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만화에 나오는 남자들은 잘못이 없다.

젊은 시절 노력했고, 사회적으로 나름의 인정을 받는 성공도 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던 결혼도 했다.

그저 연애 경험이 적고, 하필 만난 배우자가 과거에 문란했었던 데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을 뿐이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설거지론 만화에 나오는 남자들은 피해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 경험이 적은 찐따 또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조롱의 대상이 된다.

마치 사기 당한 사람에게 사기를 당한 네가 어리석다고 말하는 꼴이다.

반대로 속칭 퐁퐁남이라고 조롱의 대상이 된 사람들도 엉뚱한 곳에 화살을 쏘고 있다.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 화나는 거 이해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따져야 할 대상은 그들 자신을 제대로 존중하지 못하는 배우자이다. 왜 자신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배우자는 참으면서 퐁퐁남이라는 조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결혼은 축복 받을 일이지 상대에게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트로피가 아니다. 상대를 모솔이니 찐따니 비난하는 건 똑같은 천박한 짓임을 왜 모르는가?

이런 주제로 일부 유부남과 일부 미혼남들이 서로를 벌레 보듯 한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사람들끼리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다니.

비난 받아야 하는 대상은 결혼을 못한 사람도 아니고, 연애 경험이 적은 사람도 아니고, 배우자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한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성별이 무엇이든 과거가 어떻든 간에 현 배우자에게 충실하지 못한 사람 또는 현 배우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쓰레기다.

진정 우리가 비판해야 할 대상은 이런 부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