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22억 원, 매매 73억 원, 65억 원... 서울시 압구정동 부동산중개소에 붙어 있는 아파트 가격이다. 금덩어리로 아파트를 짓는 것도 아닌데, 서울과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고공 행진 중이다.

아파트 값이 날로 비싸지니 이전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럽고 화려한 건축 재료들이 사용된다. 특히 입주민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제품을 강조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이렇게 좀 더 건강한 재료를 찾는 추세와는 정 반대인 건축재가 있다. 시멘트다. 시멘트는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이름 아래 온갖 쓰레기로 만들어진다.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유 등 가연성쓰레기를 비롯하여, 제철소 슬래그, 소각재, 분진, 석탄재, 하수슬러지, 각종 공장의 오니 등 온갖 비가연성 산업 쓰레기들이 시멘트로 변신하여 우리 집 안방과 아이들의 방으로 되돌아온다.

시멘트공장은 대한민국 최대의 쓰레기 소각장이다. 전국에서 각종 쓰레기를 실어오는 차들이 연신 시멘트공장으로 들어가고, 시멘트공장의 대형 창고마다 각종 쓰레기들이 거대한 산을 이룬다. 고온 소성로에서 만들면 온갖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어도 아무 상관없는 것일까?

최근 경기도 가평군의 한 문서를 입수했다. 한라시멘트가 쓰레기 처리비를 톤당 7만 7천원에서 8만 8천원으로 인상해달라고 한 내용이었다. 시멘트공장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쓰레기 처리비를 받아 막대한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생활쓰레기도 이 정도 쓰레기 처리비를 받으니, 유해성이 높은 산업쓰레기 처리 단가는 훨씬 높아 많은 이득을 얻을 것이다.

사람 똥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전국의 쓰레기로 시멘트가 만들어지고 있다면, 사람들이 배설하는 똥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 사람들의 배설물을 퍼가는 정화조 차량. 결국 사람 똥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 최병성


그동안 시멘트공장들은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며 '연료'와 '원료'를 대체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해왔다. 똥은 '연료'도 되지 않고, 더더욱 시멘트 성분과는 아무 상관없으니 '원료'도 되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에 똥(분뇨) 발생량과 처리 결과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비싼 아파트가 '똥덩어리 시멘트'로 지어지고 있었다.




사람 배설물만도 아니다. 요즘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개와 고양이의 배설물 역시 양변기에 버려진다. 양변기에 버려진 개똥과 고양이똥도 사람 똥과 함께 시멘트로 변신하여 우리 안방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분뇨처리장의 2016년~2020년 분뇨처리 오니 발생량과 분뇨오니 처리(매립, 소각장, 시멘트공장)의 결과를 공개해주시기 바랍니다(3월 20일)'라는 내용의 정보공개요청에 대해 강원도 양구군은 단 3일 만에 답변을 보내왔다. '분뇨오니 총 발생량 1563톤 중에 1319톤을 지렁이 사육장에 보내고, 시멘트공장으로 244톤이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773522 오마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