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이번 발사에서 마치 ICBM과 유사한 비행 궤적을 보였습니다. 당일 오후5시 정각 발사된 후 나로우주센터 상공에서 정남쪽으로 방향을 튼 후 고도 700km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죠. 그러나 누리호에서 분리된 위성 모사체는 3단계 엔진의 연소가 원인 미상의 이유로 46초 일찍 꺼지면서 가속도가 붙지 못해 제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다시 대기권으로 들어와 호주 남쪽 350여km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총 비행거리는 약 8100여km로 알려졌습니다. 비행 궤적과 거리만 놓고 보면 우주발사체가 아닌 ICBM이 발사됐었다고 해도 볼 수도 있을 정도로 유사합니다.

특히 대기권 진입시 다 타버릴 것으로 여겨졌던 위성모사체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ICBM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대기권 탈출 후 재진입하는 기술인데, 고온에도 타지 않고 내부를 보호하는 첨단 소재ㆍ설계 기술과 절묘한 자세ㆍ방향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위성모사체가 대기권에 진이하면서 타버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국이 사실상의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누리호에 비행종말시스템이 부착돼 있었다는 점도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미사일에서 최종 타킷과 진입 각도, 탄두 폭발 시점 등을 결정하기 위해 장착된 '종말유도' 시스템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