한 특성이 식별됐다. 그러나 미사일의 지름이 1m 미만으로 나란히 전시된 북극성-1형(1.1m)이나 북극성-5형(1.8m)보다 작고 동체에 단락이 없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북한이 운용 중인 잠수함은 크기가 작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수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려고 소형화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잠수함에 여러 발을 탑재하기 위해 소형화 SLBM을 개발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신형 SLBM의 탄두 모양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하게 길고 뾰족한 점도 특징이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회피(풀업·상하기동) 기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어려운데 북한이 SLBM에도 이런 기능을 탑재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풀업 특성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를 약 60km, 비행거리는 약 590km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북극성-1형(1천300km)과 북극성-3·4형(2천km 이상),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사거리를 연장했을 것으로 보이는 북극성-5형(3천㎞ 이상 추정)보다 사거리가 짧다. 이번에 잠수함 발사 비행시험에 중점을 둬 사거리를 단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니 SLBM 형상으로 봐서는 1천㎞ 이상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일단 한미 정보 당국의 첩보 자산에 단거리로 포착됐다는 점에서 미국보다 남한내 주요 표적 및 주일 미군기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SLBM을 바지선이 아닌 이미 운용 중인 고래급(2천t급)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9년 7월 현지시찰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형 SLBM 잠수함(3천200t급)이 동원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기존 로미오급(1천800t급) 잠수함을 개조해 '북극성-4·5ㅅ' SLBM을 쏠 수 있는 발사관을 3개로 늘린 3천2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지만, 아직 진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기존 고래급의 수직발사관은 1개이며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통상 SLBM은 잠수함 이전에 바지선에서 먼저 시험 발사하기 때문에 잠수함에서 발사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사일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이번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면 곧 실전 배치할 전망이다.


















이번 발사가 신형 SLBM으로 확인될 경우 북한의 SLBM 종류는 5개로 늘게 된다. 북한은 2016년 8월 첫 SLBM인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2017년 2월에는 북극성-2형을 시험 발사했으나 이는 북극성-1형을 지상 대 지상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10월 2일에는 1형보다 사거리를 크게 늘린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했다.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2021년 1월 14일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올려진 '북극성-4·5ㅅ'을 각각 공개했으나 아직 발사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는 이들 장거리 SLBM을 쏠 경우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해 단거리 SLBM 발사를 택한 것으로 관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