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개발도상국 방역 지원에 향후 1년간 총 26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입수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프로젝트 'ACT-A' 보고서 초안을 토대로 1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ACT-A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방역 장비 등의 공평한 배분을 보장하고자 WHO가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보고서에 따르면 WHO는 내년 9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외에 10억 개의 검사 키트와 1억2천만 명분의 치료제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WHO는 이를 위해 대략 229억 달러(약 26조8천698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선진국들이 약속한 기부액 185억 달러(약 21조8천115억 원)를 넘어서는 액수다. 비용의 상당액은 코로나19 검사 키트 구매에 쓰이게 된다.


















현재 빈국의 검사 건수는 하루 평균 10만 명당 50건으로 선진국(750건) 대비 6.6%에 불과하다. 이를 10만 명 당 최소 100건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WHO 목표다. 다만 비용 문제로 빈국에 돌아갈 검사 키트의 상당량은 개당 3달러(약 3천500원) 정도인 신속 항원 검사 키트가 될 전망이다. 정확도가 높으나 검사 결과에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개당 17달러(약 2만 원)로 이보다 비싼 분자 검사 키트는 전체 15%로 규모가 크지 않다. WHO가 확보하려는 코로나19 치료제에는 주로 경증 환자에게 사용될 먹는 치료제도 포함된다. 이르면 내달 말까지 경구 치료제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내년 1분기부터 빈국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ACT-A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치료제 명칭이 적시되지 않았으나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도 후보 약품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몰누피라비르는 현재까지 개발 완료된 유일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다. MSD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 치료제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관건은 역시 비용이다. WHO는 ACT-A 보고서를 통해 10달러(약 1만2천 원)에 한 명분의 치료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몰누피라비르의 인당 가격은 700달러(약 82만 원)로 훨씬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