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정부를 대표해 수년간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벌여온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간 특사가 사임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완료된 지 채 두 달도 안 된 시점으로, 사실상 아프간 철군 과정에 발생한 극심한 혼란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할릴자드 특사가 자리에서 물러난다"며 "그의 봉사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부터 중동 정책을 담당해 온 톰 웨스트 부특사가 임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아프간에서 완전한 철군을 선언했지만, 지난 8월 예기치 못한 탈레반의 진격으로 막판에 사실상 패배하다시피 아프간을 떠나야 했다. 특히 이 과정에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희생된 것을 비롯해 막대한 혼란이 이어지며 적지 않은 내상을 입어야 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아프간 특사로 임명돼 탈레반과 협상을 이끌었다. 당초 2021년 5월까지 완전하게 미군의 철수를 마치겠다는 도하 협약도 할릴자드 특사의 작품이다. 국무부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할릴자드 특사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아 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이와 관련, 할릴자드 특사가 카타르 도하에서 돌아왔고 또 다른 외교관이 아프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