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비단주머니’ 일환으로 국민의힘이 광주 시민들에게 보낼 ‘윤석열체’ 편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울산 회동’ 이후 선대위의 홍보 전략이 본격화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광주·호남 지역 민심 확보를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광주·호남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진정성 있는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장 비싼 비단주머니로, 큰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호남 지역 공략을 위한 비단주머니의 정체는 편지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손글씨를 본따 만든 폰트로 인쇄해 배포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메시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광주 시민을 향한 사과 등 내용이 편지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는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으로 떠난 호남 민심 회복 시도로 보인다. 최근 확장세에서 한계를 보인 중도층 공략의 의미도 엿보인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비단주머니에 광주·호남 민심 확보 전략이 포함됐음을 시사해 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젊은 세대, 2030 표심을 붙잡기 위한 비단주머니와 호남에 있어서의 서진정책을 담당하는 비단주머니가 있는데, 12월 초부터 호남에서의 비단주머니들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정책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임 시절 국민의힘이 도입한 외연 확장 전략으로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도 계승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 민심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서울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연 확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첫번째 비단주머니는 댓글 조작 대응을 위한 ‘크라켄’ 프로그램으로 지난 14일 본격 가동됐다. 두번째는 ‘AI(인공지능) 윤석열’을 만들어 윤 후보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동시에 출몰하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이후 비단주머니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선대위 구성 등으로 갈등하면서 공개되지 않았다.

비단주머니는 지난 4일 세 번째 내용이 공개되면서 재가동됐다. 지난 3일 밤 윤 후보가 지방을 순회 중이던 이 대표를 찾으면서 관계가 호전된 둘은 4일 함께 부산을 찾아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셀카모드가 편합니다’ 등 글자가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거리 유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와 울산에서 부산 방문을 확정한 후 어떤 비단주머니를 풀어볼까 고민했다”면서 “그러다가 예비후보 기간 후보와 젊은 세대가 만날 때 입을만한 전투복을 선보였다”고 적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112051512001